현령 홍석(洪錫)이 창건하였다. 정자 앞에는 탁 트인 벌판이 있고, 밑으로는 푸른 물이 굽이쳐 흐르며, 바위가 낭떠러지를 이루고 그 위의 서너 그루 노송이 사시사철 푸르다.
물과 바람에 씻긴 바위와 소나무가 오밀조밀 어울려서 한폭의 산수화 같은 경관을 이루는 것이 일품이다. 이 정자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얽혀 있는데, 1911년 3월 일본인들이 국고수입을 올리려는 구실로 태고정을 헌납이라는 미명 아래 압수하여 공매에 부치려 하였다.
이에 이 고장 사람들은 그들의 조상이 아끼며 풍류를 즐기던 곳을 빼앗기지 않기 위하여 이를 사들일 자금을 염출하려고 하였으나 돈이 없어 애태우고 있었다. 이 때 한 지방민이 자기의 사재를 털어 이 정자를 매수하여 다시 용담면에 기증하였다고 한다.
또 6 · 25 때에는 운장산(雲長山)에 거점을 둔 공비들이 용담면으로 출몰하는 길목이어서 국군들이 잠복근무를 하였고 정자 앞 벌판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