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중 설화」는 조선 후기 경상북도 영덕 출신의 인물 방학중에 관한 설화이다. 비슷한 유형의 설화로는 「상전을 속여 음식을 빼앗기」, 「상전의 말 팔아먹기」, 「상전의 딸과 혼인하기」, 「떡방아 찧는 여인을 속여 떡 훔쳐 먹기」, 「다른 사람을 속여 대신 포대에 갇히도록 하고 죽음에서 벗어나기」 등이 있다. 방학중은 기득권층을 비판하는 풍자적 인물이자 기존의 사회 질서를 부정하는 트릭스터(tricster)로 나타난다. 「방학중 설화」는 풍자 문학으로서 민중적 비판 의식을 검토하는 데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방학중과 「방학중 설화」에 대한 문헌 자료는 발견되지 않는다. 구비 전승 지역은 방학중의 출생지로 알려진 경상북도 영덕 및 영해 지역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이곳과 교류가 빈번한 안동을 비롯한 경상북도 동북부 지역에 다소 전승되고 있다. 작자 미상의 한문 소설 『신단공안(神斷公案)』(1906년)의 「어복손전」은 방학중 이야기의 내용과 유사하다.
인물 전설로 소화(笑話)나 골계담(滑稽譚)에 해당한다. 비슷한 유형의 설화로는 「상전을 속여 음식을 빼앗기」, 「상전의 말 팔아먹기」, 「상전의 딸과 혼인하기」, 「떡방아 찧는 여인을 속여 떡 훔쳐 먹기」, 「다른 사람을 속여 대신 포대에 갇히도록 하고 죽음에서 벗어나기」 등이 있다. 그밖에 「정만서 설화」 · 「정수동 설화」 · 「김선달 설화」와 중복되는 이야기도 많은데, 이 중 방학중의 설화에만 나타나는 유형 한 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정절이 높기로 소문이 난 어느 과부의 절개를 꺾으면 한턱을 내겠다는 친구들의 말에 방학중은 흔쾌히 나선다. 방학중이 발을 드리워 놓고 바느질을 하고 있는 과부의 방에 들어서니, 과부가 그를 보고 놀라면서 “웬 사람이오?” 하고 묻는다. 방학중이 얼른 “내 서방이요!” 하고 대답하고는 방바닥에 앉으면서, 깔아 놓은 자리를 보고 “이건 뭐요?” 하고 물으니, “그건 자리지요!” 하고 과부가 대답한다. 방학중이 이상하다는 듯이, “우리 고장에서는 ‘하던 자리’라고 하는데, 지방마다 말이 다르군!” 하고는 다시 반짇고리의 가위를 집어 들고서 이름을 물으니 과부가 ‘가시개’라고 한다. 역시 자기의 고장에서는 ‘씹씨개’라고 한다면서 몰래 가위를 자리 밑에 감추어 버리고 나온다. 바느질을 하다가 가위를 찾던 과부는 “여보, 내 서방! 씹씨개 어쨌소?” 하며 소리쳐 묻는다. 그러자 방학중은 태연스럽게 “거 하던 자리 밑에 넣어 두었소!”라고 대답함으로써 과부의 절개를 꺾은 것이 공공연하게 증명되어 친구들로부터 잘 얻어먹는다.
방학중은 가난하고 미천한 시골 사람으로 태어나서 부자와 경쟁해서 이기고, 권력자나 관의 횡포를 속임수로 보복하고, 장사꾼과 서울 사람 등을 골려 주며, 지체가 높고 도덕적인 사람들의 위선을 폭로하는 인물로 나타난다. 이들을 속이고 놀림으로써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기득권층에 대한 비판 의식을 드러낸다. 그러나 자신의 이익을 취하거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귀천을 불문하고 상대방에게 해를 입히는 속임수나 심술을 부리기도 하여 '천하 잡보'라고도 불린다. 방학중은 계층 간, 상하 간, 남녀 간의 사회 질서를 부정하고 무너뜨리는 경계적 인물인 트릭스터(trickster)로서의 성격을 가지며, 조선 후기 봉건 사회의 기존 질서를 해체시키고 근대 사회로 나아가도록 하는 인물이다.
이 설화는 19세기 후반 봉건 사회의 해체와 더불어 근대 서사 문학으로 전환하는 일정한 단계의 문학사적 의의를 지닌다. 「방학중 설화」는 풍자문학(諷刺文學)으로서 기능을 하고 있으며, 민중적 비판 의식을 검토하는 데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