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를 전승지역의 특징에 따라 구분하는 것으로 전라도 동부지역에 전승되는 소리를 동편제라고 한다. ≪조선창극사 朝鮮唱劇史≫ 대가닥조에서 처음으로 동편제·서편제·중고제 등으로 구분하였다.
전승지는 전라도 동부지역으로 섬진강을 중심으로 동편지역, 즉, 운봉·순창·구례·흥덕 지방 등이며, 웅건(雄健)하고 청담(淸淡)하며 호령조가 많은 우조(羽調) 분위기의 판소리가 특징이다.
시작이 썩 진중하고 구절의 끝마침을 되게하여 쇠망치로 내려치는 듯이 노래한다. 일반적으로 굵직한 시김새를 사용하며, 마디마디 엄성이라 하여 무거운 발성을 쓴다. 부침새(노래말을 선율에 붙이는 것)는 비교적 굵게 구사되며, 소리의 끝은 구절마다 음을 짧게 끊는 경우가 많다.
소리의 들거나 뉘는 것도 제에 따라 다른데, 동편제에서는 꼬리를 드는 경우가 많다. 동편제는 서편제보다 음을 높게 들어내는 발성이 많아서 흔히 ‘들고 나가는 소리’라고 한다. 또한 동편제는 서편제에 비해 우조나 평조(平調)를 많이 쓰며, 비교적 빠른 장단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동편제 소리는 송흥록(宋興綠)의 법제를 표준으로 하여 전승되어 온 것이다. 송흥록의 소리제는 그의 아우 송광록(宋光綠)과 송흥록의 수제자인 박만순(朴萬順)에게 전승되었다. 다시 송광록의 소리제는 그의 아들 송우룡(宋雨龍)에게 이어졌고, 송우룡의 소리제는 송만갑(宋萬甲)·전도성(全道成)·유성준(劉聖俊)·이선유(李善裕)·송업봉(宋業奉)에게 전승되었다.
송만갑은 송씨 가문의 소리제를 이어 받았으나 정창업(丁昌業)의 소리제를 듣고 자신의 소리를 바꾸어 불렀기 때문에 송우룡에 의해 가문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송만갑의 소리제는 그의 제자 장판개(張判介)·박중근(朴重根)·박봉래(朴奉來)·김정문(金正文) 등 수많은 제자에게 전승되었다.
박록주(朴綠珠)·김초향(金楚香)·김연수(金演洙)·박초월(朴初月)·김소희(金素姬)도 한때 송만갑에게 소리를 배운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