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신 박제상(朴堤上)의 부인이다. 나물마립간의 셋째아들 미해(美海: 미사흔)가 10살에 왜(倭)에 볼모로 가서 30여년간 돌아오지 못하자, 눌지마립간 때 삽라군(歃羅郡: 경남 양산) 태수(太守) 박제상이 왜에 파견되어 기계를 써 미해를 밤에 몰래 탈출시키고 자신은 충절을 굽히지 않고 순절하였다.
미해가 귀국하자 왕은 감격하여 부인을 계림국대부인(鷄林國大夫人)으로 책봉하였다. 제상이 왜국으로 떠나갈 때 부인이 듣고 쫓아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망덕사(望德寺) 남쪽 모래 위에 이르러 드러누워 몸부림치며 통곡하였으므로 그 모래밭을 ‘장사(長沙)’라 하였다.
부인의 친척 두 사람이 부축하여 집으로 돌아갈 때 부인이 다리를 뻗고 일어나지 않고 울부짖던 곳을 ‘벌지지(伐知旨)’라 하였다. 오랜 뒤에도 부인이 사모의 정을 못이겨 세 딸을 데리고 치술령(鵄述嶺)에 올라가 왜국을 바라보고 통곡하다가 죽어 치술신모(鵄述神母)가 되었다 하며, 이 산에 부인을 기리는 사당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