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흥식은 고려시대 불교사를 중심으로 연구하여 선종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였다. 본 책은 A5판. 1책 934면. 1986년 일조각(一潮閣)에서 간행하였다. 고려불교사에 대한 저자 자신의 연구논문 33편을 일정한 체계에 의하여 수록하였다. 이미 발표하였던 27편의 논문을 대부분 수정, 보완하였고, 6편은 새로운 논문이다.
고려불교사 연구에 대한 저자의 입장은 불교를 위한 불교사보다는 불교에 대한 불교사를 쓰려 하였고, 불교를 관념적인 교리보다는 제도와 의식, 그리고 종파와 사회적 기능을 중심으로 연구한 것으로, 사회사적인 연구방법에 의하여 서술되었다.
내용구성은 ① 고려사회의 불교적 기반, ② 고려의 불교 종파에 대한 통설의 비판, ③ 고려의 사대종파(四大宗派)와 소속사원, ④ 고려의 불교제도와 그 기능, ⑤ 고려 후기 불교계의 변동, ⑥ 고려 불교사에 관한 새로운 금석문, ⑦ 고려 불교사를 위한 서지와 고문서 등으로 되어 있으며, 끝에 색인이 있다.
1장부터 5장까지에 수록된 17편의 글은 고려 불교사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를, 그리고 제6·7장은 서지·고문서·금석문 등의 새로운 자료의 분석을 위한 서술이다. 제1장은 서설적인 내용이고, 제2·3장에는 고려불교의 종파에 관한 기존의 통설이 비판되고 저자의 새로운 설이 주장되고 있다.
신라 및 고려시대 전반의 불교계를 오교구산(五敎九山)의 체계로 이해해 오던 종래의 통설을 비판하고, 고려의 불교종파는 초기에 화엄종·조계종 등이 있었고, 뒤에 천태종의 성립에 의하여 사대종파가 있게 되었다는 견해를 피력하였다.
고려의 불교제도를 다룬 제4장은 행정·승과·국사·왕사 등의 제도와 그 기능에 대한 연구이다. 제5장에는 「선종의 부흥과 간화선(看話禪)의 전개」라는 논문이 있다. 고려시대 선종사에 대한 이해는 현재의 한국불교를 이해할 수 있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고려시대 불교사의 제도와 종파뿐만 아니라 그 사회적 기능 등의 이해에 도움을 주며, 또한 고려시대 불교사 관계 자료를 착실히 조사, 검토한 토대 위에 서 있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