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3월 20일부터 12월 29일까지 『매일신보(每日申報)』에 연재되었고, 1938년 박문서관에서 단행본 상·하권으로 간행하였다.
연산군을 소재로 하여, 연산군의 생모인 윤씨를 복위시키고자 일으킨 갑자사화를 작품화시킨 것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연산군의 상식을 초월한 횡포는 모두 비명에 죽은 어머니의 비참한 최후를 알게 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하였다.
성종의 후궁으로 있던 윤씨와 정씨 중에서 윤씨가 연산군을 낳고 왕비로 책봉된다. 그러나 왕이 정씨를 더 아끼게 되자, 두 여인은 서로 질시하여 부적 등을 사용하여 상대를 해치려 한다. 이러던 중 윤씨는 성종과 말다툼 끝에 성종의 얼굴에 손톱자국을 내어 정씨 일파에 의해 폐위되고 끝내는 사약을 받게 된다. 이 때 윤씨는 피를 토한 손수건을, 연산군이 왕이 되면 전해달라고 하며 죽는다.
뒷날 연산군이 왕이 되자 그는 먼저 억울하게 죽은 생모를 다시 복위시키고자 한다. 그러나 대왕대비나 대신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갈등을 겪게 된다. 그러던 중 연산군은 무오사화를 일으키고 이것을 계기로 연산군 주위에는 더욱 더 간신들만 모이고, 연산군은 날로 백성들의 원성을 사게 된다. 마침내 박원종(朴元宗) 일파의 모반으로 연산군은 왕위에서 폐위된다.
비록 정사(正史)에서는 폭군 연산의 행적이 씻을 수 없는 오욕으로 되어 있지만, 이 작품에서는 연산의 인간상을 낭만적인 문장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승화시켰다. 즉, 연산군의 반항적이며 복수적인 성격의 성장 과정이나, 반정(反正)의 묘사 등에 대한 서술 등은 작자가 지닌 낭만정신의 표상이며, 주인공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도 난폭한 행위의 이면에 인간적인 오뇌와 고독을 그리려고 했다.
또한, 관능적인 성적 표현을 통해 궁중생활을 드러냄으로써 당시 신문에 연재되던 역사소설들과 더불어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이를 계기로 작가는 역사소설가로서의 위치를 굳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