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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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개념
길이가 짧은 형태의 서사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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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길이가 짧은 형태의 서사양식.
내용

장편소설(長篇小說)이나 중편소설(中篇小說)보다 짧은 이야기를 담은 형태이다. 대략 200자 원고지 150매 내외의 길이로 일반적으로 반 시간이나 두 시간 내외에 읽을 수 있는 길이로 보고 있다. 단일한 인상, 단일한 효과 및 통일성이 강조된다.

한국 문학에서는 광의로는 단형서사문학(短形敍事文學)이라는 개념이며, 협의로는 영미(英美)의 짧은 이야기(shortstory)의 역어적 개념(譯語的槪念)이다. 넓은 개념에는 단편소설과 대등하게 열전(列傳)이나 일화(逸話)·민담(民譚) 등도 포함되며 대표적 한 문단편으로 박지원(朴趾源)의 「양반전」·「호질(虎叱)」 등이 있다.

그러나 포(Poe, E, A.)·푸슈킨(Pushkin, A. S.)·고골리(Gogol, N. V.)·체호프(Chehov, A.)·모파상(Maupassant, G. de)·졸라(Zola, E.) 등의 서구 근대작가들의 작품과 영향 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일반적으로 서구적 개념의 수용과 한국 단편소설의 정립이 같은 시기에 성립되었다고 본다.

‘단편’ 또는 ‘단편소설’이라는 명칭이 처음으로 쓰인 것은 『만세보(萬歲報)』(1906)에 발표된 이인직(李人稙)의 「소설단편(小說短篇)」에서부터이다.

최초의 단편집인 안국선(安國善)의 『공진회(共進會)』 (1915)에서도 ‘단편소설’이라는 명칭이 쓰였으며, 서구 단편소설에 대한 개념과 함께 쓰인 것은 김동인(金東仁)의 「소설작법(小說作法)」(1925)에 이르러서이다. 우리나라 단편소설의 초기의 발달 과정은 두 단계의 시기로 구분된다.

이인직·현상윤(玄相允)·이광수(李光洙)·안국선에 의한 근대적 단편소설 형태의 준비기라 할 수 있는 1905년부터 1918년까지의 제1기와, 김동인·염상섭(廉想涉)·전영택(田榮澤)·나도향(羅稻香)·현진건(玄鎭健)이 활약하던 『창조(創造)』의 발간을 전후로 한 1919년부터 1920년대까지의 정립기인 제2기이다.

단편소설은 김동인의 「배따라기」·「감자」, 염상섭의 「표본실의 청개구리」, 전영택의 「화수분」, 나도향의 「물레방아」·「벙어리 삼룡」, 현진건의 「빈처(貧妻)」·「운수 좋은 날」 등의 작품으로 한국 소설사에서 단편소설이 주류적 기본 형태로 자리잡았다.

초기는 사회와 유리된 삶의 미화와 감상적인 감정의 토로 등 미숙성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곧 전대(前代)의 계몽·교훈주의의 목적의식에 맞서 식민지시대의 한국인의 삶의 양상을 보여주는 사실주의의 기틀을 마련하고 소설기법도 발전시켰다.

1920년대 후반의 경향파문학(傾向派文學)의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는 식민지 현실에 대한 반발에 포함되어 한때 문학적 세력을 구축하였으나 곧 퇴조하였다.

1930년대에는 목적성을 표방한 프로문학의 퇴조와 식민지시대의 말기적 시대상황으로 당대의 현실 문제를 직접 다루는 대신 관심을 다원화하면서 단편소설은 예술적 형태로서의 성숙성을 보여주었다.

식민지 도시 사회의 병리적 현상을 자아분열이라는 개체적인 내면심리로 은유한 이상(李箱)의 「날개」나 토속적 서정성으로 몰입한 이효석(李孝石)의 「메밀꽃 필 무렵」은 다원화현상의 대표적인 예이다.

박영준(朴榮濬)의 「모범경작생(模範耕作生)」, 이무영(李無影)의 「제1과제1장(第一課第一章)」, 김유정(金裕貞)의 「동백꽃」, 채만식(蔡萬植)의 「레디메이드 인생(人生)」, 계용묵(桂鎔默)의 「병풍(屛風)에 그린 닭이」, 김동리(金東里)의 「무녀도(巫女圖)」, 주요섭(朱耀燮)의 「사랑손님과 어머니」, 정비석(鄭飛石)의 「성황당(城隍堂)」 등이 이 시기에 속하는 작품들이다.

이 시기는 순수 농민소설의 출현 및 인간성과 생명의식에 대한 관심, 전통적 무속의 세계관을 통한 인간조명 등을 중심으로 한 소설기법의 세련미와 작가적 개성의 융합으로 현대문학사에서 단편소설의 절정기를 이루었다.

전대의 김명순(金明淳)·박화성(朴花城)에 이어 강경애(姜敬愛)·백신애(白信愛)·이선희(李善熙)·최정희(崔貞熙)·김말봉(金末峰)·장덕조(張德祚) 등의 여류작가가 등단하기도 하였다.

한국 문학의 최대 암흑기라 할 1940년대 초반은 부일문학(附日文學)으로 변절하거나 옥고를 치르고 절필하는 등 문인들의 고난시대였다.

이 시기에는 우울하고 폐쇄적인 상황을 기록하거나 근원적이고 토착적인 것의 추구에 기대어 비정치적 순수성을 유지함으로써 살길을 모색하였는데, 김동리·황순원(黃順元)·오영수(吳永壽) 등이 주목된다.

광복 이후 암담하였던 식민지시대의 결산과 광복에 의한 고향회귀나 남북분단화와 그에 따른 실향민의 고통을 소재로 하는 작품들이 나왔다. 역사의 전진과 퇴보가 교차하는 현실 속에서 이어진 6·25전란 및 남북분단은 전쟁이라는 극한상황 속에서의 인간조건이나 역사인식을 문제삼는 작품들을 낳았다.

한편 1950년대의 외국 문학의 수용은 순수문학을 지향하면서 문학기법 등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였으나, 참여문학과의 첨예한 대립의 시발점이 되기도 하였다.

이 참여문학은 다음 시기의 리얼리즘 문학, 민중의 문학, 민족문학 및 제3세계의 문학으로까지 연결된다.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에 이르는 이른바 도시 산업사회의 경제구조가 빚는 인간성의 파괴 및 자기동일성의 상실성은 특히 이 입장과 관계가 깊다.

참여문학은 순수문학으로부터 문학의 기법이나 예술로서의 자율적 원리를 수용함으로써 목적성에 기운 일반성의 한계를 보완하면서 문학을 개진시키고 폭을 넓혀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학사적 조감 속에서 현대 단편문학은 생의 단면이나 단일 사건에 역사원리와 현실인식을 투영시키는 문학기법을 발전시키면서 한국 현대문학에 기여해왔다.

참고문헌

『소설원론』(조남현, 고려원, 1982)
『한국현대소설사』(이재선, 홍성사, 1979)
『한국문학사』(김윤식·김현, 민음사, 1973)
「한국근대문학형성과정론연구사」(조동일 외, 『근대문학의 형성과정』, 문학과 지성사,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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