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12책. 행·초서체. 매 책마다 크기가 다르나 평균 39.5×31.5㎝이다. 원래는 14책이었으나 실본으로 11책이 남아 있다. 그 일기의 일부는 필자의 문집인 『미암집』에 초록, 기재되어 있다.
지금 남아 있는 것은 1567년(선조 즉위년) 10월 1일부터 1577년 5월 13일 그가 죽기 전일까지의 약 10년 동안의 친필로 쓴 일기이다. 약자·속자가 간혹 사용되었고, 오탈(誤脫)과 연문(衍文: 쓸 데 없는 글)이 간혹 개재해 있으며, 중간에 파손, 마멸된 자구와 약간 빠진 것도 있다.
명종 말 선조 초의 여러 가지 사건, 관아의 기능, 관리들의 내면 생활, 본인이 홍문관·전라도감사·사헌부관원 등을 역임하면서 겪은 사실들을 비롯해, 당시의 정치·사회·경제 상태와 풍속 등을 기록하였다.
각 책의 기재 내용을 살펴보면, 제1책은 1567년 10월 1일에서 1568년 3월 29일까지, 제2책은 1568년 3월 29일에서 12월 5일까지, 제3책은 1569년 5월 22일에서 12월 30일까지, 제4책은 1570년 4월 24일에서 7월 8일까지, 제5책은 7월 9일에서 12월 25일까지, 제6책은 12월 26일에서 1571년 12월 3일까지가 기록되었다.
제7책은 1572년 9월 1일에서 1573년 5월 26일까지, 제8책은 1573년 6월 1일에서 12월 30일까지, 제9책은 1574년 정월 1일에서 같은 해 9월 26일까지, 제10책은 1575년 10월 27일에서 1576년 7월 29일까지를 기록하였다. 제11책은 부록으로서 저자와 그 부인 송씨(宋氏)의 시문과 잡록이 각각 수록되어 있다.
1936∼1938년에 5책으로 조선사편수회에서 『조선사료총간(朝鮮史料叢刊)』 제8로 두주(頭注)·방주(旁注)를 곁들여 간행한 바 있다. 전라남도 담양군 대덕면 장산리에 소장되어 있다.
이 책은 조선시대의 개인 일기로는 가장 방대한 것이다. 따라서 사료로서의 가치가 매우 크며, 이이(李珥)의 『경연일기(經筵日記)』와 함께 『선조실록』의 기사 사료가 되었다. 특히, 동서분당 전의 정계의 동향과 사림의 동태, 감사의 임체(任遞: 부임과 교체)와 순력(巡歷) 및 감사의 직무 수행, 경재소(京在所)와 유향소(留鄕所)의 조직과 운영, 중앙 관료와 지방관과의 관계에 관한 중요한 자료가 많이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