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崔勳, 생몰년 미상)은 철종·고종연간 사람으로 관동지방에 거주한 출가승이라는 것 외에 자세한 내력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책은 1915년 그의 아들 최익수(崔翼壽)가 편집·간행하였다. 서문이나 발문은 없다.
3권 2책. 목판본.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다.
권1에 시 82수, 권2·3에 서(書) 19편, 잡저(雜著) 10편, 서(序) 3편, 기(記) 8편, 발(跋) 2편, 상량문 3편, 축문 2편, 제문(祭文) 7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서정을 바탕으로 자신의 내면세계를 사실적 필치로 묘사한 「종국(種菊)」·「동야독매(冬夜獨寐)」·「망해(望海)」·「음국(唫菊)」·「감회(感懷)」·「유소사(有所思)」·「연담회고(蓮潭懷古)」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밖에 교훈적 색채가 짙은 「책손아승필(責孫兒乘弼)」, 연작으로 된 「완재정십이음(宛在亭十二吟)」과 「승헌인(繩軒引)」, 그리고 여러 편의 만시(輓詩)와 「거고서재회음(巨庫書齋會飮)」 등이 수록되어 있다.
서(書)에는 친구인 김상일(金相一)·이만규(李晩煃) 등과 친족인 최현구(崔鉉九)·최재민(崔在民), 그리고 동생 최육(崔焴)과 아들 최익수 등을 대상으로 일상사에 대하여 의논한 글들이 실려 있다. 그 가운데 「여사제(與舍弟)」는 최육에게 손자 최승필(崔乘弼)의 교육문제에 대하여 걱정하는 할아버지의 심정을 털어놓고 대책을 협의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잡저에는 철종이 초야의 어진 이들에게 국정의 대책을 구함에 지어올린 것으로서, 국가재정의 기반인 삼정(三政)의 문란한 현실을 낱낱이 지적하고 이에 따른 사회의 부조리도 상세하게 기술한 다음, 이에 대한 대책까지 제시한 「책문(策文)」을 비롯하여, 문방사우(文房四友)를 의인화하여 지은 「절교문(絶交文)」, 1894년(고종 31) 동학운동이 일어난 이듬해에 지은 「격동난진중(檄東亂陣中)」·「노송변설(老松辨說)」·「화산일록략(花山日錄略)」 등이 실려 있다.
이밖에도 서(書)와 서(序)에 「여윤정한서(與尹鼎漢書)」·「증영월상인서(贈影月上人序)」 등이 있고, 기(記)에 자신의 아버지가 세운 정자인 완재정(宛在亭), 윤순필(尹順弼)이 세운 창암정(蒼巖亭) 등의 내력을 서술한 것과, 족인 최덕상(崔德象)과 전백겸(田伯謙) 등을 대상으로 지은 「석우기(石友記)」·「만회기(晩悔記)」 등이 있다. 또, 불영사(佛影寺)청련암(靑蓮菴)의 상량문, 「선고나수헌부군안석시고유문(先考懶睡軒府君安石時告由文)」, 삼종질 최윤수(崔崙壽)의 제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