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으로 국문 필사본과 활자본이 있다. 필사본은 국립중앙도서관본과 ‘○○각씨젼호녹’이라는 표제가 붙은 구 김동욱(金東旭) 소장본이 있다. 또 ‘○독각시실긔’라는 제명의 이가원(李家源) 소장본이 있는데, ‘노처녀곽독각씨전(老處女郭禿閣氏傳)’이라고도 한다. 활자본은 1923년 영창서관(永昌書館)에서 간행된 『노처녀(老處女)의 비밀』이라는 딱지본에 ‘꼭독각씨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으며, 이 책은 영남대학교 중앙도서관 도남문고(陶南文庫)에 있다.
숙종 때에 전라도 무주 땅에 '꼭두각시'라는 처녀가 살았다. 꼭두각시는 어려서 부모를 잃고 집이 가난하며 얼굴이 못생겨서 늦도록 시집을 못 가고 애를 태웠다. 어느날 골 생원 집에서 구혼이 들어와 정혼을 하고는 기뻐하며 앞날에 대한 희망으로 부풀었다.
그러나 선채(先綵)를 받은 지 3년이 지나도록 신랑인 골 서방이 장가를 오지 않자, 이웃 매파가 찾아와서 아내와 사별한 윤 좌수의 후처로 가기를 권한다. 이에 꼭두각시는 불경이부(不更二夫)의 도리를 내세우며 그 권유를 물리치고는 윤 좌수의 보쌈이 두려워 골 생원 집을 찾아 나선다.
골 생원 집을 찾아가 보니 사는 형편이 말이 아니었고, 신랑도 몸이 온전치 않았다. 그러나 꼭두각시가 혼례를 치르고 마땅한 도리를 지키자, 그 예의범절에 동네 사람들이 감동한다. 그 뒤 우연히 뒷동산에 올라갔다가 금덩이를 얻어, 그 금을 마을 김 부자의 재산과 바꾸어 행복하게 살게 된다.
이 작품은 지체가 낮고 못생긴 여자 주인공이 행복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의 서사는 소설뿐 아니라 판소리 사설, 잡가, 민요, 설화, 민속 인형극 등의 다양한 민속 예술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민요와 설화의 여러 설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꼭두각시라는 개성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인물을 창조하고 있다. 조선 후기에 대단한 인기를 모았던 가사 「 노처녀가」 속 노처녀의 여러 모습이 꼭두각시의 형상화에 영향을 주었으나, 꼭두각시는 「노처녀가」에 등장하는 노처녀의 여러 부정적 모습을 극복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몰락 양반인 골 서방을 양반답지 않은 인물로 형상화하여 양반을 풍자하는 반면, 평민 출신인 꼭두각시를 양반답게 처신하는 것으로 그려 평민층의 신분 상승 의욕을 합리화시키고 있다. 중세 질서를 비판하면서 동시에 수용하는 양면적 작가 의식이 나타난다. 이 작품은 자아의 소망은 어떠한 장애라도 극복하고 실현될 수 있다는 신념을 민담적 세계관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한편, 숭고한 대상을 골계적으로 풍자하고 비장한 체험을 해학적으로 드러내면서 판소리 투의 표현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작품은 중세적 질서가 해체되는 당대의 삶의 양상을 반영하면서 평민층의 현실주의적 의식의 성장을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