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과실』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는 「길」 · 「내 가슴에」 · 「싸움」 · 「저주(咀呪)」 · 「분신(分身)」 · 「사랑하는 이의 이름」 · 「남방(南邦)」 · 「옛날의 노래」 · 「외롬의 부름」 · 「위로(慰勞)」 · 「밀어(密語)」 · 「재롱」 · 「귀여운 내 수리」 · 「탄식」 · 「기도」 · 「꿈」 · 「유언(遺言)」 · 「유리관 속에」 · 「그쳐요」 · 「바람과 노래」 · 「갱소(甦笑)」 · 「무제(無題)」 · 「탄실의 초몽(初夢)」 · 「들리는 소리를」 등의 24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제2부는 감상문 또는 수필이라고 할 수 있는 「대중없는 이야기」 · 「네 자신(自身)의 위에」 · 「계통(系統)없는 소식(消息)의 일절(一節)」 · 「봄 네거리에 서서」 등 4편이 수록되어 있고, 제3부는 「돌아다 볼 때」와 「의심(疑心)의 소녀(少女)」라는 소설 두 편이 실려 있다.
김명순은 1917년 11월 『청춘』에서 시행한 '특별대현상'에 단편소설 「의심(疑心)의 소녀(少女)」가 3등으로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1924년에 김명순은 『폐허이후(廢墟以後)』의 동인으로 참가하며 시와 소설을 발표했다. 김명순은 1924년에 『조선일보』에도 여러 편의 시와 소설 세 편을 연재했는데, 이 가운데 「돌아다 볼 때」를 개고해서 『생명의 과실』에 실었다.
1917년 잡지 『청춘』의 현상 공모 당선작인 「의심(疑心)의 소녀(少女)」는 노인과 함께 이사 온 소녀 범네를 둘러싼 마을의 근거 없는 소문을 통해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의 폭력성을 비판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여자 주인공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했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를 가진다. 한편 「돌아다 볼 때」는 1924년 3월 29일부터 4월 19일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다. 한성도서주식회사에서 1925년에 출간된 『생명의 과실』에서는 연재본과 달리 주인공인 류소련이 현실을 자각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는 인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생명의 과실』은 여성 작가의 첫 번째 작품집으로 문학사적 의의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