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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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칠북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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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인류
개념
농촌에서 한 마을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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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농촌에서 한 마을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깃발.
내용

‘농산기’·‘대기(大旗)’·‘서낭기’·‘용기(龍旗)’ 등으로도 불린다. 풍년을 빌기 위하여 동제를 지내거나 두레 때 마을의 상징으로 농기를 세워두며, 이웃마을과 화합 또는 싸울 때에도 농기를 내세운다.

두렛일을 할 때는 이 기를 옮겨가며 풍물을 치고 모심기^논매기를 한다. 농기는 흰색의 천에다 먹글씨로 ‘神農遺業(신농유업)’ 또는 ‘黃帝神農氏遺業(황제신농씨유업)’·‘農者天下之大本(농자천하지대본)’ 등을 쓰거나 용만을 기폭에 가득 차도록 그리기도 한다.

기의 크기는 너비 2m, 길이 4m 정도의 장방형의 큰 기폭으로, 윗 부분에는 동정이라 하여 검은색 굵은 줄을 세 줄 그려 넣고, 맨 윗줄 위에 농기제작의 연간지(年干支)와 월일(月日)을 쓴다.

기폭의 깃대에 닿는 부분을 제외한 세 면에는 지네 발이라 하여 까만 헝겊을 삼각형으로 만들어 마치 톱니처럼 여러 개 붙인다. 기의 대는 길이 10m 가량의 대나무이다.

장대의 맨 위에는 장끼의 긴 꼬리털을 수십 개 묶어서 꽂는다. 농기는 힘센 사람이라도 혼자서는 들고 다니기가 힘든 만큼 무거우므로, 깃대에는 새끼나 말총 줄을 세 가닥 매어둔다. 장정 한 사람이 허리에 받침대를 매어 여기에 기를 올려서 들고, 세 가닥의 줄은 세 사람의 보조원이 잡아 기가 넘어지지 않게 하여 운반한다.

동네가 크고 오래된 부촌(富村)에는 글자로 된 농기와 용을 그린 농기 두개가 있을 수 있다. 농기는 제작연대가 오래된 것일수록 권위 있는 것으로 여긴다. 농기의 수명은 대체로 15년 내외인데, 낡아서 새로 기를 만들 때에는 묵은 기의 일부를 떼어서 새로 지은 기에 붙인다. 동제나 두레 때에 벌어지는 성대한 놀음판에는 농기를 세워 들고 가는데, 이때 제일 앞에 세운다.

놀이판에 이르면 이를 세워놓고 여러 가지 풍장놀이를 연희한다. 간단한 풍장놀이에는 농기를 세우지 않는다. 풍장의 기량을 과시하거나 겨루기 위하여 다른 동네로 갈 때에도 농기를 앞세우고 간다. 다른 동네 어귀에 다다르면 농기를 세워놓고 그 자리에서 풍물을 울리면서 그 동네가 응해주기를 기다린다.

그 동네의 풍장놀이꾼이 응할 의사가 있으면 농기를 앞세우고 풍물을 치면서 동네 어귀까지 나온다. 두 동네 풍물꾼이 서로 만나게 되면 양 동네의 농기는 각각 15°정도로 기를 숙여서 두 번 맞절을 한다.

이러한 절차가 끝나면 적당한 광장으로 옮겨서 풍장의 기량을 겨룬다. 농기를 가지고 행해지는 대표적인 민속놀이로는 정월 대보름날에 아우가되는 마을에서 형이 되는 마을에 농기로 세배를 올리는 기세배(旗歲拜)가 있다.

참고문헌

「신대와 농기」(이보형, 『한국문화인류학』 8,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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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임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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