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잘났다고 평하는 것은, 그 사람 얼굴이 잘 생겼다든가 재주가 비상하다든가 똑똑하다든가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올라가 있다든가 위대한 업적을 성취시켜놓았다든가 하는 등, 보통사람보다 뛰어난 어떠한 면을 지니고 있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보통사람과 달리 뛰어났다고 평을 받는 사람을 역사적으로 살펴보자. 북부지방의 남자로는 을지문덕(乙支文德)·연개소문(淵蓋蘇文)·유유(紐由)·온달(溫達)·정지상(鄭知常)·이성계(李成桂) 등이 있었고, 남부지방의 여자로는 선덕여왕·진덕여왕·허난설헌(許蘭雪軒)·신사임당(申師任堂)·임윤지당(任允摯堂)·황진이(黃眞伊)·명성황후(明成皇后) 등이 있었다.
이러한 사실로써 보면 남남북녀라는 말은 사실 그대로를 정확히 파악하여서 생겨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남남북녀라는 말을 시대적으로 국한시키고, 잘났다는 것의 뜻을 제한하여 사용한다면 약간의 타당성을 찾아볼 수도 있다.
조선시대의 정치가·군인·학자·예술인 등은 거의 남부지방 출신이었고, 북부지방의 남자는 거의 없다시피 되어 있다. 여자의 잘난 것을 미모에만 국한시켜 본다면 강계미인(江界美人)·회령미인(會寧美人)·함흥미인(咸興美人)이라는 말들이 있듯이 미인의 산지는 모두 북부지방에 있다. 남부지방에는 미인의 산지로 이름난 고장이 없다.
남남북녀라는 말은, 함경도 도민의 기질을 이전투구(泥田鬪狗: 진탕에서 싸우는 개, 강인함), 강원도의 도민을 암하노불(巖下老佛: 바위 밑의 오래된 불상), 제주도의 풍물을 삼다(三多: 제주에는 여자가 많고 돌이 많고 바람이 많다)라고 평하는 것과 같이, 조잡한 관찰과 성급한 단정으로써 사실의 일부를 무리하게 일반화한 것으로 타당성이 희박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