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진 다리』는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부터 4장까지는 주인공 연의 유년 시절을, 5장은 식민지 말기 시기를, 6장은 해방기부터 한국전쟁 발발까지를, 7장은 1960년대의 전후 복구를 시대적 배경으로 다루고 있다.
주인공 연은 식민지기와 해방기, 한국전쟁을 겪고 4·19 시기를 겪으며 이념이나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인물이다. 가난한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은 가족들과 함께 야산을 개간하는 일에 몰두한다. 가난을 물리쳐야 자유를 획득할 수 있다는 연의 믿음은 유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은 태평양 전쟁 직전에 헤어진 친구 존 모리스를 떠올린다.
식민지 시기 연의 아버지는 북한 지역의 한 교회에서 종지기를 하였다. 모리스 선교사의 집에서 충직하게 일을 하며 일제 말기 전쟁 물자 동원에 맞서 교회 종을 지키려다 죽음을 당했다. 연의 부모님이 선교사 모리스 집안에서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갔기 때문에 연은 선교사의 아들 존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었다. 태평양 전쟁 말기 모리스 선교사는 신사 참배를 거부했고 결국 한반도에서 추방되었다.
해방 후 연은 자유를 찾아 월남(越南)하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전쟁터에서 다리가 잘리었다. 자신처럼 홀로 월남한 미혜가 미군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다 병을 얻고 실명하자 연은 미혜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린다. 연은 한국전쟁에서 다리가 잘려나갔지만 자유를 반드시 쟁취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개척단에 들어가 산지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 가난으로부터 해방될 때만이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연은 황폐한 땅을 낙토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최선을 다했지만, 연과 미혜 그리고 개척단의 동료들에게는 또 다른 시련이 닥쳤다. 큰 홍수로 개척단의 산지 개발 작업이 난항에 부딪히자, 외부의 도움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해외 구제 사업단 보도를 위해 한국에 온 존과 연은 수해 현장에서 재회한다.
『끊어진 다리』는 남과 북으로 갈라진 분단의 현실을 한국전쟁으로 끊어진 주인공 연의 다리와 홍수에 밀려 끊어진 교각의 다리로 암시한다.
정한숙의 『끊어진 다리』는 주인공 연과 미혜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증언하고 1960년대의 시대적 정신을 탐문하며 분단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