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가 당나라에 귀화하여 대대로 공을 세웠다. 할아버지 장(藏 : 보장왕)은 당나라로부터 개부의동삼사 공부상서 조선군왕(開府儀同三司工部尙書朝鮮郡王)의 직을 받은 보장왕이다. 아버지 연(連)은 운휘장군 우표도대장군 안동도호(雲麾將軍右豹韜大將軍安東都護)에 임명되었다.
이처럼 고구려출신의 귀화인으로서는 파격적인 예우를 받았다. 양경(揚憼)이 엮어낸 「고진묘지(高震墓誌)」에는 그를 부여의 귀종(貴種)이며, 진한의 영족(令族)이라 하고 그의 선조가 당나라에 귀화한 뒤 대를 이어 왕사(王嗣)로 칭하고, 당나라의 국빈으로 식읍(食邑)이 1,000실(千室)이었다고 하였다.
묘지에는 발해인(渤海人)이라 되어 있지만 실제는 고구려의 왕족인 고씨출신이다. 고진은 당나라 왕실에 충성을 다하였는데 안사(安史)의 난 후 자주 당나라를 침입하며 괴롭히던 북방민족을 막아 물리치는 데 큰 공을 세움으로써 개부의동삼사 공부상서 금오위대장군 안동도호 (담)국공(開府儀同三司工部尙書金吾衛大將軍安東都護郯國公)의 직함과 영작(榮爵)을 받았다.
도호(都護)로서의 봉지(封地)는 만리장성 부근의 노룡(盧龍)과 요서(遼西)지방의 유성(柳城)일대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나라 대종(代宗) 대력(大曆) 8년 5월말 뤄양(洛陽)의 사제(私第)에서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