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장흥군 유치면 보림사에 있는 「보림사보조선사창성탑비」(보물, 1963년 지정)를 썼다. 884년(헌강왕 10)에 건립된 이 비의 비문은 김영(金穎)이 짓고 무주곤미현령(武州昆湄縣令) 김원과 전 병부시랑 김언경(金彦卿) 두 사람이 서로 다른 글씨체로 쓴 특이한 예이다.
약 2천자의 긴 비문 중 첫머리 부분부터 7행의 ‘禪’자까지는 김원이 해서체(楷書體)로 썼고, 그 이하는 김언경이 행서체(行書體)로 썼다. 이 탑비는 우리나라 서예사상 글씨를 쓴 사람의 이름이 기록된 최고(最古)의 예로서 의의가 크다. 김원의 글씨는 중국 당나라 초기의 대가 구양통(歐陽通)에 가까운 면모를 지니고 있다.
통일신라시대에 유행했던 구양순체(歐陽詢體)의 종류이면서도 그 자획의 처리가 강경하여 힘이 배어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결구가 허술한 부분이 몇 군데 있지만, 서가의 개성이 분명하게 드러난 통일신라 비문 중 대표적인 명품이다. 이 비문의 탁본은 중국의 청나라에도 소개되어, 금석연구가 엽창치(葉昌熾)의 저술인 『어석(語石)』에서 서체의 탁월성을 칭송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