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춘향가」는 현재 가람본( 신오위장본(申五衛將本))과 새터본으로 남아 있다. 새터본은 강한영 선생이 가람본을 연구용으로 등서(謄書)한 것이므로 실제는 가람본이 「동창춘향가」로 유일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가람본에는 "동창일운여창(童唱一云女唱)"이라는 구절이 있고 "여창과 동창은 사설이 같되 혹 넘나들기도 한다."라고 쓰여 있다. 「동창춘향가」는 그간 어린 소리꾼이 부르던 판소리로 이해되기도 하였으나, 판소리 초보자를 교육하기 위한 사설을 동창이라고 불렀을 가능성도 있어 좀 더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후자의 관점에서, 「동창춘향가」는 신재효(申在孝)가 소리꾼의 가창 능력이나 성별, 수준, 혹은 향유층 등을 고려하여 사설을 정리하고 교육하였음을 보여 주는 실례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다른 「춘향가(春香歌)」와 「춘향전(春香傳)」에 비하여 길이가 짧다. 이 작품은 춘향과 이 도령이 광한루에서 만나 사랑을 맺고 이 도령 아버지의 상경으로 서로 헤어지게 되는 사건까지 구성되어 있다. 이를 미완성으로 보기도 하지만, 오히려 신재효는 「동창춘향가」의 이야기를 오리정 이별에서 멈춤으로써 당대의 현실적인 사랑을 그려내고자 했다고 볼 수도 있다. 「동창춘향가」에는 춘향의 신분이 기생으로 설정되어 있고 방자 역할이 강조되어 있다. 또한 인물들의 대화나 표현, 우리말과 육담(肉談) 등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어 생동 발랄한 느낌을 준다. 삽화나 사설, 재담(才談), 인물의 성격과 행동 등은 당대 판소리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다.
「동창춘향가」에서는 춘향과 이 도령은 물론이고 방자와 월매, 이 도령의 아버지까지도 각기 살아 있는 자기 목소리를 낸다. 등장 인물을 골계적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신재효가 「춘향가」를 만들 때 서민층을 대상으로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남창춘향가」(男唱春香歌)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보다 성숙하고 품위있게 그려지고 있다는 점과 대비된다. 「남창춘향가」가 장부의 사랑을 그린 데 비하여 「동창춘향가」는 16세 소년, 소녀가 겪는 치기 어린 사랑을 그리고 있다. 이것은 「동창춘향가」의 사실 정신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이 작품은 현실적인 인식에 기초하여 세계에 대응하는 개인의 지향과 그 좌절을 드러내고 있다. 현실적으로 춘향과 이 도령의 결연은 이루어질 수 없음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이러한 점에서 「동창춘향가」의 세계관은 매우 냉혹한 현실을 그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동창춘향가」는 오리정에서 남녀가 이별을 하는 것을 결말로 그림으로써 현실의 비극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동창춘향가」의 전반부에는 당대 전하던 판소리 사설의 생생한 모습이 담겨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작품은 19세기 후반 판소리 사설의 실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서의 가치가 크다.
이 작품의 일부는 이날치(李捺致) 창본의 사설에 수용되어 김제 지방의 김이수(金二洙)를 비롯한 여러 소리꾼의 판소리 사설로 전승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