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규장각 도서에 있다.
원래 「경재잠」은 주희가 그의 벗인 장식(張栻)의 「주일잠(主一箴)」을 보고 만들어 그의 서재 벽에 붙여 두었던 것인데, 뒤에 왕백(王柏)이 그것을 그림으로 그려 도식화했고, 이황(李滉)은 그의 『성학십도(聖學十圖)』에 다시 그것을 포함시켰다. 이 책은 이상정이 그와 같은 학문적 계통을 이어서 정호(程顥)·정이(程頤)·주희·장식·이황 등의 마음공부를 중심으로 주돈이(周敦頤)·윤돈(尹焞)·사양좌(謝良佐)·여조겸(呂祖謙)·오징(吳澄) 등의 학설을 모아 편찬한 것이다.
전체가 160자에 불과한데, 저자는 그것을 10장으로 나누고, 그것과 관련된 제유의 학설을 한 칸씩 내려 대자(大字)로 쓰고, 그 아래에 소자쌍행(小字雙行)으로 다시 해석하면서 간간이 소주(小註) 내에 본인의 의견을 안자(按字) 아래 부기하였다. 그는 이 책 전체를 때의 동정과 마음 및 행동의 표리를 통괄한 경공부(敬工夫)로 파악하고, 학자가 이것을 절실하게 연구하고 진실하게 체험하면, 그것이 바로 경의 참다운 실현이라 하였다.
제1장에서는 정(靜)할 때의 경 공부를 말하고, 제2장에서는 동(動)할 때는 물론, 동과 정을 겸한 경 공부를 말하고, 제3장에서는 외표(外表)의 엄숙 단정함을 말하고, 제4장에서는 다시 통괄해 말하고, 제5장에서는 마음의 주체성과 효능을 말하고, 제6장에서는 마음이 근본이 되어 일을 일관되게 처리할 수 있음을 말하고, 제7장에서는 다시 앞의 여섯 장을 총괄, 동정과 표리를 일관한 바른 모습을 가지는 것이 요체임을 말하고 있다.
제8장에서는 마음에 주체가 서 있지 않았을 때의 병통을 말하고, 제9장에서는 외적인 일에 있어서 한결같지 못할 때에 생기는 병통을 말하고, 제10장에서는 이상의 전권을 총괄하고 있다.
이 책은 조선시대 성리학에서, 특히 인간의 주체적 각성을 중요시하는 심학(心學)의 요체라고 할 수 있는 경에 대한 집중적인 해석서라는 데 그 학문적인 의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