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가집 끝부분에 ‘갑신춘 송계연월옹(甲申春松桂烟月翁)’이라는 기록이 있어, ‘송계연월옹’이라는 별호를 가진 편자가 1764년(영조 40)에 편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원본의 표지가 떨어져 나갔기 때문에 원래의 책명은 알 수가 없다. ‘고금가곡’이라는 책명은 손진태(孫晉泰)가 편자의 작품 중에서 ‘고금가곡’이라는 문구를 따서 명명한 것이다.
체재와 내용을 살펴보면, <귀거래사 歸去來辭>·<채련곡 采蓮曲>·<양양가 襄陽歌>·<억진아 憶秦娥> 등 중국의 <사부가곡 辭賦歌曲>이 권두에 있다. 그 다음에는 <어부사 漁父詞>·<상저가 相杵歌>·<감군은 感君恩>·<관동별곡 關東別曲>·<사미인곡 思美人曲>·<속미인곡 續美人曲>·<성산별곡 星山別曲>·<장진주 將進酒>·<강촌별곡 江村別曲>·<규원가 閨怨歌>·<춘면곡 春眠曲> 등 장가와 가사 11수가 실려 있다.
이어서는 시조가 수록되어 있다. 시조가 수록되어 있는 종반부에는 송계연월옹의 자작 작품 14수가 실려 있다. 부록으로 <북변삼쾌 北邊三快>·<서새삼쾌 西塞三快>·<평생삼쾌 平生三快>·<풍악석각 楓嶽石刻>·<금수정석각 金水亭石刻>이 권말에 수록되었다.
대개의 시조집은 작가나 곡목을 위주로 편찬되어 있는데, ≪고금가곡≫에는 시조작품이 내용별로 분류되어 있다. 시조가 수록된 부분을 보면, ‘단가 12목(短歌十二目)’이라는 제목 아래 인륜(人倫)·심방(尋訪)·권계(勸戒)·한적(閑適)·송축(頌祝)·연음(讌飮)·정조(貞操)·취흥(醉興)·연군(戀君)·감물(感物)·개세(慨世)·염정(艶情)·우풍(寓風)·규원(閨怨)·회고(懷古)·이별(離別)·탄로(歎老)·별한(別恨)·절서(節序)의 19항목으로 분류되어 있다.
만횡청류(蔓橫淸類)와 자작 작품은 따로 분류되어 있다. 이 밖에도 <겸가삼장 蒹葭三章>에 3수, <풍아별곡 風雅別曲>에 6수의 작품이 실려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풍아별곡>의 작가가 ≪교주가곡집 校註歌曲集≫에 권익륭(權益隆)으로 소개되고 있어 주목된다.
≪고금가곡≫은 도남본(陶南本)과 가람본이 있는데, 각각 302수와 305수의 시조가 실려 있다. 내용 위주로 편찬되었기 때문에 작가는 밝혀져 있지 않으나, 다른 시조집과 비교하여 보면 대부분 작가를 밝힐 수 있는 것들이다.
한편, ≪고금가곡≫과 ≪근화악부 槿花藥府≫에만 나오는 작품이 43수나 되어 두 가집 사이의 특별한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고금가곡≫에만 나오는 작품도 54수나 되어 시조문헌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또한, 중국의 사부가곡과 가사 및 시조가 함께 실려 있다는 것도 이 책의 한 특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