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437.5㎝, 가로 292㎝. 1901년에 경기도 과천군 관악산 화장사(華藏寺)에서 제작된 괘불도로, 화장사는 호국지장사의 이전 명칭이다.연꽃을 든 석가모니불과 가섭존자, 아난존자가 협시하는 삼존의 구성에 하단에는 사자와 코끼리를 탄 동자형의 문수 · 보현보살이 표현된 오존도이다. 화기에 의하면, 1901년 3월 16일 영명 천기(永明 天機), 추산 천희(秋山 天熙), 허곡 긍순(虛谷 亘巡) 등이 조성한 것으로 당시 화장사에서는 괘불도 이외에 팔상탱(八相幀)도 함께 조성하였다고 한다.
지장사 괘불도는 19세기 말부터 서울 · 경기 지역의 사찰에서 널리 제작되었던 도상 유형을 따르고 있는데, 특히 1886년에 제작된 봉은사 괘불도에서 그 원류를 찾아볼 수 있다. 수화승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에 걸쳐 활동한 영명 천기이며 총 11명의 승려가 참여하였다. 수화승 영명 천기는 봉은사 괘불도를 조성할 때 편수(片手) 소임을 맡았다.
두 불화는 화면의 도상과 구성에서 유사성이 있으나 지장사 괘불도는 세로 686㎝, 가로 394.5㎝인 봉은사 괘불도에 비해 화폭이 훨씬 작다. 따라서 작아진 화폭에 맞춰 기존의 밑그림을 변화시켜 사용하였다. 지장사 괘불도는 중심 인물을 부각하는 구도를 선택하였으며 석가삼존이 서 있는 하단부는 문수동자와 보현동자의 포치에 할애하였다. 이런 구도로 인하여 신체 비율이 과장되었던 봉은사 괘불도에 비해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문수 · 보현동자를 보다 넓은 공간에 배치하고 서로 마주보던 사자와 코끼리는 얼굴을 화면 아래로 낮춘 자세로 바꿔 그렸다. 화면 상단과 하단을 구획하던 능형의 광배 역시 자연스럽게 묘사되어 훨씬 여유롭고 짜임새 있는 구성을 보여준다.
지장사 괘불도는 19세기 말 유행했던 괘불도의 도상이 20세기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불화이다. 시주는 두 명의 상궁(尙宮)을 주축으로 다수의 여신도가 참여하여 이루어졌는데, 불사 후원의 세력으로 대두되는 상궁 발원 불화의 사례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