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인 대흥사(大興寺)의 부속 암자이다. 대흥사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두 곳에 있으며, 편의상 북 미륵암과 남 미륵암이라고 부르고 있다. 두 암자의 창건에 관한 기록은 전혀 전하지 않는다. 다만, 북 미륵암은 1754년(영조 30)에 영탁(永鐸)이 중수하였으며, 이곳에서 유일(有一) · 행인(幸仁) · 혜장(惠藏) 등의 고승들이 배출되었다.
2005년 국보로 지정된 대흥사 북 미륵암 마애여래좌상과 1963년 보물로 지정된 대흥사 북 미륵암 삼층석탑이 있다. 이 삼층석탑에서 건너다보이는 봉우리에 같은 형식의 2004년 전라남도 문화재자료(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된 북미륵암동삼층석탑이 있는데, 계곡을 사이에 두고 대칭으로 서 있는, 흔히 찾아볼 수 없는 경우이다. 북미륵암동삼층석탑에서는 1970년에 3구의 금동불상이 발견되었으며, 현재 이 불상들은 대흥사성보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또한, 북 미륵암과 대칭을 이루며 남 미륵암이 두륜봉(頭輪峯) 아래에 있는데, 이곳에도 전실(前室)이 없어 이끼가 끼어 있는 선각(線刻)의 미륵불이 조각되어 있다.
북 미륵이 양각임에 대하여 남 미륵이 음각이라는 점에서 남북 음양 두 미륵에 대한 재미있는 설화가 있다. 즉, 구전에 의하면 음각의 남 미륵은 남자가 조성하였고, 양각의 북 미륵은 여자가 조성하였다고 한다.
이들은 모두 제석천(帝釋天)의 화신이 하강하여 남북에 각각 조성한 것인데, 음각과 양각으로 한 것은 음양의 조화를 나타내기 위함이었다 하며, 제석천이 두 미륵을 조성할 때 해가 빨리 넘어가므로 천동천녀(天童天女)가 해를 가지 못하게 매었다 하여 만일암(挽日庵)이라는 암자가 생겼다고도 전하는데, 이 만일암 터는 남북 미륵암의 중간 지점에 있다.
남 미륵암에는 현재 토굴(土窟)이 있어 수행하는 승려가 거주하며, 최근 고려 때의 것으로 보이는 납석(蠟石:기름 같은 광택이 있고 만지면 매끈매끈한 암석. 곱돌)으로 만든 여래좌상 1기가 발견되어 봉안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