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기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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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문자
개념
말소리를 음성학적으로 표시하는 기호.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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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말소리를 음성학적으로 표시하는 기호.
내용

음성기호는 말의 소리를 분명하고 정밀하게 나타내기 위하여 사용된다. 가령 i, a, u는 모음을 나타내는 음성기호이고, p, f, s, ŋ, l 따위는 자음을 표기하는 기호이다.

말의 소리는 흔히 철자법으로 적어서 나타낼 수 있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으나, 실제로 철자법은 말의 소리를 정확하게 드러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영어 철자의 a는 call, calm, back, take, care에서 [ɔː], [aː], [æ], [ei], [ɛə]같은 다른 모음으로 각각 발음되고 있어서 영어를 잘 모르는 이는 철자만 보고는 위의 낱말에서 나는 모음의 소리값을 알 수가 없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낱말의 소리값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kɔːl], [kaːm], [bæk], [teik], [kɛə]등과 같이 음성기호를 이용하여 정밀하게 표기할 필요가 생긴다.

영어에 비해서 실제 발음을 비교적 잘 반영하고 있다는 한국어의 맞춤법도 실제의 발음을 완전히 드러내지는 못한다. 가령, ‘많다’와 ‘많고’는 맞춤법대로 [마ㄴㅎ다]와 [마ㄴㅎㄱㅗ]로 발음되지 않고 [마ːㄴ타]와 [마ːㄴㅋㅗ]와 같이 소리나며, ‘천리’, ‘청량’, ‘적당’, ‘욕망’, ‘열심’은 표준말에서 [철리], [청냥], [적땅], [용망], [열씸]으로 발음된다. 또한, ‘민주주의의 의의’는 [민주주이에 의이]로 소리나, 우리글의 ‘의’가 [의], [이], [에]따위로 발음됨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철자법만으로는 말의 실제 소리값을 정밀하게 나타낼 수 없기 때문에 음성기호를 고안하여 사용할 필요가 생기는 것이다. 음성기호를 필요로 하는 학문분야는 다음과 같다.

① 음성학 및 언어학 : 말의 일차적인 형태는 말소리이므로 음성기호는 바로 언어연구의 필수적인 도구가 된다. ② 외국어연구와 교육 : 외국어와 모국어의 음성적 차이를 연구하고 이를 기록, 교육, 학습하는 데 필요하다.

③ 방언연구 : 각 지역 방언의 말소리 차이를 정밀하게 기록하고 연구하는 데 필수적이다. ④ 언어치료 : 언어장애자의 발음상태를 정밀하게 진단, 치료하는 데 필요한 도구일 뿐만 아니라 언어치료 전문가의 훈련에도 필요하다.

⑤ 통신공학 : 언어와 관련이 있는 통신공학분야에서도 개개 언어의 통수신문제와 관련한 연구와 응용에 음성기호가 필요하다. ⑥ 그 밖에도 표준말 보급, 로마자 표기법, 외래어 표기법 등에도 음성기호 및 이에 관한 지식은 필수적이다.

말의 소리를 적는 데 쓰이는 음성기호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으나 그 중에서 오늘날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국제음성학협회(International Phonetic Association)가 제정한 국제음성문자이다.

1886년에 창설된 국제음성학협회가 1888년에 완성하여 발표한 국제음성문자는 흔히 서양에서 아이피이에이 기호(IPA symbol)라고 줄여서 부르는데, 명칭 그대로 세계의 모든 언어를 원하는 대로 정밀하게 표기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된 것이다.

국제음성문자는 오늘날 유럽의 여러 언어는 물론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세계의 모든 언어와 방언을 음성표기하는 데 쓰이고 있다. 가령, 각 언어의 어학교재와 참고서 및 사전은 거의가 이 음성문자로 발음을 표기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외국어사전과 어학교과서도 모두 국제음성문자로 발음표시를 하고 있다.

국제음성문자는 공표된 이후에도 여러 차례 수정을 거듭하여 왔는데, 현재 널리 보급되어 사용되는 것은 1951년에 나온 수정안이다.

런던대학 음성학과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음성학협회는 그 뒤에도 연구, 수정을 거쳐 1979년에도 최신 수정안을 발표한 바 있으나, 추가된 기호와 세부적인 내용에 다소 차이가 있을 뿐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

음성문자를 이용한 말소리 표기는 흔히 대괄호 [ ]안에 넣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에 비하여 음운표기는 사선(/ /) 사이에 넣는다. 예 : 발[ḅal]/bal/ 또는 /pal/, 넘보다[nəːmboda]/nʌːmboda/, 달리라[{{%145}}aʎʎʎʎiſa] / dallila / pain [p ͪein]/pein/, Spain [spein]/spein/, huge [hju:dʒ]/hju:dʒ/

국제음성문자를 간추려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모음기호

① 전설모음 : ㉠ 평순모음 : i, e, ɛ, a, ㉡ 원순모음 : y, ø, œ, ɶ. ② 후설모음 : ㉠ 평순모음 : ɯ, ɤ, ʌ, a, ㉡ 원순모음 : u, o, ɔ, ɒ. ③ 중설모음 : ㉠ 평순모음 : ɨ, ə, ɐ, ㉡ 원순모음 : ʉ, θ.

국제음성학협회는 위에 든 모음기호가 고정된 일정한 소리값을 나타내도록 하며 [그림]과 같이 모음사각도 위에 배열한다. 위에 소개한 모음 중에서 ɐ, ə, θ를 뺀 나머지 18개의 모음을 기본모음(cardinal vowel)이라고 하는데, 이는 제1차기본모음 i, e, ɛ, a, ɑ, ɔ, o, u와 제2차기본모음 y, ø, œ, ɶ, ɒ, ʌ, ɤ, ɯ, ɨ, ʉ로 나누어진다.

(2) 자음기호

모음기호의 형태를 보면 거의 로마글자를 그대로 쓰거나 다소 모양을 바꾸어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제음성문자의 자음기호 역시 로마글자를 그대로 쓴 것도 있고(예 : p, b, t, d, k, g, m, n, l, r 따위), 희랍글자를 이용한 것도 있으며(예 : Φ, β, θ, ᵡ 따위), 그 밖에 글자를 거꾸로 하거나 획을 더하거나 하여 변형을 한 기호(ʎ ,ɥ, ʁ, ɬ, t, d 따위)도 있다.

이 자음기호들은터짐소리(plosive)·콧소리(nasal)·혀옆소리(lateral)·굴림소리(rolled)·튀김소리(flapped)·갈이소리(fricative) 따위의 조음방법과, 두입술소리(bi-labial)·입술-윗니소리(labio-dental)·이/잇몸소리(dental-alveolar)·말음소리(retroflex)·잇몸-입천장소리(alveolo-palatal)·센입천장소리(palatal)·여린입천장소리(velar)·목젖소리(uvular)·인두소리(pharyngal)·성문소리(glottal) 따위의 조음위치에 따라 배열되어 있다. [표 1]과 다음 면의 [표 2]는 1951년 및 1979년에 공포된 국제음성문자이다.

국제음성문자와 같은 음성기호로 언어를 표기하는 것을 음성표기 또는 음성전사(phonetic transcription)라고 하는데, 음성표기는 표기의 정밀도에 따라서 간략표기(broad transcription)와 정밀표기(narrow transcription)로 구분된다.

간략표기는 주로 중요한 소리의 단위만을 표기하는 데 쓰이며, 정밀표기는 낱낱의 소리를 미세한 차이까지 정밀하게 기록하는 데 쓰인다.

흔히 간략표기는 음운표기와 동일한 원칙하에 쓰인다. 정밀표기에서는 기본적인 음성기호에 여러 가지 보조적인 구별부호(diacritical marks)를 첨가하여 음가표기의 정밀화를 꾀하게 된다. 자주 쓰이는 구별부호는 다음과 같다.

① ∼ :모음기호 위에 얹어 비음화를 표시한다. ã, ĩ(비음화한 a, i). ② o :기호의 위나 아래에 두어 무성화를 나타낸다. {{%152}},{{%153}} (무성의 r과 b). ③ ∨:무성자음기호 밑에 두어 유성음화를 나타낸다. {{%154}}=z.

④ · :음성기호 밑에 더하여 닫힌 음가를 나타낸다. ẹ(닫힌 e). ⑤ c :음성기호 밑에 더하여 열린음가를 나타낸다. {{%156}}(열린 e). ⑥ + :음성기호의 뒤나 아래에 더하여 전진한 음가를 표시한다. o+(전진한 o). ⑦ -:음성기호의 뒤나 아래에 더하여 후퇴한 음가를 나타낸다. e-(후퇴한 e).

⑧ c : 유기음을 나타낸다. tᶜ, pᶜ(파열 뒤에 기식이 따르는 p, t). ⑨ {{#056}} : 윗니 조음을 나타낸다. {{#057}}, {{#058}}(웃니에 혀끝을 대고 조음되는 t, n). ⑩ ː :음성기호 뒤에 더하여 긴 소리를 나타낸다. aː(긴 a).

이제 ‘신림동 네거리의 흙탕물’이라는 말을 보통 발음되는 대로 간략표기법과 정밀표기법으로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간략표기 : [siːllimodoŋ neːgərie hɯktᶜaŋmul }aŋmul]

정밀표기 : [ɕ{{%159}}-ʎʎ{{%159}}-md{{%160}}ŋ n{{%292}}ːɡə-ɕi-e-xktᶜḁ-ŋm{{%162}}+1]

이와 같은 정밀음성표기는 음성학적인 전문연구나 방언의 발음표기, 방언과 표준말의 음성차이 기술, 외국국어와 모국어의 음성차이 기술, 언어장애자의 발음표기 등에 유용하게 이용된다.

한글음성문자는 필자가 한글을 기본으로 하여 고안한 음성기호이다. 1971년 12월 한글학회 50돌 기념 국제언어학자대회에서 이현복(李炫馥)이 ‘한글음성문자 시안’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발표하였다.

그 뒤 몇 차례의 수정을 거쳐서 1981년 ≪국제음성문자와 한글음성문자≫라는 단행본의 일부로 출판되었다. 그 뒤 한글음성문자는 영국·미국·스웨덴·일본 등지의 국제학회 및 대학에서 소개되었으며, 1983년에는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언어박람회에서 훈민정음과 함께 전시되어 소개된 바 있다.

한글음성문자는 언어장애자의 발음 진단에 사용되고 있다. 국제음성문자가 로마자를 바탕으로 한 서양의 음성기호라고 한다면, 한글음성문자는 한글을 활용한 우리 고유의 음성기호이다.

그러나 국제음성문자나 한글음성문자는 모두 음성을 정밀하게 표기하기 위하여 고안되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한글음성문자는 한국어의 음성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어의 말소리를 모두 정밀하게 표기할 수 있다.

한글음성문자가 비록 한글을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졌다고는 하나 그 원리와 활용은 국제음성문자보다도 오히려 더 국제적이며 세계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한글이 원래 인간의 발음기관을 본떠서 만든 글자이므로 민족과 언어를 초월하는 범세계성을 지니기 마련이고, 한글음성문자는 이러한 한글 글자를 바탕으로 하여 더욱 확대, 발전시킨 결과이기 때문이다.

한글음성문자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① 한글 글자를 모두 사용하되 1자1음을 원칙으로 한다. ② 훈민정음의 글자 중에서 현재 쓰지 않는 글자도 활용한다. ③ 그밖에 필요한 글자는 현용 한글 글자를 변형하여 이용한다. ④ 한글음성문자를 이용한 음성표기는 풀어씀을 원칙으로 한다.

한글음성문자는 국제음성문자에 비하여 습득과 활용이 쉽다. 한글음성문자는 강력한 상관성과 응용력이 있지마는 국제음성문자는 그러한 힘이 없기 때문이다. 가령 국제음성문자에서 [d]와 [t]는 같은 위치에서 발음되는 동일계통의 소리이지마는 기호의 형태간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 반면, 한글음성문자의 [ㄷ], [ㅌ]는 분명한 연관성을 보이고 있다. 한글음성문자를 표로써 제시하면 [표 3]과 같다.

참고문헌

『글자의 혁명』(최현배, 정음사, 1947)
『국제음성문자와 한글음성문자』(이현복, 과학사, 1981)
Language and Symbolic Systems(Chao,Y.R.,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68)
The Principles of the International Phonetic Association(I.P.A., London, 1979)
「한글음성문자시안」(이현복, 『한글학회 50돌기념논문집』, 한글학회, 1971)
Korean Specimen(Lee,H.B., Le Ma○tre phonetique, No. 127, London,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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