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기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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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문자
개념
성대 · 인두 · 구강 등 소리를 내는 데 쓰이는 신체의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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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성대 · 인두 · 구강 등 소리를 내는 데 쓰이는 신체의 기관.
내용

발음기관에는 호흡을 조절하는 횡격막(橫隔膜)과 폐장(肺臟)을 비롯하여, 목소리를 내는 데 쓰이는 성대(聲帶)와, 목소리를 고르는 데 쓰이는 인두(咽頭), 구강(口腔) 및 비강(鼻腔) 따위가 있다.

원래 인간의 발음기관이란 언어생활을 위한 기관으로 쓰이기에 앞서서 생명을 유지하고 생활하는 데 필요불가결한 기관이다.

우선 횡격막과 폐장은 산소공급을 위한 호흡에 없어서는 안 될 기관이며, 음식을 씹고 물을 마시고 맛을 보고 냄새를 맡는 데에는 입안의 혀 · 입술 · 이 · 코가 이용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일차적으로 목숨과 삶에 필수적인 기관을 인간은 언어생활을 위한 발음기관으로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발음기관은 그 기능에 따라 발동부(發動部) · 발성부(發聲部) · 발음부(發音部)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횡격막과 폐장 및 기관(氣管)으로 구성되는데 주로 발음에 필요한 기류를 공급하는 구실을 한다. 풍금이나 아코디언 같은 악기를 연주할 때에 바람이 필요하듯이 인간이 내는 대부분의 말소리도 공기를 공급하지 않으면 발음할 수가 없다. 발동부를 자동차에 비유하면 기름과 엔진에 해당한다.

인간의 호흡은 횡격막과 폐장의 연계동작으로 이루어진다. 횡격막을 아래로 내리고 늑골을 상승, 팽창시키면 밖의 공기가 코와 입을 통하여 성문(聲門)과 기관을 거쳐 폐 속으로 들어오게 되고, 이와 반대로 횡격막을 올리고 늑골을 하강, 수축하면 폐 안에 있던 공기를 몸 밖으로 내보내게 된다.

전자가 들숨이 되고 후자가 날숨이 된다. 인간의 말소리는 날숨을 이용하여 발음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으나 일부 아프리카 언어에는 들숨으로 발음하는 소리가 쓰이기도 한다. 흐느끼는 소리나 코고는 소리도 흔히 들숨으로 난다.

주로 기관의 위에 있는 후두(喉頭)와 그 안에 있는 성대로 구성되는데 폐에서 기관을 거쳐서 올라온 공기의 힘으로 목소리[聲]를 내는 구실을 한다. 후두는 연골(軟骨)로 된 통의 모양을 하고 있으며 [그림 1] 과 같이 환상연골(環狀軟骨)과 갑상연골(甲狀軟骨) 및 피열연골(披裂軟骨)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 방패 모양을 한 갑상연골은 남자의 목 앞으로 불거져나온 연골이어서 육안으로도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져서 확인할 수 있다.

환상연골과 피열연골은 성대를 여닫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한다. 성대는 피열연골의 안쪽 돌출부와 갑상연골의 가운데 부분에 연결되어 있는데 근육과 인대(靭帶)로 된 입술과 같은 모습을 띠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성대란 용어는 적합하지 않으나 전통적으로 써오는 낱말이다. 성대의 위에는 성대와 비슷한 모양을 가진 가성대가 있다.

다음은 목소리가 나는 과정, 즉 발성의 과정을 간추려보면, 위에서 기술한 피열연골 및 이와 관련된 근육의 동작으로 성대를 닫을 수도 있고 열 수도 있다. [그림 2] 에서 보듯이 보통 호흡을 할 때나 무성음을 낼 때에는 성문이 열려 있다.

그러나 발성을 할 때에는 두 성대를 접근시켜 완전히 닫아야 한다. 만일 이 때에 성대의 폐쇄가 불완전하여 피열연골 부분이 조금 열리고 그 사이로 기류가 빠져나가게 되면 속삭임소리(whispered voice)가 난다. 그러므로 완전한 발성을 하려면 두 성대를 완전히 접촉시켜서 닫고 폐에서 올라오는 기류의 힘으로 이를 떨게 해주어야 한다.

성대의 진동은 양상이 복잡하나 고속으로 촬영한 사진을 통해서 관찰하면, 주기적으로 성대를 여닫음에 따라 성대의 진동은 수평으로 이루어지며 두 성대가 서로 맞붙을 때는 성대의 아랫부분이 먼저 닿힌 다음 접촉점이 점점 위로 올라가며, 맨 윗부분이 맞닿는 순간에는 이미 아랫부분이 열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폐에서 올라오는 압축된 기류는 닫힌 성대 사이를 성대의 아랫부분부터 뚫고 올라가면서 열어놓은 다음, 다시 닫히면 또 같은 동작이 반복된다. 이와 같이 성대를 떠나는 공기가 진동을 반복하여 발성을 하게 된다.

두 성대 사이에 있는 짬을 성문(glottis)이라고 하는데, 두 성대가 서로 맞닿아 있으면 성문이 닫혀 있는 것이며 성대가 열려 있으면 성문의 면적도 그만큼 커진다. 성대의 진동으로 나는 목소리는 진동수에 따라서 목소리의 높낮이가 결정된다.

대체로 성별과 연령 및 개인 특성에 따라 진동수가 달라지는데 성대가 길고 두꺼울수록 진동수가 낮아서 소리가 낮으며 반대로 짧고 얇을수록 진동수가 많아 소리가 높아진다. 그러므로 어린이와 여자는 남자보다 소리가 높은 것이 보통이다.

남자의 낮은 목소리는 성대의 진동수가 초당 60에서 70이며, 여자 소프라노의 상한선은 초당 1,200 내지 1,300이다. 그리고 남자 목소리의 평균진동수는 100∼150이고 여자의 평균은 200∼300이다.

성대의 개폐에 따른 진동수가 목소리의 높낮이를 결정하는 데 반해서 성대가 열릴 때의 폭, 즉 진폭(振幅)은 목소리의 크기를 결정해준다. 성문 아래에서 올라오는 기류의 압력이 크면 클수록 진폭이 커져서 소리가 커지고 기압이 낮을수록 진폭이 작아져서 소리도 작아진다.

성대의 위에 있는 발음기관인데 여기에는 [그림 3] 에서 보듯이 인두강 · 구강 · 비강 및 순강(脣腔)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모두 성대에서 발생한 목소리, 즉 후두음(喉頭音)을 고르는 데 쓰이는 공명강(共鳴腔)의 구실을 한다.

인두강은 성대의 바로 위에서 시작하여 구강과 비강으로 연결되는 파이프 모양의 공명강으로서, 성대를 지난 기류가 반드시 통과하여야 하는 통로이다. 인두강은 후두의 상승 및 하강운동과 혀의 전후운동에 따라서 크기와 모양이 달라진다.

즉, 성대를 닫은 채 위로 올리면 그만큼 인두강의 크기가 줄어들며, 반대로 내리면 그만큼 크기가 늘어난다. 또한 모음 ‘ㅗ[o]’를 발음할 때와 같이 혀를 뒤로 후퇴시키면 인두강의 윗부분이 줄어들며 반대로 모음 ‘ㅣ[i]’를 낼 때와 같이 혀를 앞으로 내보내면 그만큼 인두강이 커지기 마련이다.

구강이란 입안을 말하는데, 구강의 크기와 형태는 혀의 움직임으로 말미암아 끊임 없이 그리고 다양하게 변할 수 있다. 따라서, 구강은 단순한 공명강의 구실만 하는 것이 아니고 자음과 모음같은 여러 가지 말의 소리를 분화시키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

인간의 언어에서 쓰이는 여러가지 말소리를 자세히 조음해낼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고 기동성을 가진 혀의 동작에 의해서이다.

구강 안에서 말소리를 내는 데 관련이 있는 발음부를 밖으로부터 안쪽의 순서로 살펴보면, 아래 · 윗입술, 아래 · 윗니, 윗잇몸[齒莖, alveolar ridge], 센입천장[硬口蓋, hard palate], 여린입천장[軟口蓋, soft palate], 목젖[口蓋垂, uvula] 등이 있으며, 구강의 바닥을 이루면서 입천장을 향하여 있는 혀는 혀끝[舌尖, tip of tongue] · 혀날[舌端, bladeof tongue] · 앞혀[前舌, front of tongue] · 뒤혀[後舌, back of tongue] · 혀뿌리[舌根, root of tongue] 등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그림 4] .

이들 구강 안의 발음부위는 능동부와 수동부로 나뉜다. 능동부란 아랫입술 · 아랫니 · 혀 등 주로 아래턱에 있는 부위를 뜻하며, 수동부란 윗입술 · 윗니 · 잇몸 · 입천장 등 주로 구강의 윗부분에 있는 고정된 부위를 말한다.

그리하여 발음을 한다는 것은 주로 아래쪽에 있는 능동부가 위쪽에 있는 수동부로 향하는 상향운동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가령 두입술 소리[兩脣音] p, b, m은 아래턱을 올리면서 아랫입술이 윗입술에 맞닿아서 나는 소리이고, 잇몸소리 t, d, n은 혀끝이 잇몸에 닿아서 나는 소리들이다.

조음을 할 때에는 한 능동부가 그와 마주하고 있는 수동부에 작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자연스럽기는 하나, 그렇다고 하여 하나의 능동부가 마주하고 있는 하나의 수동부와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고 부근의 다른 수동부를 택하여 조음할 수도 있다.

가령 능동부인 아랫입술은 윗입술만 택하는 것이 아니고 윗니를 택할 수도 있으며 혀끝은 윗니 끝, 윗니 뒤, 윗잇몸, 센입천장 따위를 택하여 조음할 수도 있다. 이제 인간이 흔히 말소리의 조음에 이용하는 능동부와 수동부의 상호작용관계와 그에 따라 나는 소리를 제시하면 〈표〉와 같다.

수동부 능동부 말소리
윗입술 아랫입술 p, m, f
윗니 끝
윗니 끝 혀 끝 ð, $, t, s, n, l
윗니 안쪽
윗잇몸
센입천장 앞 혀 i, j, c
여린입천장 뒤 혀 u, o, x, k
인두벽 혀뿌리 ħ
〈표〉 주요 조음점

구강이 혀의 꼴바꿈과 운동에 의해서 형상과 크기가 달라지며 그에 따라서 여러 가지 소리를 내는 것과는 달리, 비강은 크기와 형태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공명강으로서의 기능도 단순하다.

m, n, ○ 같은 비자음은 주로 비강을 이용해서 내는 소리들인데, 모두 여린입천장을 아래로 내리고 비강의 통로를 열어놓은 채로 기류를 비강으로 통과시켜서 내게 된다. 또한, 기류를 비강과 동시에 구강으로 통과시켜서 발음할 수도 있는데 이렇게 나는 소리는 프랑스어의 , e, 과 같은 비(음화한)모음이 대표적이다.

순강이란 두 입술을 둥글게 앞으로 내밀어서 이루는 공명강을 뜻한다. 구강에서 조음된 소리라도 밖으로 나가는 마지막 관문인 입술의 모양이 둥그냐, 평평하냐에 따라서 소리값에 차이가 난다.

예를 들면, 앞혀를 센입천장을 향하여 올려서 내는 모음도 입술이 평평할 때는 [i] 와 같은 모음으로 나나, 만일 입술을 둥글게 내민 채로 발음하면 [y] 같은 모음으로 조음된다.

따라서, 두 입술로 이루는 모양, 특히 입술둥글림이 이루어내는 공명강을 순강이라고 부른다. 순강은 위에 말한 모음의 발음뿐만이 아니고 자음을 조음하는 데도 쓰임이 많다.

참고문헌

『국어음운학』(허웅, 샘문화사, 1985)
『한국어의 표준발음』(이현복, 교육과학사, 1989)
Phonetics(Bertil Malmberg, New York ; Dover Publications, 1963)
A Course in Phonetics(Peter Ladefoged, New York ; Harcourt, Brace & Jovanovich, Inc.,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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