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

자연지리
개념
지표면의 특정 장소에서 매년 비슷한 시기에 출현하는 평균적이고 종합적인 대기상태.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기후는 지표면의 특정 장소에서 매년 비슷한 시기에 출현하는 평균적이고 종합적인 대기상태이다. 기상은 순간적이고 개별적으로 나타나는 대기현상이며, 기후는 특정 장소에 출현하는 기상을 종합하여 누적시킨 장기적이고 평균적인 것이다. 어떤 지점의 30년 평균값을 해당 지역 기후값으로 사용한다. 기후는 하나하나 현상이 아니라 해당 지역에 출현하는 모든 날씨를 종합한 것으로 지역 특성과 상호작용하면서 문화와 경관을 만든다. 한반도 기후는 계절변화가 뚜렷하여 겨울에 춥고 건조하며 여름에 무덥고 습하다. 또한 지역 간 기후 차이가 명확하다.

정의
지표면의 특정 장소에서 매년 비슷한 시기에 출현하는 평균적이고 종합적인 대기상태.
기후인자

기후를 만들고 공간적, 시간적 차이를 가져오는 요인을 기후인자라고 한다. 기후인자는 위도, 지리적 위치, 수륙분포, 지형, 해발고도 등과 같이 거의 변하지 않거나 아주 느리게 변하는 지리적 인자와 기단이나 기압배치, 전선 등과 같이 시시로 변하는 동기후 인자가 있다.

중위도에 위치한 한반도는 시기별로 고위도 기단과 저위도 기단의 영향을 번갈아 받기 때문에 계절변화가 명확하다. 우리나라 기후는 지역별로 차이가 뚜렷한 것도 중요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한반도가 유라시아 대륙에서 북태평양을 향하여 남북으로 길게 뻗은 반도이면서 남북 방향 혹은 북동에서 남서 방향으로 뻗는 산지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반도의 기후를 특징짓는 기후인자로는 중위도에 위치한다는 것과 남북으로 긴 반도, 많은 산지가 분포한다는 점 등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위도와 기단

위도는 태양고도를 결정하므로 저위도에서는 태양에너지를 많이 받을 수 있는 반면, 고위도에서는 태양에너지를 적게 받아 각각 열 과잉과 열 부족 지역이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저위도와 고위도 지방은 연중 비슷한 날씨가 이어지지만, 중위도 지방은 태양고도의 변화에 따라 열 과잉인 시기도 있고 열 부족인 시기도 있어서 변화가 크다. 이를 계절에 적용하면, 겨울은 열 부족에 해당하는 시기이며, 여름은 열 과잉인 시기이다. 그 사이의 가을은 대체로 열 균형이 이루어지는 시기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한반도는 열 과잉과 부족 지역 사이에 있어서 대규모의 열교환이 일어나는 곳에 위치한다. 열교환이 활발한 지역에서는 대기의 이동도 활발하여 기단이 발달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한반도는 고위도의 열 부족 지역에서 발달하는 한대기단과 저위도의 열 과잉 지역에서 발달하는 아열대기단의 영향을 받거나 두 기단 사이에 발달하는 한대전선대의 영향을 받는다. 시베리아기단오호츠크해기단이 한대기단에 속하며, 북태평양기단은 아열대기단이다.

유라시아 대륙에 발달하는 시베리아기단은 한반도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기단이다. 이 기단은 대륙이 냉각되는 9월부터 비교적 강하게 발달하기 시작하여 한겨울에 맹위를 떨치다가 태양고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지표면이 가열되기 시작하는 봄부터 약화한다. 그러므로 이 기단은 늦장마가 끝나는 9월 중순 이후부터 다음 해 오호츠크해기단이 발달하기 시작하는 5월 중순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다. 즉, 시베리아기단은 1년 중 가장 오랫동안 한반도 날씨에 영향을 미친다. 이 기단이 본래 성질인 한랭 건조한 상태로 영향을 미치는 기간은 12월에서 3월 초 사이이지만, 1월에 가장 강력한 힘으로 영향을 미친다.

시베리아기단이 강한 영향을 미칠 때는 한반도를 사이에 두고 서고동저형 기압배치가 발달한다. 즉, 한반도 북서쪽의 시베리아평원이나 몽골에 중심을 둔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하고 한반도 북동쪽 해상에 강력한 저기압이 자리한다. 이럴 때 한반도 날씨는 매우 한랭하며, 북서 계절풍이 강하게 불면서 혹한이 닥쳐 종종 시베리아 평원 날씨를 연상하게 한다.

한랭한 북서풍이 불 때, 호남 서해안과 도서에 많은 눈이 내릴 수 있다. 이 눈은 쿠로시오 난류가 흐르는 황해상에서 형성된 구름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소위 ‘바다효과[sea effect]’에 의한 것이다. 시베리아 평원에서 이동하는 한랭한 공기가 상대적으로 온난한 해양을 지날 때 공기와 해양 사이 온도 차이에 의해서 발달하는 대류가 눈구름을 만든다. 이 기단이 강하게 확장할 때는 황해상은 물론 제주도와 동해상에도 바다효과에 의한 구름이 두껍게 덮여 있다. 한랭한 공기가 내륙으로 이동하다 노령산맥을 만나면 강제 상승하면서 다시 구름이 발달하여 많은 강설을 초래한다. 이와 같은 바다효과에 의한 이 주로 내리는 호남지방에서는 강설 빈도가 잦은 것이 특징이었으나 최근 잦은 눈과 더불어 종종 폭설이 쏟아져 큰 피해를 입기도 한다. 한라산 북쪽 사면과 울릉도에 쏟아지는 많은 눈도 바다효과에 의해서 형성된 구름이 한라산이나 성인봉에 부딪혀 강제 상승하면서 발달한 것이다. 이런 지역에서는 기온이 낮을수록 많은 눈이 내릴 수 있다.

시베리아기단이 발원하고 남동쪽으로 이동하면서 2~3일 경과하면, 기단 본래의 특성이 서서히 약화하여 변질된다. 이때 일기도상에서는 대륙고기압에서 분리된 이동성고기압이 한반도 주변에 자리한다. 한겨울일지라도 변질된 시베리아기단이 영향을 미칠 때는 마치 이른 봄처럼 착각할 정도로 포근하다. 이와 같은 시베리아기단의 확장과 약화에 따라 삼한사온이 나타난다. 시베리아기단이 강력하게 발달하는 기간인 3일 정도 한랭하고, 세력이 약화하면서 변질된 시베리아기단이나 불연속선이 영향을 미치는 4일 정도 상대적으로 온난하다. 이런 삼한사온은 한반도의 겨울철 특징적인 기후이다.

한겨울을 지나 지표면이 가열되기 시작하면 시베리아기단이 약화한다. 변질된 시베리아기단이 편서풍을 타고 동진할 때 중심이 한반도 북쪽이나 북동쪽에 위치하면 북동풍이 불며, 이때 영동지방에 많은 눈이 내릴 수 있다. 서해안에 강설이 발달하는 경우처럼 한랭한 공기와 비교적 온난한 해양 사이 온도 차이에 의해 구름이 발달한다. 이 구름이 태백산맥에 부딪혀 강제 상승하면서 더욱 두껍게 발달하여 많은 눈을 내리게 한다. 급경사이므로 폭이 좁은 구간에서 공기가 급상승하여 쉽게 폭설을 일으킨다는 점이 호남지방의 다설과 다르다.

변질된 시베리아기단은 봄과 가을철에 영향을 미치는 빈도가 높다. 이때는 유라시아 대륙이 어느 정도 가열되거나 냉각이 덜 이루어진 상태이므로 한겨울에 비하여 시베리아기단 세력이 약하다. 이때 날씨는 대체로 선선하지만, 이동성고기압 중심이 어디에 위치하는가에 따라서 기온 차이가 크다. 고기압 중심이 한반도보다 남쪽에 자리 잡은 경우에는 계절에 맞지 않게 높은 기온이 출현할 수 있다.

북태평양기단은 대표적인 아열대해양기단으로 고온 다습한 성질을 띤다. 아열대고기압대에 형성된 이 기단은 쿠로시오 난류를 지나면서 하층이 가열되므로 많은 에너지와 수증기를 포함한다. 이 기단이 한반도에 이르면 불안정 상태가 이어지며, 장마가 끝나는 7월 하순부터 늦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8월 중순까지 한반도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친다.

북태평양기단의 세력은 한여름에 절정을 이루며, 이때 전형적인 남고북저형 기압배치가 발달하여 여름 계절풍인 남서 혹은 남동풍이 분다. 여름 계절풍은 겨울 계절풍과 달리 바람이 약하다. 북태평양의 수온과 한반도 북쪽 대륙의 온도 차이가 겨울처럼 크지 않아 해양과 대륙 간의 기압 차이 역시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 계절풍은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공기를 유입시키므로 북태평양기단이 맹위를 떨칠 때, 한반도는 열대기후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기온이 오르고 습하여 매우 무덥다. 이럴 때는 야간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다음 날 아침 최저기온이 25℃를 넘는 열대야가 출현할 수 있다.

북태평양기단은 규모가 커서 시베리아기단처럼 쉽게 변질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일단 북태평양기단의 영향하에 놓이면, 무더운 날씨가 여러 날에 걸쳐서 길게 이어질 수 있다. 무더위가 심하였던 2024년에는 지역에 따라 열대야가 한 달 이상 연속으로 발생하였다. 특히 제주는 연간 열대야일수가 74일로 열대야일수 연간 기록을 경신하였고, 서울에서도 9월 20일까지 4일 연속으로 열대야가 출현하는 드문 현상이 있었다. 한반도에서 한여름은 대기가 연중 가장 불안정한 시기여서 지표면이 가열되면 쉽게 적운형 구름이 발달하여 늦은 오후에 소나기와 뇌우가 발달할 수 있다.

오호츠크해기단은 늦은 봄에 오호츠크해에서 발달한다. 오호츠크해는 저기압이 자주 통과하여 기단이 발원하기 어렵지만, 늦은 봄에 열적 원인으로 기단이 발원한다. 지표면이 가열되면서 오호츠크해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산지에서 눈이나 빙하가 녹은 물이 유입되어 오호츠크해의 해수면 온도가 낮아져 열적으로 고기압이 발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다. 오호츠크해기단이 영향을 미칠 때 한반도 주변 기압배치는 동고서저형이 전형적이어서 대부분 지역에 북동풍이 분다.

오호츠크해기단은 늦은 봄에서부터 장마가 시작되기 이전 한반도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 이때에도 겨울철 못지않게 동서 간 기후 차이가 크다. 냉량한 북동풍이 불어 영동지방에서는 냉량 습윤하여 음산한 날씨가 이어지지만, 영서지방은 푄 일종인 높새바람이 발생하면서 고온건조하다. 이때, 영동과 영서지방 간의 기온 차이가 10℃를 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기온 차이는 푄현상뿐만 아니라 영동지방에서는 하층운이 끼어 있어서 공기가 가열되기 어려운 반면, 영서지방은 날씨가 맑고 수증기가 적어 공기가 쉽게 가열되기 때문에 나타난다. 높새바람이 나타날 때 영서지방에서는 최고기온이 30℃를 훨씬 넘기도 하지만, 아침 기온이 낮아 일교차가 크게 벌어진다. 낮에도 햇살은 따갑지만 그늘에서는 기온에 비하여 선선하며 시정이 양호하다. 이와 같은 날씨는 매년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며칠씩 이어진다.

적도기단은 늦여름과 초가을 사이에 일시적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다. 기단발원지는 대부분 고기압 구역이지만, 적도기단 발원지는 적도저기압대이다. 적도저기압대는 북반구에서 불어오는 북동무역풍과 남반구의 남동무역풍이 수렴하는 곳이다. 이 수역은 수렴하는 두 공기의 성질이 비슷하여 밀도 차이가 크지 않아 흐름이 느리다. 더욱이 광대한 바다여서 기단발원지로서 적합하다. 태풍은 적도 부근 북태평양상에 발달한 적도기단에서 발원하여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다.

지리적 위치

중위도 지방이면서 가장 광대한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 사이 대륙 동안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한반도의 기후 특성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의 영향을 모두 받을 수 있다. 이는 연중 해양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대륙 서안의 기후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대륙 서안은 연중 편서풍의 영향으로 날씨의 계절 차이가 크지 않지만, 한반도의 날씨는 대륙의 영향을 받는 시기와 해양의 영향을 받는 시기에 따라 기후 차이가 크다. 즉 한반도는 대륙 동안에 위치하고 있어서 계절 차이가 더욱 명확한 것이다.

한반도가 위도상으로 북위 33~43° 사이에 걸친 남북으로 긴 반도라는 점은 기후의 지역 차이를 명확하게 한다. 편서풍 지대에 위치한 한반도는 대륙의 영향이 강한 편이지만, 남쪽으로 갈수록 대륙의 영향이 약해지면서 해양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이에 따라 한반도 기후의 남북 차이가 커진다. 북쪽 지방은 겨울이 매우 추워서 연교차가 40℃에 가깝지만, 남쪽 제주도에서는 20℃에 불과하다. 또한 해양의 영향이 강한 남쪽은 강수량이 많은 편이며, 대체로 북쪽으로 갈수록 강수량이 감소한다.

한반도는 삼면이 바다와 접하고 있어서 해안과 내륙의 기후 차이도 발생한다. 비슷한 위도에서도 내륙으로 갈수록 겨울이 춥고 연교차가 커진다. 또한 황해에 비하여 동해는 수심이 깊고 넓은 바다이므로 동해안과 서해안의 기후 차이도 발생할 수 있다.

지형과 해발고도

한반도의 등줄기 산지가 대체로 북쪽에서 남쪽으로 뻗어 있고, 크고 작은 산줄기가 등줄기 산맥에서 남서 방향으로 복잡하게 발달한 것도 기후의 지역 차이를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의 날씨 관련 속담 중 ‘소나기는 쇠잔등을 가른다.’라는 말은 산지가 기후의 지역 차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준다.

편서풍 지대에 있는 한반도의 큰 산줄기가 남북으로 발달하고 있어서 기후의 동서 차이가 큰 편이다. 특히 등줄기 산맥인 태백산맥은 겨울철 시베리아기단이 초래하는 혹한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하여 동해안과 서해안의 기후 차이를 크게 한다. 겨울철 북서풍이 부는 날, 서해안에 많은 눈이 내릴 수 있지만, 북동풍이 부는 날에는 동해안을 따라서 폭설이 쏟아질 수 있다. 2002년 태풍 루사가 영향을 미칠 때 북동풍이 불면서 동해안 강릉에는 하루에 900㎜ 가까운 폭우가 쏟아졌지만, 영서지방의 홍천에는 단지 62.5㎜의 강수가 내렸을 뿐이다.

등줄기 산지에서 뻗어나간 작은 산지도 풍향에 따라 바람받이 지역과 바람그늘 지역의 강수량 차이를 초래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같은 기압계의 영향을 받더라도 대체로 바람받이 쪽이 강수량이 많고, 바람그늘 쪽이 강수량이 적다. 예로, 한라산이 섬 중앙에 자리한 제주도에서는 풍향에 따라서 사면별 강수량 차이가 크다. 겨울철에는 북서 계절풍의 영향으로 북쪽 사면에 비교적 강수량이 많지만, 남서나 남동 계절풍이 부는 여름철에는 남쪽 사면의 강수량이 훨씬 많다.

기온은 환경 기온체감률에 따라서 낮아지므로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의 기온이 저지대에 비하여 낮다. 산지가 넓게 분포하는 한반도에서는 이런 점이 이용에 불리한 부분이었으나, 최근 불리한 부분을 유리하게 활용하면서 산지 이용을 확대하고 있다. 즉, 여름철에 낮은 기온과 비교적 높은 상대습도는 여름철 고랭지농업에 유리하며, 따라서 고도가 높은 곳으로 고랭지농업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해류

한반도 기후는 주변을 흐르는 해류의 영향을 받는다. 아시아 대륙 동안을 따라 북상하는 쿠로시오 난류는 타이완 북동쪽에서 갈라진 후 북서 방향으로 흐르는 황해 해류와 북동진하는 쓰시마 해류를 형성한다. 황해 해류는 겨울철에 황해 수온을 높게 유지하면서 한랭한 북서풍이 불 때 바다효과를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쓰시마 해류가 동해로 진입하면서 갈라져 북상하는 동한 해류도 영동지방과 울릉도에 다설을 초래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오호츠크해 방면에서 남하하는 리만 해류는 한반도 동쪽 해상에서 갈라져 함경북도 해안을 따라 흐르는 북한 해류를 만든다. 북한 해류는 종종 강원특별자치도 해안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 해류는 한류이므로 수온이 낮아 주변의 대기를 안정시켜 강수 발달을 억제한다. 봄철에 북한 해류가 강원특별자치도 해안에까지 영향을 미치면 기온이 크게 오르지 못하며, 난류와 부딪히는 해역에 짙은 안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기후 특징

우리나라의 기후는 계절변화가 명확하고 지역 차이가 큰 것이 특징이다. 겨울철에는 한랭 건조한 대륙의 영향을 받고 여름철에는 고온 다습한 해양의 영향을 받아 계절 차이가 명확하다. 이런 차이는 기온, 강수량, 바람 등 주요 기후요소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기후의 지역 차이는 강수량 분포와 겨울철 기온에서 잘 확인할 수 있다. 즉, 겨울철 기온의 남북 차이가 크고, 겨울철은 대체로 건기에 해당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많은 눈이 내린다. 여름철 강수량도 해안과 내륙은 물론 산지 사면 간에도 차이가 큰 편이다.

기온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위도대의 다른 지역에 비하여 연평균 기온이 낮다. 이는 한반도가 시베리아기단의 영향을 받아 겨울 기온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름 기온은 대륙 서안에 비하여 5~10℃ 높지만, 겨울 기온은 10℃ 가까이 낮다.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남북 차이가 크다. 남쪽 서귀포의 연평균 기온은 16.9℃이지만 개마고원에서는 3℃에 미치지 못하는 지역이 있어서 남북 차이가 13℃를 넘는다. 이는 겨울철 기단의 영향 차이와 남부와 북부지방이 수륙분포의 영향을 다르게 받기 때문이다. 겨울철에는 한반도 모든 지역이 시베리아기단의 영향권에 놓이지만, 영향을 받는 정도는 남 · 북 간에 차이가 크다. 유라시아 대륙에 접한 중강진, 삼지연 등 북부지방은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비하여 시베리아기단의 영향을 더욱 강하게 받는다.

시베리아기단은 열적으로 발달한 고기압에서 형성된 기단이므로 구조적 고기압에서 발달하는 기단에 비하여 규모가 작으며, 발원지를 떠나 주변으로 이동하면서 점차 세력이 약화한다. 게다가 제주도와 남부지방 해안에서는 해양의 영향으로 수증기가 비교적 많아 냉각과 가열이 느리게 진행되지만, 대륙에 접한 지역에서는 빠르게 냉각되고 가열된다. 예를 들어, 제주의 1월 평균기온은 6.1℃이지만 중강진에서는 -15.9℃ 이다. 1월과 2월의 기온 차이도 제주에서는 0.6℃에 불과하지만, 중강진에서는 5.7℃에 이른다.

연평균 기온 분포를 보면, 한반도의 중요한 지형 특징인 백두대간의 영향이 잘 반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백두산에서부터 이어지는 마천령산맥함경산맥, 태백산맥, 소백산맥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따라서 등온선이 남쪽으로 쳐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해면경정을 거친 세계 등온선과 달리 한반도의 등온선은 관측지점에서 관측한 값을 그대로 이용하여 작성한 것이기 때문이다. 즉, 해발고도가 높은 곳의 기온이 낮고 고도가 낮은 지역의 기온이 높게 분포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연평균 기온의 동서 차이도 있다. 특히 태백산맥의 영향이 강한 중부지방에서 더욱 뚜렷하다. 연평균 기온 12℃의 등온선은 동해안에서는 고성 북쪽에서 시작되어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이어지며, 서해안에서는 강화도와 서울 북쪽을 지나 남쪽으로 이어진다. 동해안과 서해안에서 12℃의 등온선 시작되는 지점이 위도 1° 정도 차이가 있다. 이와 같은 차이도 겨울철 기온 분포의 영향이 크게 반영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겨울철 기온은 비슷한 위도대에 비하여 매우 낮다. 한반도 1월의 기온편차 값은 -16~-10℃이다. 즉, 비슷한 위도대 평균값에 비하여 그만큼 겨울철 기온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겨울철 추위는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한랭한 시베리아기단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반면에, 대륙 서안에서는 연중 해양의 영향을 받아 겨울철에도 온화하다.

우리나라의 겨울철 기온 분포를 보면, 동서성과 남북성이 뚜렷하다. 이와 같은 기온 분포의 지역 차이는 시베리아기단의 영향력 차이에서 기인한다. 발원지에 가까운 곳일수록 시베리아기단의 영향을 강하게 받지만, 발원지에서 멀어질수록 그 세력이 약화한다. 남북으로 발달한 태백산맥은 시베리아기단이 동해안으로 확장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여, 동해안의 겨울철 기온이 서해안보다 높다. 기온의 동서 차이는 중부지방에서 더욱 뚜렷하여 강릉의 1월 평균기온은 0.9℃로 비슷한 위도대의 인천[-1.5℃]에 비하여 2.4℃ 높다.

같은 이유로 남북 간의 기온 차이도 크다. 더욱이 남북으로 긴 반도여서 남과 북의 차이가 더욱 크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온화한 서귀포의 1월 평균기온은 7.2℃이며, 가장 추운 개마고원에 자리한 장진은 -14.8℃로, 남북 간의 차이가 22℃에 이른다. 이와 같은 기온 차이는 경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연중 가장 기온이 낮은 시기인 1월 하순에도 제주도와 남해안 지방에서는 초록색의 들판을 볼 수 있지만, 철원 등 중부 이북에서는 텅 빈 들판에 눈이 덮인 것을 볼 수 있다.

0℃ 이하 일수도 겨울철 기온 분포와 비슷한 분포 패턴이다. 개마고원에 위치한 삼지연이 가장 많은 220일이며, 중강진도 176일로 많은 편이며, 남한에서는 해발고도가 높은 대관령과 내륙 분지에 자리한 봉화가 150일 이상이다. 그 외에도 중부 내륙지방은 110140일로 높은 편이며, 중부 서해안은 80일 내외, 동해안은 6070일이다. 남부지방에서 크게 줄어서 소백산맥과 가까운 지역은 60일 내외이며, 남해안은 4050일이다. 제주도에서는 0℃ 이하 일수가 급격히 줄어서 제주와 서귀포가 45일 정도로 연중 농사가 가능한 수준이다.

여름철에는 기온의 남북 차이와 동서 차이가 크게 약화한다. 여전히 남북 간의 차이가 크지만, 개마고원의 장진[17.6℃]과 서귀포[27.2℃]의 최난월 평균기온 차이가 9.6℃로 최한월에 비하여 크게 줄어든 수치이다. 대부분 지역에서 8월이 최난월에 해당하지만, 개마고원에 자리한 장진, 삼지연 등은 7월이 최난월이다. 이는 개마고원이 다른 지역에 비하여 장마의 영향이 적고 해양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대체로 대륙의 영향이 강한 곳에서 7월에, 해양의 영향이 큰 곳에서는 8월에 최난월이 출현한다. 8월 기온의 동서 차이는 0.6℃에 불과하며 겨울과 달리 인천[25.6℃]이 강릉[25.0℃]보다 높다.

일 최저기온 25℃ 이상인 열대야일수는 제주에서 가장 많은 27.2일이다. 그 외에도 남해안을 따라서 비교적 높은 12일 내외의 값을 나타내며, 남부지방에서는 610일이다. 중부 해안에서는 5일 내외이나 내륙에서는 3일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전구적인 기온 상승에 따라 열대야일수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19712000년 평균과 1991~2020년 평균을 비교하여 보면, 서울은 6.1일에서 11일, 대구는 8.9일에서 17.4일, 제주는 16.4일에서 27.2일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이런 증가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반도의 연교차는 20.0~38.8℃이다. 대체로 북쪽으로 갈수록 연교차가 크고 남쪽으로 갈수록 작다. 해양을 끼고 있는 서귀포가 20℃로 연교차가 가장 작고 대륙에 접한 중강[38.8℃]에서 가장 크다. 연교차의 등치선 모양을 보면, 대체로 해안에서 등치선이 북쪽을 향하고 내륙에서 남쪽으로 향하여 처져 있으며, 서해안이 동해안보다 크다. 중부지방에서는 인천[27.1℃]이 강릉[24.1℃]보다 3.0℃이 더 크다. 이는 서해안에서 시베리아기단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아 겨울 기온이 동해안보다 낮기 때문이다.

강수

한반도의 연평균강수량은 1,306.3㎜로 세계 연평균강수량에 비하여 많은 편이지만, 지역별로 차이가 크다. 제주도 서귀포와 성산포 등 강수량이 많은 곳은 연평균강수량이 2,000㎜에 이르지만, 개마고원 등 적은 곳은 700㎜를 밑돈다. 이와 같은 강수량 분포에는 남북으로 긴 반도라는 점과 남북 방향과 남서-북동 방향으로 뻗은 산지 영향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반도에서 주변 지역보다 강수량이 많은 곳은 남서 기류가 쉽게 유입될 수 있으면서 지형적으로 상승기류가 발달하기 쉬운 곳이다. 한라산 남동 사면과 남해안, 지리산 주변, 대관령을 포함한 태백산지, 영동 해안, 청천강 유역 등이 강수량이 많은 곳이다. 대부분 여름철 남서 기류가 유입될 때 상승기류가 발달하기 쉬운 지형 조건을 갖추고 있고, 영동 해안은 북동풍이 불 때 강수가 발달하기 쉽다. 겨울철 노령산맥 서사면과 한라산 북사면에 내리는 강수도 대부분 지형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북서풍이 불면서 각각 노령산맥과 한라산에 부딪히면서 상승기류가 발달한다.

반면, 주변이 산지로 막혀 있는 곳은 강수량이 적다. 개마고원, 관북 해안, 대동강 하류, 영남 내륙, 서해안 등은 주변보다 강수량이 적은 곳이다. 개마고원은 수증기원에서 떨어져 있어서 연평균강수량이 700㎜에 못 미친다. 영남 내륙지방은 주변이 산지로 막혀 있어서 강수그늘에 해당하는 곳이다. 이 지역은 동쪽으로는 태백산맥으로 막혀 동해와 차단되어 있고, 서쪽과 북쪽으로는 소백산맥이, 남쪽으로는 운문산[1,195m], 천황산[1,189m], 신불산[1,241m] 등 소위 ‘영남알프스’라고 불리는 산지로 둘러싸여 있어서 어느 방향의 바람에 대해서도 바람의지여서 강수그늘에 해당한다. 이 지역에 일찍이 다목적댐이 건설된 것도 이런 상황과 관련 있다. 그 외 해안은 지형이 편평하여 상승기류가 발달하기 어려운 곳이다. 지형적으로 저평하여 강수가 발달하기 쉽지 않은 서해안에서는 밭농사에서 물관리를 위하여 특수 시설을 설치한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강수량은 여름철에 집중되어 6월 하순부터 9월 초순 사이에 많은 비가 내린다. 이 시기에 연평균강수량의 50~60%가 집중된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6월 하순에 한대전선대가 북상하면서 실질적인 우기를 알리는 장마가 시작된다. 장마는 7월 하순에 끝나지만, 이어지는 열대저기압의 내습과 온대저기압의 통과로 많은 비가 내리며, 8월 하순에서 9월 초순 사이에는 북상하였던 한대전선대가 남하하면서 늦장마가 이어진다. 즉, 6월 하순부터 9월 초순 사이 기간은 한반도의 우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의 강수는 집중적이어서 하루에 100㎜에 이르는 폭우가 빈번히 쏟아진다. 더욱이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극단적인 강수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장마철과 늦장마 사이 소위 ‘한여름’으로 불리는 7월 말부터 8월 중순 사이 기간은 강수량이 비교적 적은 편이었으나 최근 기온 상승에 따라 소나기에 의한 강수량도 적지 않게 쏟아지면서 8월 강수량이 크게 증가하였다.

울릉도의 월별 강수 분포는 한반도와 차이가 있다. 69월 평균 강수량이 642.1㎜로 연평균강수량의 43.4%이며, 68월 강수량은 468.5㎜로 연강수량의 31.6%에 불과하다. 반면에 가을[911월]과 겨울[122월] 강수량이 각각 26.4%, 22.8%로 다른 지역에 비하여 많은 편이다. 그 외 지역의 겨울철 강수량은 10% 이내로 겨울철은 건기에 해당한다. 다만, 시베리아기단의 영향을 받을 때 많은 눈이 내리는 호남 해안과 제주도 한라산 북사면에서는 겨울 강수가 많은 편이다. 동해안에는 시베리아기단 세력이 약화하면서 이동성고기압이 한반도 북쪽을 지나는 2월과 3월 초순에 걸쳐서 많은 눈이 내린다. 이동성고기압이 한반도 북쪽이나 북동쪽에 위치할 때 북동풍이 유입되면서 태백산맥에서 상승기류를 발달시키면 많은 강수가 형성될 수 있다. 봄과 가을도 비교적 건조한 시기이며, 온대저기압이 통과할 때 강수가 발달한다. 봄에 무강수일이 이어지면 가뭄이 깊어지면서 작물의 파종모내기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큰 산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 가을에 이어지는 무강수는 작물의 결실과 추수에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는 강수량이 많은 편이지만, 거의 매년 물 문제를 겪는다. 이는 매년 강수량 변동 폭이 클 뿐만 아니라 특정한 시기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울의 연평균강수량은 1,417.9㎜로, 많은 해에는 2,000㎜를 웃돌기도 하지만 적은 해에는 1,000㎜에도 못 미친다. 1998년[2,349.1㎜]과 2003년[2,012㎜], 2010년[2,043.5㎜], 2011년[2,039.3㎜]에는 2,000㎜가 넘는 강수량을 기록하였지만, 1982년[949.3㎜], 1988년[760.8㎜], 2014년[808.9㎜], 2015년[792.1㎜], 2016년[991.7㎜], 2019년[891.3㎜]에는 1,000㎜에 미치지 못하였다. 이와 같은 해에 따른 강수량 변동은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전국 어디서나 겪을 수 있는 것이다. 강수량이 해에 따라 변동이 크면서 여름철에 집중되므로 평년보다 많은 해에는 홍수 피해를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강수량이 적은 해에는 가뭄 피해를 입기 마련이다.

과거 기록에 의하면, 삼국시대부터 조선 말까지 6년에 한 번꼴인 300회 이상의 심한 가뭄 피해가 발생하였다. 역사적으로 발생하였던 기근은 대부분 가뭄에 의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우리 선조는 물 부족을 극복하기 위하여 일찍부터 저수지, 등의 수리 시설을 축조하였다.

바람

한반도는 편서풍대에 속하여 연중 서풍계 바람이 우세하다. 겨울철에는 유라시아 대륙에 강하게 발달하는 시베리아고기압에서 불어오는 북서 계절풍이 우세하며 풍속도 강하다. 여름철에는 북태평양상에 발달하는 북태평양고기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한반도를 지배한다. 이때 풍향은 남서 혹은 남동풍이 불어오며, 겨울철에 비하여 풍속이 약하다. 풍향은 대기대순환은 물론 종관 규모의 기압계의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주변 지형, 지물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계절별로 보면 겨울철에는 북서 계절풍이 탁월하고 여름철에는 남서 혹은 남동풍이 우세하지만, 지역에 따라서 풍향의 차이가 크다.

겨울철 한반도 주변에는 북서쪽에 강력한 고기압이 자리 잡고 북동쪽에 강하게 발달한 저기압이 자리하는 서고동저의 기압배치가 특징적이다. 서고동저의 기압배치하에서 한반도에는 북서풍이 탁월하다. 같은 중부지방일지라도 1월에 인천에서는 북서와 북풍, 서울에서는 북서풍, 대관령에서는 서풍, 강릉에서는 남서풍이 탁월하다. 대체로 비교적 장애물이 적은 도서와 해안에서는 북서풍이 탁월한 편이며, 철원, 파주, 대관령, 원주, 영월, 상주, 추풍령, 광주, 창원[마산] 등은 서풍 혹은 북동풍 등이 우세하다. 이때 풍속도 출현 빈도가 높은 풍향에서 높은 값을 기록하였다. 예를 들어, 서풍의 출현 빈도가 높은 대관령에서는 서풍이 강하고, 북서풍 출현 빈도가 높은 백령도에서는 북서풍이 강하다. 풍속은 대체로 도서와 해안에서 강하고 내륙에서 약하다. 풍다의 섬으로 알려진 제주 고산에서 겨울철 바람이 가장 강하며, 그 외에 백령도와 흑산도, 목포에서도 겨울철 바람이 강한 편이다. 고산의 겨울철 평균풍속은 9.4m/sec, 흑산도는 6.7m/sec이다. 백령도는 겨울[4.6m/sec]보다 봄철 바람이 강하여 봄철 평균풍속이 5.0m/sec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일평균 풍속 5.0m/sec인 날을 강풍일로 정의하고 있어서 세 지점의 바람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여름철 한반도 주변의 기압계를 보면, 남쪽 북태평양상에 강력한 고기압이 자리 잡고 북쪽 대륙에 저기압이 분포하여 남고북저의 기압배치가 특징적이다. 이런 기압배치하에서는 남서나 남동풍이 우세하다. 그러나 겨울철에 비하여 기압 차이가 크지 않아 풍속이 약하다. 기압 차이는 온도 차이에 의하여 발생하는데, 여름철에는 대륙도 가열되지만, 해양도 뜨거운 상태이므로 한반도 주변 대륙과 해양 간의 온도 차이가 겨울철보다 훨씬 작다. 7월의 풍향별 빈도의 백분율 분포를 보면, 도서와 해안에서 대체로 남서풍의 출현 빈도가 높다. 서해안의 인천 · 군산, 남해안의 여수 · 통영 · 부산에서 남서풍 빈도가 탁월하다. 그러나 태백산맥으로 남서풍이 막혀 있는 동해안에서는 대체로 남동풍이 우세한 편이다. 또한 내륙의 철원, 파주, 대관령, 추풍령, 안동 등은 서풍 혹은 북동풍 등이 우세한 편이다. 여름철에도 풍속은 도서와 해안에서 비교적 강하다. 고산은 여름철 풍속이 가장 약하지만 평균풍속이 4.9m/sec이다. 그 외 흑산도와 백령도가 4.0m/sec 이상이며 그 외 해안은 3m/sec 내외, 내륙은 1~2m/sec이다.

봄과 가을철에는 겨울이나 여름과 같이 지배적인 기압배치가 없다. 이 시기에는 이동성고기압의 출현 빈도가 우세하지만, 고기압 중심 위치에 따라서 풍향이 크게 바뀔 수 있으며, 고기압 중심이 가까이 있어서 풍속이 매우 약하다. 그러므로 이동성고기압의 영향하에서는 탁월풍을 특정하기 쉽지 않다. 이른 봄에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 대기가 쉽게 가열될 수 있어서 지역 간에 기온 차이가 쉽게 벌어질 수 있다. 이런 날 일 최고기온이 출현하는 시각에 강한 돌풍이 불기도 한다. 이 바람은 산불을 더욱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여 위험하다. 이 시기에는 온대저기압도 자주 통과하며, 저기압의 중심 위치에 따라서 풍향이 크게 바뀐다. 봄과 가을철 평균풍속 값이 여름철보다 높은 것은 온대저기압이 통과할 때 강한 바람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한반도는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서 열대저기압이 다가오면서 태풍의 영향을 받는다. 19912020년 평균 자료를 보면,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것은 610월이지만 집중된 것은 주로 7~9월로, 매년 2개 내외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다. 한반도에 큰 피해를 주었던 태풍의 경로를 보면, 남해안에서 상륙하여 한반도를 관통하거나 서해안을 따라 황해에서 북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태풍 피해는 진로의 오른쪽에 해당하는 반원이 위험한 지역에 해당하여, 남동 해안에서 피해가 크다. 한반도를 통과한 태풍 중에는 2002년 8월의 루사와 2003년 9월의 매미가 두드러지게 규모도 크고 많은 피해를 일으켰다. 루사가 지날 때 강릉에는 일강수량 870.7㎜와 제주도 고산에서 순간최대풍속 56.7m/sec를 기록하였다.

기후와 문화

기후는 의식주를 비롯한 다양한 주민 생활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지역마다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날씨 패턴은 경관과 문화를 형성하며, 기후의 차이는 서로 다른 지역적 특색을 만들어 낸다. 즉, 각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고유한 경관과 문화는 기후에 대한 주민과 자연의 상호작용 결과이다. 예를 들어, 눈이 많은 지역에서는 이에 대비한 경관과 문화가 발달하고, 바람이 강한 지역에서는 강풍에 대응하는 경관과 문화가 형성된다. 특히 지역의 인상적인 기후 특징은 그곳의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다양한 문화가 전파 · 수용되면서 의복에서는 고유한 속성이 많이 사라졌지만, 가옥과 음식 문화에는 여전히 기후가 반영된 특성이 남아 있다.

도서와 해안 지방에서는 강한 바람이 대표적인 기후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겨울 북서 계절풍이 특히 두드러진다. 이 지역의 가옥 구조는 북서 계절풍에 대한 대응이 잘 드러나 있으며, 제주도를 포함한 남해 도서 지방은 비교적 온화한 편이지만 강풍이 불면 체감온도가 급격히 낮아져 이에 대비하는 문화가 발달하였다. 온화한 지방일지라도 도서지방의 가옥은 대부분 폐쇄적이다. 특히 제주도는 겨울 기온은 높지만, 한랭한 북서 계절풍이 몰아치는 것에 대비하여 폐쇄적 구조를 취하였다. 제주도의 가옥은 주변에 높은 돌담을 쌓아 바람을 막고, 지붕은 새끼줄로 고정한다. 울릉도에서는 돌을 지붕 위에 얹어 고정하며, 남해 · 황해 도서 지역도 비슷한 구조를 갖는다. 섬의 가옥 지붕이 우진각 형태인 것도 강풍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며, 제주도의 올레나 이문간은 바람이 통과하면서 풍속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가옥구조는 겨울철 낮은 기온과 여름철 무더위에도 영향을 받는다. 대체로 겨울철 기온이 낮은 북부로 갈수록 폐쇄적이고 여름이 무더운 남부로 갈수록 개방적이다. 관북 지방의 가옥은 모든 기능이 하나의 건물에 집중되어 있으며 부엌과 방 사이에 정주간을 두고 외양간부엌과 가까이 두는데, 이것은 부엌의 열기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비슷한 가옥구조가 동해안을 따라서 강원특별자치도로 이어진다. 강원특별자치도 북부 동해안의 가옥에도 정주간과 비슷한 공간이 있다. 즉, 마루와 부엌이 접하고 있으며, 그 사이에 벽이 없다. 남쪽으로 가면서 부엌과 마루 사이에 벽이 만들어진다. 영동지방의 가옥에도 외양간과 부엌이 접하고 있는데, 이러한 구조는 관북 지방의 가옥구조와 비슷한 점이다.

겨울철 눈이 많이 내리는 기후도 가옥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눈이 적은 영남지방의 가옥은 분산형이지만, 다설지역인 호남 해안 지방, 영동지방, 울릉도 등의 가옥은 집중형이다. 한 예로, 영남지방에서는 안채와 사랑채가 분리되어 있지만, 다설지역에서는 하나의 건물 내에 안방과 사랑방을 배치한다. 대체로 겨울철에 춥거나 눈이 많은 지역에 집중형 가옥이 발달하였다.

다설지역의 가옥에서는 많은 눈에 대비한 시설이 발달하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의 다설지역으로는 울릉도, 호남 서해안, 제주도 한라산 북사면, 강원특별자치도 영동지방을 들 수 있다. 이 중 울릉도, 호남 서해안, 제주도 한라산 북사면은 북서 계절풍이 불 때 한랭한 공기와 비교적 온화한 바다 사이의 온도 차이에 의해 발달한 구름에서 눈이 내린다. 그러므로 세 지역에서는 북서 계절풍이 강하게 몰아칠 때 눈이 많이 쏟아진다. 따라서 가옥구조에 공통적으로 강풍에 몰아치는 폭설에 대비한 시설이 마련되었다. 전라남북도의 까데기, 제주도의 풍체, 울릉도의 우데기가 그것에 해당한다.

영동지방은 이동성고기압이 한반도 북동쪽에 자리 잡고 있을 때 폭설이 쏟아진다. 그러므로 동해안 가옥에서는 바람에 대한 대비보다 다설에 대한 대비로 뜨럭을 설치하였다. 울릉도 가옥에서 볼 수 있는 우데기와 가옥 벽 사이 공간인 쭉담, 동해안 가옥의 뜨럭은 같은 기능을 하지만 형태적으로 차이가 크다. 뜨럭은 바닥보다 높은 턱으로 거주자가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공간 역할을 하지만 외부 공기를 막는 벽이 없다. 호남지방의 까데기도 우데기와 비슷하지만, 우데기가 연중 설치되어 있는데 반하여 까데기는 겨울철에만 설치한다. 호남지방은 여름철에 무더워서 까데기를 연중 설치하기 어렵다. 제주도에서는 풍체가 까데기와 비슷한 기능을 한다. 여름철에는 받침대를 받쳐서 차양 역할을 하지만, 겨울철 혹한 날씨에는 받침대를 치워 북서 계절풍과 눈보라가 몰아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바람이 강한 도서지방 가옥의 경우 굴뚝을 높게 만드는 것이 또 다른 특징이다. 바람이 강한 곳에서는 굴뚝을 높게 만들어 아궁이에 지피는 불이 방고래로 잘 들게 하려는 것이다. 굴뚝을 낮게 만들면 연기가 역류하여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바람이 강한 도서지방을 포함하여 강화도, 예산, 태안반도, 전라남북도 해안 등 해안 지방의 전통 가옥에서 높은 굴뚝을 쉽게 볼 수 있다.

여름철 무더위는 주민들에게 고통이지만, 한반도에서 벼농사가 가능하게 한 중요한 조건이다. 벼는 아열대 작물로, 여름철에 기온이 낮으면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 여름철 기온이 이상적으로 낮은 해의 벼농사는 흉년일 가능성이 높으며, 1980년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우리나라 쌀 곡창지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전주의 1980년 8월 평균기온은 23.3℃로 평년보다 3℃ 낮았으며, 그해 벼농사는 전국적으로 흉작이었다. 여름철 기온이 낮은 서유럽에서는 벼 재배가 불가능하여 주곡으로 밀이나 감자를 재배한다. 은 추위와 건조한 환경에 잘 적응하는 작물이며, 감자도 대표적인 내한성 작물이다. 이런 차이가 유럽과 아시아 문화의 근본적 차이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벼농사는 밀 재배와 달리 물관리가 필요한 농업이다. 즉, 물이 필요한 시기에 물을 대어 줘야 하고 때로는 물을 빼 주기도 해야 한다. 물관리는 개인이 하기 힘든 작업으로 여러 주민이 모여서 공동으로 힘을 모아야 가능하다. 그러므로 벼농사 지역에서는 물관리를 위한 조직이 필요하고 조직을 담당하는 책임자가 있어야 한다. 일찍부터 우리나라에 마을의 향약, 등이 있었던 것은 이런 공동체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가 밀을 주식으로 하는 서양인들에 비하여 이웃의 눈치를 보는 문화는 일찍부터 발달한 공동체 문화의 영향이라 할 수 있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남북으로 긴 반도이므로 남과 북의 기후 차이로 인하여 주요 농작물의 분포에도 영향을 미친다. 남부지방에서는 벼농사가 지배적이지만, 기온이 낮은 북부지방으로 갈수록 벼농사가 어려워진다. 이런 차이는 설음식에 반영되어 남부지방에서는 설날 아침에 차례상에 떡국을 올리지만, 북부지방에서는 만둣국을 올린다. 서울처럼 중간에 끼어 있는 지역에서는 떡만둣국을 올린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랭한 겨울과 무더운 여름을 극복하기 위한 음식이 발달하였다. 겨울을 극복하기 위한 대표적 저장 식품인 김장 김치도 기후의 영향을 잘 보여 준다. 지역별로 김장 시기의 차이가 있어서 남부에서 북부지방으로 갈수록 이른 시기에 담근다. 지역별로 김장 김치의 맛 차이도 있다. 기온에 따라서 김장이 익는 시기가 다르므로 지역마다 간과 양념을 다르게 한다.

예를 들어, 호남지방의 김치는 간이 강하고 고추와 각종 해산물 등 양념이 다양한데 반하여, 겨울철 기온이 낮은 평안도에서는 동치미를 주로 담근다. 동치미는 간을 약하게 하여 삼삼한 맛을 내며 고춧가루를 거의 넣지 않는다. 잘 익은 동치미 국물은 시원한 음료수와도 같은 맛을 낸다. 또한, 예로부터 전해오는 우리의 전통 음식 가운데 계절에 따라 먹는 세시음식도 기후와 관련된 문화라고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삼복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보양식이 있다. 예를 들면, 삼계탕과 같은 뜨거운 국물 요리를 먹고 체력을 보강한다.

참고문헌

단행본

이승호, 『기후학』(푸른길, 2022)
이승호, 『한국의 기후&문화 산책』(푸른길, 2009)
• 항목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사실과 다른 내용, 주관적 서술 문제 등이 제기된 경우 사실 확인 및 보완 등을 위해 해당 항목 서비스가 임시 중단될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단,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ID
저작권
촬영지
주제어
사진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