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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개념
다른 존재와 구별되는 인간의 독특한 존재다움이나 또는 그 존재다움의 발현 능력을 가리키는 유교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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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다른 존재와 구별되는 인간의 독특한 존재다움이나 또는 그 존재다움의 발현 능력을 가리키는 유교용어.
내용

그러나 이 말은 매우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하는 다양한 내용을 가지기 때문에, 크게 일반적 의미, 자의적 의미(字義的意味), 학문적 의미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1) 일반적 의미

일반적으로 덕은 인간의 삶에 나타나는 모든 종류의 바람직한 인격과 그 인격의 발현으로 나타난 결과를 뜻한다.

예를 들어, ‘유덕(有德)하다’든가 ‘성덕군자(成德君子)’ 등의 표현은 그 바람직한 인격을 의미하며, 공덕(功德)·은덕(恩德)·덕택(德澤) 등은 밖으로 드러난 결과를 뜻한다.

물론, 용어상으로는 흉덕(凶德)·비덕(否德)·과덕(寡德)·패덕(悖德) 등 부정적인 의미도 있지만, 그것은 바람직한 모습의 결핍·상실·거부 등의 소극적인 의미가 강하다. 또, 천덕(天德)·지덕(地德)·신덕(神德) 등 초자연적이나 자연적인 존재로부터 인간에게 베풀어지는 은혜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2) 자의적 의미

덕의 본 글자는 덕(悳)이다. 이 글자의 문자학적 의미해석에서는 십사심(十四心)을 덕이라 한다는 파자적 해석(破字的解釋)을 예외로 하면, 거의가 ‘득(得)’으로 해석하고 있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 說文解字>>에는 “밖으로 다른 사람에게 바람직하고 안으로 나에게 획득된 것”이라 했고, 단옥재(段玉裁)는 그 주석에서 “안으로 나에게 획득된 것이란 몸과 마음에 체득된 것이요, 밖으로 다른 사람에게 바람직한 것이란 다른 사람이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 하였다.

(3) 학문적 의미

학문적 측면에서 덕이라는 개념은 유가사상과의 연관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물론, 노장(老莊)을 비롯한 제자(諸子)의 사상에서도 이 덕이라는 개념이 문제가 되지만, 이 개념이 가장 중시된 것은 역시 유가사상이라 하겠다.

그것은 정치사상적 측면에서는 유가 정치사상의 핵심인 덕치주의(德治主義)의 근거가 되는 것이고, 윤리와 수양의 측면에서는 군자(君子)라는 바람직한 인간상과 연결되어 그의 인격 및 여러 덕성으로 표출된다.

덕이라는 개념은 도(道)라는 개념과 마찬가지로 독특한 내용을 가지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다양한 여러 의미의 총합적 개념어이기 때문에, 한유(韓愈)는 인의(仁義)가 일정한 내용을 가진 것이라면 도덕(道德)은 허위(虛位: 여러 가지 다른 내용을 포괄하는 존재라는 의미)라고 하였다.

따라서 덕의 내용은 덕 자체보다 덕으로 불리는 여러 개념을 내용으로 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관점에도 불구하고 덕이란 개념은 다른 연관되는 개념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성격을 가지게 된다.

(1) 여러 가지 덕

인간이라는 말은 동양적 어원에서는 그 자체가 사회성을 가지는 것이며, 이러한 인간의 사회성은 인간이 여러 사회적 관련 속에서 어떤 위치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덕이란 바로 이런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요청되는 당위(當爲)이며, 동시에 그 당위를 실천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부모와 자식’이라는 인간 관계 속에서 부모의 입장에 있는 사람에게는 자식에 대한 자애(慈愛)가, 자식의 입장에 있는 사람에게는 부모에 대한 효성(孝誠)이 당위로 요청되고, 자애와 효성은 부모와 자식의 덕이 된다.

이러한 덕은 다양한 인간 관계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인간 관계에 따른 다양한 덕성 가운데 동양사회와 유학에서 가장 근본적인 덕성은 역시 효(孝)이다.

사회를 가족의 확산으로 보는 유학에서 사회윤리는 본질적으로 가족윤리의 확산이기 때문에, 사회윤리에서 대표적인 공적 집단(公的集團)인 국가에 대한 충(忠)도 효에 근거한 것으로 본다. “충신을 효자가 난 집에서 찾는다.”는 것이 이것이다.

이 밖에 대표적인 인간관계라고 할 수 있는 오륜(五倫)의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이나 청렴·성실·경건·곧음·정직·겸양 등의 덕목이 모두 덕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공자는 이러한 다양한 덕목 가운데서 가장 중요하고, 동시에 모든 덕목을 포괄할 수 있는 개념을 인(仁)을 제시한다. 공자와 공자를 계승하는 유학에서 인은 다양한 상황 속에서 그 상황에 맞게 행동할 수 있는 근원적인 힘이며, 동시에 인간의 인간다운 모습이다.

말하자면, 인간의 덕이며 인간의 모든 덕을 가능하게 하고 동시에 포괄하는 전덕(全德)이 인인 셈이다.

(2) 덕과 연관된 제개념

① 도와 덕: 도는 일반적으로 진리 자체를 의미하는 데 비하여 덕은 이러한 진리를 인간이 사고를 통해 지성으로 획득하고 실천을 통해 인격으로 획득한 것을 의미한다.

② 재(才)와 덕: 재능이 어떤 사태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자체를 의미한다면, 덕성은 이러한 재능이 바른 방향으로 쓸 수 있게 하는 능력이다. 보통, 재능과 덕성은 대립적인 것으로 이해해 재승덕박(才勝德薄)이라 하지만, 이 양자는 상보적(相補的)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③ 덕과 행(行):덕과 행은 함께 이어서 덕행(德行)이라고도 하지만, 덕이 인간의 내면적 영역을 지시하는 것에 중점이 있다면, 행(실천)은 그 덕이 밖의 행동으로 표출된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간 내면의 성덕(成德)여부는 행동을 통하여 알 수가 있다.

유학사상의 흐름 속에서 덕이라는 개념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서경≫이다. 이상적인 고대 제왕의 언행과 통치이념을 담고 있는 ≪서경≫에서 군주의 덕은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근원적인 힘으로 인식되었다.

명덕(明德)·준덕(峻德) 등의 개념은 천명(天命)을 확보하는 근본적인 조건이다. 이러한 명덕사상은 공맹(孔孟)에서 덕치주의로 전개되고, ≪대학≫에서는 삼강령(三綱領) 가운데 명명덕(明明德)으로 계승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공자에 이르러 덕개념은 상술한 정치적 의미에서 하늘이 준 인간다움의 인격을 지칭하는 보편적인 개념으로 확산된다.

“하늘이 나에게 덕을 주셨다.”는 말은 하늘이 부여했다는 의미를 통해 인간다운 인격과 그 가능성이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열려 있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이러한 덕의 실현과 수행이 공자에게는 가장 중요한 학문의 목표가 된 것이다.

이 보편적인 인간다움의 덕성은 ≪맹자≫의 양지(良知) 및 성선설(性善說) ≪중용≫의 “하늘이 명한 것을 성이라 한다.”로 이어져 성(性)이란 개념으로 후대의 성리학에 계승되지만, 한편으로는 보통 존재의 세계나 그 근거로 이해되는 천(天)의 개념에 윤리적 성격을 부과하기도 한다.

≪주역≫의 원형이정(元亨利貞)·건순(健順), ≪중용≫의 성(誠) 등은 천도(天道)이면서 동시에 천덕(天德), 즉 하늘이 하늘다운 특성으로 이해되는 것이다.

후대의 성리학이나 양명학(陽明學)에서는 덕이란 용어보다는 성리(性理)나 심리(心理) 등을 중점적인 개념으로 삼고 있지만, 그래도 ≪대학≫의 명덕을 중심으로 하여 여전히 중요한 사상적 의미를 가진다.

주자(朱子)는 “명덕은 사람이 하늘에서 얻은 것으로 허령불매(虛靈不昧)하여 여러 이치를 갖추고서 모든 일에 대응하는 것”이라 했고, 왕양명(王陽明)도 “천명의 본성에 근본해 자연히 신령스럽고 환하여 어둡지 않은 것”이라 하여 비슷한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

한국 유학사에서 덕 개념의 변천은 중국 유학에서의 흐름과 비슷한 양상을 보여준다. 특히, 성리학이 수입되기 이전에는 <<서경>>류의 덕치주의의 근거로서 군주의 덕이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고려조부터 본격적으로 유교 정치이념을 수용하기 시작해, 최승로(崔承老)는 그의 <시무28조 時務二十八條>의 서론 부분에서 “성인이 하늘과 인간을 감동시켜 태평시대를 이룩할 수 있는 근거는 그의 순일한 덕과 사욕이 없는 마음이다.”라고 하였다.

성리학 전래 후에 조선조 성리학은 심성정(心性情) 등의 문제를 중심으로 여러 논변이 전개되었으나, 덕이나 명덕의 개념 자체에 대해서는 중국 성리학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실학파에 이르러 성리학에 대한 반성과 함께 명덕의 개념을 재정립하는 시도가 생겨난다.

특히, 정약용(丁若鏞)은 명덕에 대한 성리학적 해석을 부정하고 명덕은 효(孝)·제(悌)·자(慈)라고 정의하고, “마음은 본래 덕이 없고 오직 곧은 성품이 있을 뿐이다. 나의 이 곧은 마음을 실천하는 것을 일러 덕이라 한다. 선을 행한 뒤에야 덕이라는 이름이 생겨나는 것이니, 실천하기 전에야 어찌 이 몸에 명덕이 있겠는가? ”라 하여, 선진유학(先秦儒學)의 실천성을 중시하여 명덕을 실천과 독립된 실체로 보는 견해를 거부하였다.

그러나 정통 성리학을 계승한 입장에서는 여전히 명덕을 인간의 보편적인 실체로 보는 입장을 견지했는데, 조선 후기로 오면서 그 개념을 더욱 명백히 하려는 시도가 일어났다.

호락논쟁(湖洛論爭)으로 유명한 한원진(韓元震)은 <명덕설 明德說>을 지어 마음과 명덕의 관계를 논했고, 잇달아 이에 관한 논변이 계속되었다.

김원행(金元行)은 <명덕설의문 明德說疑問>을, 이항로(李恒老)는 <명덕이기인물성동이변 明德理氣人物性同異辨> 및 <답문인김평묵서논명덕설 答門人金平默書論明德說>을, 유중교(柳重敎)는 <심여명덕형이상하설 心與明德形而上下說>을 지었다.

특히, 유중교는 마음과 명덕을 형이하(形而下)와 형이상(形而上)으로 분별하여 논리적인 이론을 전개하고 있다.

참고문헌

『사서오경(四書五經)』
『설문해자주(說文解字注)』
『주자어류(朱子語類)』
『성리대전(性理大全)』
『한국유학자료집성(韓國儒學資料集成)』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유학원론』(성균관대학교출판부, 1978)
집필자
권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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