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부씨의 시조이다. 『고기(古記)』에 의하면 부을나는 고을나·양을나와 함께 한라산 북녘의 모흥혈(毛興穴)에서 땅에서부터 솟아올라왔다.
이들은 사냥을 하며 살았는데 어느날 동쪽 해안에 나무상자가 표착하였다. 그 안에서 일본국왕의 딸이라는 세 여자와 송아지와 망아지 및 오곡의 씨앗이 나왔다. 이 여인들을 각각 배필로 삼고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길러 자손이 번창하게 되었다.
15대손 3명이 신라에 조공하였고, 각각 성주(星主)·왕자·도내(都內)라는 칭호를 받았다. 그 뒤 부씨를 도상(徒上)이라 칭하게 되었다.
신화의 구성에 있어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시조신화가 북방계의 천강신화(天降神話)인 데 비하여 이 설화는 해양적 요소와 암혈신화(巖穴神話)의 면을 지녀 남방적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