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시집』은 B6판, 70면으로 1946년 서울출판사에서 간행되었다. 육사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그의 동생 이원조(李源朝)가 육사의 시를 모아 이 책을 편찬했다. 이 책에는 신석초(申石艸) · 김광균(金光均) · 오장환(吳章煥) · 이용악(李庸岳) 등이 쓴 서문과 이원조의 발문이 포함되어 있다.
이 책에는 「황혼」 · 「청포도」 · 「노정기(路程記)」 · 「연보(年譜)」 · 「절정」 · 「아편(雅片)」 · 「나의 뮤-즈」 · 「교목(喬木)」 · 「아미(娥眉)」 · 「자야곡(子夜曲)」 · 「호수」 · 「소년에게」 · 「강 건너 간 노래」 · 「파초」 · 「반묘(斑猫)」 · 「독백」 · 「일식」 · 「해후」 · 「광야」 · 「꽃」 등 이육사의 시 20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원조는 발문에서 육사의 이른 죽음을 애도하고, 천고의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노래를 목 놓아 부르게 될 날을 기대하면서 육사의 생전 친구들과 함께 육사의 시를 모아 이 책을 편찬하였다고 밝혔다.
신석초와 김광균 등은 서문에서 “실생활의 고독에서 우러나온 것은 항시 무형한 동경이었다. 그는 한평생 꿈을 추구한 사람이다. …… 육신은 없어지고 그의 생애를 조각한 비애가 맺은 몇 편의 시가 우리의 수중에 있을 뿐”이라고 밝혔듯이, 여기에 수록된 시들은 구국 항일 투쟁으로 신산(辛酸)하였던 육사의 삶을 요약하고 있다.
육사의 시집은 이후 범조사에서 재판본(1956)이 나온 것을 비롯하여 『이육사 시전집』(2017)이 나오는 등 여러 차례 발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시(현대시, 시조, 한시) 40편, 소설 1편, 수필 14편, 문예 및 문화비평 6편, 기사 및 시사평론 15편, 번역 6편, 엽서, 편지, 설문에 대한 답변 14편 등이 현재까지 보고되었다.
육사의 시는 원초적 가열성(苛烈性)과 시적 공간의 확대를 특징으로 들 수 있다. 이는 육사가 중국 대륙을 왕래하며 얻은 공간 의식, 수사법(修辭法), 일제에 대한 독립투사로서의 저항정신, 강한 의지력이 결합된 결과이다. 요컨대, 육사의 시는 민족의 수난에 대한 울분과 그것을 극복한 민족의 미래에 대한 동경을 노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