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누어진다. 조정의 고관을 지낸 작자가 청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압송되어 나주에 잠시 머물렀던 때까지가 전반부에 해당한다. 후반부에서는 다시 추자도에 위리안치(圍籬安置)된 뒤, 섬에서의 생활을 담고 있다.
전체적으로 고단한 심정을 읊고 있기는 하지만, 전반부에서는 그래도 원근친척(遠近親戚)이 손잡고 이별하고, 거처나 의식(衣食)도 과분하여 염려 없으며, 임의 은혜도 빛난다고 표현하였다. 그러나 후반부에서는 만사여생(萬死餘生)이 살아 남아 있음이 다행일 뿐, 양식도 떨어지고 환경은 덥고 습하여 이겨내기 어려운 고초를 호소하고 있다.
정철(鄭澈)의 「사미인곡(思美人曲)」처럼 남편을 이별하고 그리워하는 아내의 심정에 의탁하여 썼다. 다만 ‘근기압송(近畿押送)’ ‘왕서기개지(王庶幾改之)’ 등에서 살필 수 있듯이, 「사미인곡」과는 달리 임의 정체를 분명하게 하고 있다.
또한 이백(李白) · 굴원(屈原) · 유종원(柳宗元) 등의 중국 인명과 고사를 빈번하게 사용하고, 한문투의 구절이 많은 점 등에서 「사미인곡」과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