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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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혼인을 성사시키기 위하여 중간에서 다리 놓는 일을 하는 여자. 뚜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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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혼인을 성사시키기 위하여 중간에서 다리 놓는 일을 하는 여자. 뚜쟁이.
내용

대체로 중년 이후의 노파들이었으므로 파(婆)·온(媼)이라는 자가 붙었다. 혼인적령기의 자녀를 둔 집을 연줄관계로 찾아다니면서 직업적으로 중매하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남녀 두 사람의 자유의사에 의한 결합은 야합이라 하여 배격하였으므로 매파라는 중간역할이 필요하였다. 경우에 따라서는 직업적 매파가 개입되지 않는 수도 있다. 즉, 서로 잘 아는 집안일 경우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혼인에는 반드시 중간역할이 필요하므로, 이와 같은 경우는 일가친척 중에서 매파를 대신하게 된다.

고구려 건국신화에 주몽(朱蒙)의 어머니 유화(柳花)가 천제(天帝)의 아들 해모수(解慕漱)를 자유롭게 만났다 하여 부모의 내침을 받은 것도 “중매 없이 남자를 따랐다”는 것이 죄목이었다.

유교적 예의를 숭상하던 조선사회에서는 더 말할 나위도 없었다. 정인지(鄭麟趾)가 젊었을 때, 옆집 처녀의 짝사랑을 거절하는 구실로 “내일 중매를 세워서 정식으로 통혼할 것이니 참아달라.”고 달래서 보내고는, 다음날 어머니와 의논하여 이사를 해버렸다는 일화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중매를 업으로 하는 사람은 상민계급의 여인들이다. 내외법이 엄하여 양반 부녀자는 가마가 아니면 쓰개치마를 쓰고 다니던 시절에, 남의 집 안방까지 드나들면서 일이 성사되도록 언변을 토한다는 것은 신분이 천한 여인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더욱이 양쪽 집의 문턱이 닳도록 다녀야 하는 까닭에 매파노릇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우선 변죽이 좋고 설득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성실하여 신용이 있어야 한다. 또한 성사시킨 경력이 많을수록 매파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게 된다. 그러나 그 대가는 속담에 ‘고무신값’이라 하였으니, 신랑과 신부집 형편에 따라 주는 인정의 범위였을 것이다.

고대소설 ≪사씨남정기≫는 무대를 중국으로 잡고 있지만, 신부감 집에 드나드는 매파는 여승이다. 오늘날 매파라는 호칭은 사라졌으나 그 구실은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중매를 직업으로 삼는 부인들도 없지 않으나, 요즈음은 대체로 친구·은사·이웃·친척 혹은 혼인중매단체·기업 등이 그 구실을 대신한다.

집필자
김용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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