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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에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금마면 고도리에서 형제의 서열을 맺은 마을 사이에 아우되는 마을이 형되는 마을에 농기(農旗)로 신년의 세배를 올리는 성인남녀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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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정월 대보름에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금마면 고도리에서 형제의 서열을 맺은 마을 사이에 아우되는 마을이 형되는 마을에 농기(農旗)로 신년의 세배를 올리는 성인남녀놀이.
내용

주로 정월대보름에 행해지며 전북특별자치도에 분포되어 있다.

익산시 금마면과 함열읍, 김제시 금구면, 정읍시 태인면, 옥구군 등에서 행해졌는데, 현재 금마면과 함열읍에 전승되고 있다. 기세배의 유래는 확실하지 않으나 그 행사가 고대 마한의 수도로 전하는 익산시 인근지방에 집중되어 전승된 점으로 미루어 마한 또는 후백제의 유풍으로 추측할 수도 있다.

금마면에 전승되는 기세배놀이는 다음과 같다. 금마면은 상대리 · 옥동 · 건지리 · 구정리 · 서계리 · 누리 · 교동 · 신촌 · 도내골[道川里] · 행정리 · 원촌 · 황복골[黃洞]의 순서대로 12개 마을이 서열을 이루고 있다.

각 마을의 기세배놀이의 편성은 이 행사의 우두머리로서 지휘권을 가진 좌상(座上)을 비롯하여, 조수머슴 · 농기잡이 · 기잡이 조수 2명, 동기(洞旗)잡이 · 사령[令旗]잡이 · 꽃나비[舞童] 2명, 상쇠 · 부쇠 · 징잡이 · 장구잡이 · 북잡이 · 소고(小鼓)잡이 5, 6명, 각시 · 할멈 등 모두 25명 내외로 구성된다.

음력 정월 초사흗날쯤 되면 위의 12개 마을에서는 각각 자기 마을의 부잣집이나 유지의 집에 돌아가며 메구굿을 쳐서 그 집의 초복양재(招福禳災)를 하여주고, 그 집의 형세에 따라 곡식이나 돈을 받는다. 이렇게 거두어들인 곡식과 돈은 기세배 행사의 비용으로 쓴다.

정월대보름날 아침에 각 동네에서는 그 동네 이름이 적혀 있는 동기를 들고 둘째 형뻘이 되는 옥동 앞 사정(射亭, 또는 茅亭)에 모인다. 12동네 동기가 다 모이면 모두 동기를 들고 맨 끝의 아우뻘 되는 황복골로 간다. 그러면 황복골에서는 큰 농기를 앞세워 농악을 울리면서 나온다. 12동기가 앞서고 그 뒤의 황복골 농악의 행진가락에 맞추어 원촌으로 가면, 원촌에서도 농악을 울리면서 나온다.

12동기가 앞서고 황복골 · 원촌의 농악에 맞추어 행정리로 가면, 행정리 농악이 나와 이에 합세한다. 이렇게 해서 도내골 · 신촌 · 교동 · 누리 · 서계리 · 구정리 · 건지리를 순차로 돌아서 11동네 농악대가 상대리 앞 옥룡천(玉龍川)의 모래사장에 와서 각각 형제의 서열에 따라 자리를 잡는다.

상대리의 농악대가 농기를 앞세우고 나와서 자리를 잡으면, 둘째 형되는 옥동에서는 큰 농기를 받들어들고 농악을 울리면서 그 앞으로 나가서 “옥동의 좌상이 기세배요.” 하고 큰 소리로 외친다.

옥동의 농기는 50°정도로 앞으로 두번 숙여 절을 하는 시늉을 한다. 그러면 상대리의 농기는 옥동 농기 쪽으로 향하여 15°정도 한번 숙여 답례하는 시늉을 한다.

옥동 농기의 세배가 끝나면 상대리 농기의 옆에 가서 나란히 선다. 이어서 건지리의 농기가 상대리와 옥동의 농기 앞에 나와서 50°정도로 농기를 두번 숙여 세배한다. 상대리와 옥동의 농기는 15°정도로 한번 숙여 답례한다.

세배가 끝나면 건지리 농기는 옥동 농기 옆으로 가서 선다. 이러한 절차로 다음에 구정리 · 서계리 · 누리의 순으로 세배를 올리고 답례를 받고 하여, 황복골을 끝으로 기세배의 절차는 모두 끝난다.

그런데 기세배의 예절행동은 순순히 진행되지만은 않는다. 아우뻘 되는 농기가 형뻘 되는 농기의 세배를 받겠다고 버티고 서 있는가 하면, 형뻘 되는 농기가 오륜에 벗어난 짓을 하지 말라고 아우뻘 되는 농기에게 꾸짖기도 하고, 또 강제로 세배드리도록 하는가 하면 맞절을 하기도 하는 등, 여러가지 가벼운 실랑이와 완력사태가 일어나기도 한다.

함열읍의 경우는 금마면과는 달리 이러한 사태가 격렬한 나머지 깃대가 부러지고 기폭이 찢어지는 일이 벌어진다. 옥구의 경우도 세배절차에서 순위문제로 싸움이 잦아 오래 전에 폐지되었다고 한다.

기세배의 절차가 끝나면 각 동네는 각각 흩어져서 적당한 장소에 자리잡고, 자기 동네 농기를 중심으로 하여 농악을 울리면서 여러가지 놀이를 한다. 풍장치기나 풍장에 따르는 곡예와 춤, 꽃나비춤 · 농기놀리기 · 장구치기, 상쇠의 꽹과리치기, 각시와 할멈의 어릿광대놀이 등이 행해진다.

기세배 행사 중에서 볼만한 것은 농기놀리기이다. 직경 30㎝, 길이 10m 정도되는 굵고 긴 대나무장대에 너비 4m에 길이 4m 가량이나 되는 광목의 기폭을 단 무거운 농기를 허리에 맨 기 받침대에 붙여가지고, 혼자서 수평으로 누여 좌우로 휘젓기도 하고 물결 모양으로 흔들어 돌리기도 한다.

농기를 받침대에서 떼어 한 손에 받쳐서 꼿꼿이 곧추세우기도 하고 양어깨에 번갈아 올려세우기도 하고 던졌다가 받기도 하는 등 여러가지 곡예적 기량을 보인다.

농기잡이의 이러한 장력(壯力)과 민첩한 행동은 관중의 흥을 충분히 돋우어준다. 이 놀이는 마을과 마을간의 유대를 돈독하게 하고 협동정신을 기르기 위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로서 의의를 지닌다. 익산시 금마면 고도리의 기세배는 1972년 전라북도(현, 전북특별자치도) 민속자료로 지정되었다.

참고문헌

韓國民俗綜合調査報告書-全北篇-(文化財管理局, 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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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임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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