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선운사 소조 비로자나삼불 좌상 ( )

고창 선운사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 중 아미타여래좌상
고창 선운사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 중 아미타여래좌상
조각
유물
문화재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선운사에 있는 1633년에 제작된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
정의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선운사에 있는 1633년에 제작된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
개설

2012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선운사 대웅전에 봉안된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으로 대좌에 두 종류의 조성기가 묵서되었다. 묵서에는 ‘崇禎六秊癸酉二月日始役爲定 毘盧佛藥師如來阿彌陀佛木三尊七月日白像初點眼爲止 明春甲戌之秊佛像三尊烏黃金乙永畢 其此四月二十二日 法堂安移佛像…(숭정육년계유이월일시역위정 비로불약사여래아미타불목삼존칠월일백상초점안위지 명춘갑술지년불상삼존오황금을영필 기차사월이십이일 법당안이불상)’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즉 1633년에 비로자나, 약사, 아미타여래가 제작되기 시작하여 1634년 4월에 법당에 봉안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화원질에는 법해(法海), 무염(無染), 도우(道祐), 성수(性修), 신회(信懷), 해심(海心) 등 10여 명이 쓰여 있어 법해가 수조각승으로 제작하였음이 확인된다. 제작연도와 제작자가 명확하여 17세기 불교조각사에서 중요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내용 및 특징

선운사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은 중앙에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약사여래와 아미타여래가 앉아 있는 삼불상이다. 3m에 가까운 장대한 규격의 소조불로서 당당한 어깨에 유난히 긴 허리 그리고 넓고 낮은 무릎에 긴 얼굴, 편평한 가슴 등이 특징이다. 장방형의 긴 얼굴에 이목구비가 중앙으로 몰렸는데 긴 눈에 유난히 작은 입이 특징적이다. 얼굴 표현, 신체 비례, 양감 없는 평면성 등은 삼불의 공통점이지만 손 모습이나 착의법 등에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중앙의 비로자나불좌상은 지권인을 취하였고 좌우 약사여래, 아미타여래는 한 손은 가슴 위로 올리고 다른 한 손은 무릎 위에 두고 엄지와 중지를 맞대었는데 가슴 위로 올린 팔과 손은 다소 부자연스럽다. 비로자나불의 지권인은 양손의 엄지와 검지를 펴고 왼손 검지가 오른손 검지 끝을 살짝 누른 모습이며 나머지 손가락은 구부린 채 왼손이 오른손을 감싼 형식으로 매우 독특하다. 착의법은 비로자나불은 편단우견식으로 대의를 걸쳤고 좌우협시여래는 변형통견식으로 양 어깨 위에 대의를 입고 안에 편삼을 갖추었으며 옷주름은 간략하고 도식적으로 처리되었다. 이에 비해 어깨에서 흘러 내린 옷자락과 소매자락은 부드럽게 표현되었다. 비로자나불이 착용한 대의는 오른쪽 어깨를 반달형으로 덮어 팔꿈치까지 드리웠는데 어깨에서 흘러 내린 옷자락이 뾰족하게 접혀져 독특하다. 같은 옷주름이 왼쪽 소매자락에도 표현되어 있는데 이는 조각승 법해만의 특징으로 생각된다. 약사와 아미타불은 같은 착의법이지만 세부 처리에서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오른쪽 어깨에서 접혀진 반달형 옷주름이라든가 왼쪽 무릎에 흘러 내린 옷자락, 가슴에 입은 승각기의 표현에서 약간씩의 변화를 보인다.

비로자나를 중심으로 약사와 아미타를 배치한 삼불상은 조선 전기 16세기부터 유행한 형식으로 경주 기림사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과 김제 귀신사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 등이 있다. 특히 김제 귀신사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은 얼굴이라든지 긴 신체 비례와 수인 등에서 선운사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과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 작품이다.

의의와 평가

선운사 소조비로자나불좌상은 3m에 가까운 대형 소조불상으로 장대하고 웅장한 형태와 조형적으로도 뛰어난 작품이다. 또한 대좌 밑면에 기록한 묵서명을 통해 불상 조성과 봉안 시기, 그리고 비로자나, 약사, 아미타라는 삼불의 존명을 명시하여 17세기 삼불상 도상연구에 중요한 기준이 된다. 1633년에 법해와 무염 그리고 10여 명의 조각승들이 함께 제작한 작품으로 17세기를 대표하는 조각승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 법해는 이 불상에만 등장하는 조각승이며, 두 번째에 이름이 적혀 있는 무염은 선운사 불상 제작에 동참했던 차화승들과 1650년대에 많은 작품을 남기고 있어 주목된다.

참고문헌

「17세기 조선왕조의 조각승과 불상」(송은석,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7)
집필자
정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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