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식품 ()

목차
식생활
개념
음식의 해로움을 방지하기 위하여 피하는 식품.
목차
정의
음식의 해로움을 방지하기 위하여 피하는 식품.
내용

우리 나라는 예로부터 종교적인 영향, 또는 오랜 경험에 의하여 체득된 금기식품이 있었을 것이다. 문헌상의 구체적인 기록은 고려시대의 ≪향약구급방≫에 보이고 있는 “복약중의 금기식품”이 처음인 듯하다.

조선 후기로 오면 ≪규합총서 閨閤叢書≫·≪부인필지 夫人必知≫ 등에서, 약 먹을 때의 금기식품과 일상식에서 피하여야 될 식품, 음주 뒤의 금기식품, 임신중의 금기식품, 상극식품으로 대별된 보다 체계적인 기록을 살필 수 있다. 현재 우리의 식생활 습관은 대체적으로 조선 후기의 영향이 많이 이어진 것이다. 조선시대의 금기식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일상식에서 피하여야 될 식품은 ≪규합총서≫ 불식조(不食條)와 ≪부인필지≫ 음식 총론조의 내용이 대략 일치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새끼자라, 자라의 똥집, 새끼꿩, 개의 비위, 돼지의 머릿골, 생선의 골, 닭의 간, 사슴의 비위와 간, 여우의 머리, 삵괭이의 등마루, 솔개의 간, 푸른 오리, 푸른 기러기 등이다.

지방에 따라서는 이 밖에도 손톱이나 발톱을 주워먹은 닭(충청남도·전라북도), 날밀가루(경기도·충청남도·서울), 깻묵(경기도·강원도·충청북도), 날깨(전국), 날쌀(전국), 무 껍질(충청남도·전라북도), 새고기(전국), 식전의 국수(전라남도·전라북도), 쌍밤(경기도·서울·충청북도·충청남도), 정초의 죽(경기도·서울·충청남도·충청북도·전라남도·전라북도), 지네가 들어 있는 닭고기(충청남도), 닭의 머리(충청남도·충청북도·전라북도)가 금기 식물이다.

닭의 목이나 발(경기도·서울), 비둘기 고기(전국), 삼월에 난 강아지(충청남도), 정월에 난 강아지(충청남도·충청북도), 생선의 눈(충청남도·충청북도), 제비 고기(전라남도·전라북도), 날가지(전국), 박씨(전국), 배(이 梨)의 속(전국), 목욕하기 전의 복숭아(경상남도·경상북도), 배추 뿌리(전국), 오이 껍질(충청남도·전라북도), 칠월칠석날의 딸기(충청남도·충청북도) 등도 각각 여러 가지 해로운 이유를 들어 금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는 예로부터 임신부·수유부에게 유난히 많은 종류의 금기식품이 있다. ≪동의보감≫과 ≪산림경제≫에도 “토끼고기를 먹으면 언청이 아기를 낳는다.”, “게를 먹으면 분만할 때 아기가 옆으로 나온다.”는 등 약 20항의 금기식품이 기록되어 있다.

현재에도 “자라고기를 먹으면 목이 짧은 아기를 낳는다.”, “문어를 먹으면 뼈없는 아기를 낳는다.”는 등 식품의 원료가 되는 생물의 형태·생태 등을 그대로 산아에 적용시킨 것이 많다.

금기 식품들의 대부분은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연장자의 말이나 공포·관념 등으로 믿지 않으면서도 실행하고 있다.

임산부들이 피하여야 할 금기식품으로 알려진 것에는 가오리·가자미·게·문어·상어·오징어·자라고기 등의 어패류와 개고기·노루고기·닭고기·토끼고기·오리고기 등의 수조육류, 메밀·무·시금치·버섯 등의 식물성 식품과 달걀·두부 등이다.

그 밖에 무김치와 인삼·호박 등을 금하기도 한다. 인삼은 분만할 때에 먹으면 모유분비량이 감소된다는 것이 동방의약법에서 논증되었다. 또 분만기에 무김치를 금하는 것은 고추의 자극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두부나 호박을 먹으면 이가 빠진다는 속설은 근거가 없는 것이다.

임신부·수유부는 평상시보다 훨씬 높은 열량이 요구되며 단백질·칼슘·철분 등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이러한 금기식품에 대한 과학적 검토가 뒷받침되어서 올바른 식생활이 이루어지도록 하여야겠다.

상극식품은 두 가지 이상의 식품이 서로 맞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규합총서≫와 ≪부인필지≫에서는 상극식품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들고 있다.

게와 감, 배와 꿀, 조개와 초(醋), 미역과 성게, 붕어와 맥문동, 제육과 고추·생강, 흰 새고기와 파, 타락죽과 초, 탁주와 쇠고기, 더운 고기와 냉수, 자라와 비름나물, 막걸리와 국수, 술과 황률·살구·버찌·조기 등이다. 이상의 상극식품은 지금에 와서는 게와 꿀처럼 지켜지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는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방에 따라서는 이 밖에도 땡감과 기름(전국), 물에 만 밥과 고기(경상남도·전라남도·전라북도), 물에 만 밥과 국(전국), 삶은 깨와 죽(전라남도·전라북도), 가재와 사탕(전국) 등이 상극식품으로 되어 있다.

약을 먹을 때의 금기식품은 대개 고려시대의 ≪향약구급방≫의 것이 조선시대로 이어졌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약을 복용할 때에는 생(生)·냉(冷)·유활(油滑)한 식품을 금하라고 하였다.

여기서, 생이란 익히지 않은 식품, 냉이란 성질이 찬 상추·메밀 같은 것,유활이란 참깨 등과 같이 기름기가 많은 것을 가리킨다. 또, 약을 복용할 때에는 돼지고기·닭고기·쇠고기와 비늘 없는 생선 및 마늘·고수풀·콩·팥·무·미역·과일을 먹지 말라고 하였다.

이 밖에 약재로서 출(朮)이 있으면 복숭아·오얏·마늘을 먹지 않는다. 천문동(天門冬)이 있으면 잉어를 먹지 않는다. 복령(茯苓)이 있으면 초물(醋物)을 먹지 않는다. 지황(地黃)이 있으면 느릅나무열매를 먹지 않는다.

무·반하(半夏)·창포가 있으면 이당(飴糖)과 양고기를 먹지 않는다. 세신(細辛)이 있으면 생채(生菜)를 먹지 않는다. 감초가 있으면 해조(海藻)와 숭채(菘菜)를 먹지 않는다. 자라의 갑(甲)이 있으면 비름나물을 먹지 않는다. 자리공(상륙 商陸)이 있으면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하였다.

≪규합총서≫에는 “금기식품”이라는 항목에 위에 든 내용 외에도 다음과 같은 상극 식품이 있다. 파두·황련·길경은 돼지고기, 목단은 자총, 양기석은 양고기, 우슬은 쇠고기, 황정은 매실, 오두·천웅은 고즙, 계피·계지는 날파, 맥문동은 생선, 후박은 콩과 팥, 창이는 돼지고기, 건칠은 기름붙이, 구기자는 인유와 타락, 용골은 생선, 사향은 마늘을 각각 꺼린다고 되어 있다.

오늘날에는 위에 든 모든 내용이 그대로 지켜지지는 않는 실정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한약을 복용할 때에 무·밀가루·돼지고기·술 따위가 금기식품으로 되어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금기식품은 의학적·과학적인 근거를 밑바탕으로 한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선조들이 오랜 체험을 통해 얻은 값진 고찰이므로 그냥 지나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가령, 일상식의 금기식품 가운데 사람에게 이로운 제비·비둘기 등의 고기를 금한 것과 새끼꿩이나 강아지를 금기식품으로 정한 것은 동물보호라는 측면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또한, 쌍밤을 혼자 다 먹지 않도록 금하고 있는 것은 음식을 나누어먹어야 한다는 공동식의 전통이 그 이면에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일부지방에 있는 “남자가 누룽지를 먹으면 재수없다.”, “남자가 물에 만 밥에 김치 놓아서 쌈 싸먹으면 장모 눈이 진무른다.”, “남자가 몰래 마른밥을 먹으면 장모 눈이 진무른다.” 등의 음식금기는 이를 통해 남성의 위신을 세우려는 데에 그 뜻이 있는 듯하다.

상극식품은 두 가지 식품이 한 곳에 어우러졌을 때에 맛의 변화나, 영양가·소화 정도의 변화 이외에 화학적 변화에 의한 독성물질에 의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그대로 간과해 버리기보다는, 현대 과학의 힘을 빌려 그 진위를 규명하여 올바른 식생활 습관이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문헌

『규합총서』(빙허각이씨 저, 정양완 역주, 보진재, 1975)
『한국의 금기어·길조어』(김성배 편, 정음사, 1975)
『한국식생활사』(강인희, 삼영사, 1978)
『한국식생활풍속』(강인희·이경복, 삼영사, 1984)
「한국농촌의 식품금기에 관한 연구」(모수미, 『대한가정학회지』 5, 1966)
「임신·수유부의 금기식품」(이성우, 『효성여자대학연구논문집』, 1968)
「제주지역의 식품금기에 관한 연구」(김기남·모수미, 『대한가정학회지』 15-1, 1977)
「전북지역의 금기식품에 관한 연구」(서혜경, 『기전여자전문대학논문집』,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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