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판. 514면. 1966년 신구문화사(新丘文化社)에서 간행되었다. 편찬위원으로 이희승(李熙昇) · 정병욱(鄭炳昱) · 박재삼(朴在森) 등 12명이 관여하였다. 책머리에 저자의 서문을 싣고, 본문, 저자연보, 편찬위원의 ‘가람에 대하여’, 편집부가 쓴 ‘가람문선이 나오기까지’의 순으로 엮어졌다.
본문은 여섯 부분으로서, 제1부는 시조집, 제2부는 일기초, 제3부는 수필 · 기행문, 제4부는 시조론, 제5부는 고전연구편, 제6부는 잡고(雜攷)로 나누어져 있다. 제1부의 시조집은 전기와 후기의 작품을 구분하고 있다. 전기의 작품은 1939년에 문장사(文章社)에서 간행한 『가람시조집(嘉藍時調集)』을 그대로 재수록한 것이고, 후기의 작품은 그 뒤에 쓴 시조들을 모은 것이다.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재현한 「비오리」 · 「아차산(峨嵯山)」 · 「가섭봉(迦葉峰)」 · 「총석정(叢石亭)」 등과 현대적 감각을 담은 「비」 · 「혼자 앉아서」 등이 대표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2부의 일기초 부분은 1920년부터 1957년 사이에 쓴 일기 가운데 자료로서 가치를 지녔다고 인정되는 것과 1966년에 쓴 일기의 일부를 수록하고 있다. 이 일기는 그 기간에 일어난 교육계 · 문단 · 학계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일 뿐만 아니라, 저자의 개인적인 취미생활, 즉 난(蘭)과 연(蓮)과 수선화를 기르며 술을 즐기던 생활에 접할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제3부 수필 · 기행문은 「난초」 · 「백련(白蓮)」 등 15편의 수필과 「해산유기(海山遊記)」 · 「사비성을 찾는 길에」 등 4편의 기행문을 수록하고 있다. 수필은 저자가 즐겨 곁에 두었던 식물과 서책에 대하여 쓴 것이 대부분이고, 기행문은 명승고적을 탐방하면서 느낀 감회와 세상의 인심과 물정을 묘사한 것이다.
제4부 시조론은 「시조와 그 연구」 · 「시조의 개설」 · 「시조감상과 작법」 · 「시조는 혁신하자」 · 「시조원류론」 · 「시조의 발생과 가곡과의 구분」 등 6편의 글을 수록하고 있다. 시조의 명칭과 유래, 그 본질과 형태를 연구한 업적은 물론, 시조의 낡은 주제와 형태를 버리고 자유로운 변형을 시도함으로써 현대시와 병행할 수 있게 하자고 주장한 점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제5부 고전연구는 모든 학문의 주요대상이 되는 문헌연구의 기본사항들을 정리한 「한국서지의 연구」를 위시하여 그 이론을 적용한 「시용향악보의 한 고찰」, 새로운 가사자료를 소개한 「별사미인곡(別思美人曲)과 속사미인곡(續思美人曲)에 대하여」, 조선시대의 노래와 음악의 역사를 연구한 「가악사초(歌樂史草)」에 이어 「의유당일기(意幽堂日記)」 · 「요로원야화기(要路院夜話記)」 · 『역대시조선(歷代時調選)』 등 자료집에 붙인 서문과 『난설헌집 蘭雪軒集』 · 『매창집(梅窓集)』 · 「계축일기(癸丑日記)」 · 「한중록(恨中錄)」 등 조선시대의 여성들이 지은 문학작품에 대하여 쓴 해제를 수록하고 있다.
제6부 잡고는 「민요잡고 民謠雜攷」 · 「시가문학의 본질과 종류」 등 15편의 글을 수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극가(劇歌)와 소설」은 판소리를 극가로 규정짓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국문학전사(國文學全史)』와 아울러 저자의 대표적인 저술로 손꼽히는 이 책은 『가람시조집』을 재수록하고 그뒤에 창작한 작품을 정리하여 수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작품세계를 살펴보는 데 필수적인 자료집이다. 뿐만 아니라, 시조를 이론적으로 체계화하고 현대시조가 나아갈 바를 밝힌 시조론을 재수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시조 및 현대시조를 연구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한국문학에 있어 한글로 쓴 작품 및 민간에 구비전승되는 문학의 의의를 높이 평가하고, 이 방면에 대한 자료수집과 연구에 몰두한 결과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선구적인 가치가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