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가비’라고도 한다. 솥과 비교할 때 솥은 고정시키고 다리가 붙어 있는 모양에서 시작하였으나, 냄비는 이동에 편하게 만들고 다리가 없으며 반드시 손잡이가 달린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 쓰던 쟁가비는 초두(鐎斗)라 하였는데, 한편에만 매우 긴 손잡이가 달려 있다. 이것은 현재의 냄비와 같은 기능의 조리용구이며 청동제와 철제 등이 쓰였고, 조선시대에는 놋쇠로 만든 것도 쓰였다. 한편에 달린 긴 손잡이는 장작불과 같이 불꽃이 있는 연료에 쓰기에 매우 기능적인 것이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전골냄비라 하여 전골을 끓일 때만 쓰는 냄비가 등장하였다. 이것은 무쇠제품으로, 모양은 가운데가 옴폭 패어 국물이 끓을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주변은 넓적하게 넓은 전이 둘러져 있어 여기에서 고기가 익을 수 있게끔 만들어진 것이다. 그 모양이 마치 전립을 젖혀 놓은 것과 같다 하여 전립과(氈笠鍋)라 하였다.
이 전골냄비는 『임원십육지』 섬용지(贍用志)에 의하면 왜(倭)에서 시작된 것이 우리나라에까지 전래된 것으로 되어 있다. 또한, 『임원십육지』에는 보과법이라 하여 놋쇠나 무쇠로 된 냄비의 일부분이 깨졌을 때 수리하는 법도 기록되어 있다. 오지냄비는 도기로 된 냄비이며 모양이 작은 솥모양의 것이 많다.
오지냄비를 사서 처음 쓸 때에는 달걀 흰자에 백반가루를 개어바르고 뭉근한 불에서 두세 번 물을 끓여낸 다음에 쓰면 깨질 염려가 없다. 지금은 냄비가 크기와 모양 등에서 매우 다양해졌으며, 소재별로는 알루미늄·알루마이트·스테인리스스틸·법랑·무쇠·오지·구리제품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