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혈(三姓穴)신화에 전해지는 탐라국의 3시조신 중의 하나이다. 『고려사(高麗史)』지리지 탐라현조에 인용된 『고기(古記)』에 의하면 태초에 제주도에는 사람이 없었는데, 어느날 한라산 북쪽 기슭 모흥혈(毛興穴)에서 3인의 신인이 솟아 올라왔다.
첫째가 양을나(良乙那), 둘째가 고을나(高乙那), 셋째가 부을나(夫乙那)였다. 이들은 사냥을 하며 살았는데, 하루는 검붉은색의 봉니(封泥)를 한 나무상자가 바다에서 떠와서 동쪽 해안에 닿았다. 그 속에서는 푸른 옷을 입은 처녀 3명과 망아지 · 송아지 및 오곡의 씨앗이 나왔다.
그리하여 3명은 각각 처녀를 아내로 취하여 물이 달고 기름진 곳을 택하여 농사짓고 정착하였다. 양을나가 자리잡은 곳을 제1도(都), 고을나가 자리잡은 곳을 제2도, 부을나가 자리잡은 곳을 제3도라 하였다. 그 뒤 고을나는 제주고씨(濟州高氏)의 시조로 모셔져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