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6판. 1958년 가톨릭출판사에서 발간하였다. 이 작품은 전(全) 3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편은 1957년 9월 10일부터 1958년 1월 20일까지 『경향신문』에 연재되었고, 제2편은 「토끼와 돼지」라는 이름의 단행본으로, 제3편은 「비둘기가 돌아오면」이라는 이름으로 1960년 6월 18일부터 1961년 2월 1일까지 다시 『경향신문』에 연재, 완결되었다.
이 동화는 모래알을 의인화하여 상징적인 아동상으로 형상화시킴으로써 6·25를 전후해서 나타난 사회의 부패상을 그린 것이다. ‘고금’은 모래알의 이름이다. 이 작품은 모래알을 의인화하여 ‘나’라는 일인칭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처음에는 심술궂은 임이식이라는 아이의 호주머니에 들어가서 임이식과 그의 친구들이 벌이는 소꿉놀이를 통하여 정치가·은행가·사장 등의 부조리한 관계를 그렸다. 다음에는 임이식의 누나인 선희라는 소녀의 집으로 가서 그 부모의 비극적 애정 이야기를 펼쳐놓고, 다시 창수와 용길이라는 구두닦이 소년의 생활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이 작품은 이야기가 일관성 있게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아라비안나이트」의 수법처럼 여러 개의 이야기를 연결시켜 주제의 집중적 통일을 꾀하는 방법을 썼다는 점에서 매우 특이하다. 또한, 등장인물은 사회의 여러 부정적인 면을 대표하는 어떤 유형적인 상징성을 띠고 있다. 이러한 등장인물들을 통하여 인정 세태를 풍자하는 방법이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