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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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선(권52) / 화왕계
동문선(권52) / 화왕계
현대문학
개념
한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모순과 불합리 등을 비판하고 고발하는 사회적 문학.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풍자문학은 한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모순과 불합리 등을 비판하고 고발하는 사회적 문학이다. 풍자문학은 기존의 권리나 윤리의 허위를 폭로하고 진실을 깨우치는 것으로부터 권력의 횡포를 비판하고 고발하는 데 이르기까지 생생한 삶의 모습을 표상하는 문학이다. 어느 시대에나 늘 있어온 문학양식이지만 사회격변기에 특별히 활성화하는 특징이 있다. 풍자는 어리석음의 폭로, 사악함에 대한 징벌을 주축으로 하는 기지·조롱·반어·비꼼·냉소·조소·욕설 등의 어조를 포괄한다. 한국 문학사에서 풍자소설의 효시는 설총의 「화왕계」와 「귀토설화」이다.

목차
정의
한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모순과 불합리 등을 비판하고 고발하는 사회적 문학.
내용

풍자는 어리석음의 폭로, 사악함에 대한 징벌을 주축으로 하는 기지(機智, wit) · 조롱(嘲弄, ridicule) · 반어(反語, irony) · 비꼼(sarcasm) · 냉소(冷笑, cynicism) · 조소(嘲笑, sardonic) · 욕설(辱說, invective) 등의 어조를 포괄한다.

따라서 문학의 어느 갈래에서나 작가가 전개하는 논의나 교훈이 선행하게 된다. 풍자문학은 유개념의 갈래에 포괄되는 하위개념의 갈래이다. 한국 문학에서는 가전체소설(假傳體小說) · 천군류소설(天君類小說)이나 의인화소설 · 몽유록소설(夢遊錄小說), 실학파의 소설에 풍자가 행해진다.

그리고 일부 사대부층의 한시, 위항인의 한시와 시조, 탈춤 · 판소리 · 인형극, 하층민의 민요 등의 영역에도 나타났던 두드러진 내용적 특질이다. 흔히, 풍자는 해학과 결부시켜 설명되는데, 풍자의 웃음이 공격성을 띠는 데에 반하여 해학의 웃음은 연민을 유발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한국 문학에서의 풍자소설의 효시는 『삼국사기』에 실려 있는 설총(薛聰)의 「화왕계(花王戒)」와 불경을 통하여 전래된 인도의 『육도집경(六度集經)』 권4의 「원숭이와 자라이야기」가 「자라와 토끼」로 정착되었다고 하는 「귀토설화(龜兎說話)」이다.

「화왕계」는 이로써 신문왕에게 풍간(諷諫)하였다는 일화가 있어서 『동문선』에는 「풍왕서(諷王書)」라고 수록되어 있다. 이 「화왕계」는 조선시대에 와서 이이순(李頤淳)「화왕전(花王傳)」으로까지 발전하였다. 「귀토설화」는 본격적인 풍자소설의 정착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리라고 짐작된다.

고려시대에 와서는 무신의 집권으로 몰락한 문인들이 심심풀이로 당(唐) · 송(宋)을 전후하여 성행한 중국의 풍자소설을 애독하고, 그것을 모방하여 현실에 대하여 신랄한 풍자를 가하게 되어 풍자소설의 정착이 본궤도에 올랐다. 이것이 곧 고려시대의 가전체소설이며 의인전기체소설(擬人傳記體小說)이라고도 한다.

가전체소설은 의인화된 소재를 통하여 당시 사회의 정치 · 경제 · 사회의 모순 및 불합리를 계도하였다. 사물에 대한 객관적인 관념과 인간 생활에 대한 합리적 의식을 표현한 가전체문학은 경기체가(景幾體歌)와 함께 당대 사대부의 의식을 대변한 것이며, ‘傳(전)’의 형태를 취한 사실의 기록과 사물을 가탁(假託)한 허구를 결합함으로써 소설형식에 접근하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임춘(林椿)의 술을 의인화하여 도피적이고 향락적인 생활과 정치적 풍토를 비판한 「국순전(麴醇傳)」과 엽전으로 당시의 경제상을 풍자한 「공방전(孔方傳)」, 이규보(李奎報)의 술을 의인화한 「국선생전(麴先生傳)」, 거북을 통하여 실속 없는 인간형의 한 양상을 풍자한 「청강사자현부전(淸江使者玄夫傳)」 등이 있다.

그리고 이곡(李穀)의 대나무를 의인화하여 올바른 정치상을 희구한 「죽부인전(竹夫人傳)」, 이첨(李詹)의 종이를 의인화한 「저생전(楮生傳)」, 석식영암(釋息影庵)의 올챙이를 통하여 부패한 승려들의 각성을 추구한 「정시자전(丁侍者傳)」 등이 있다.

조선사회에서는 소설이 도(道)에 어긋나고 덕(德)을 어지럽힌다 하여 배격하였는데, 음담패설이나 남녀상열(男女相悅)의 소재 대신 유교사상을 소재로 한 천군류와 의인류는 당대의 사회체제 및 인식에 부합하였으므로 더욱 성행하였다.

인간의 심성을 의인화한 천군류에는 임제(林梯)「수성지(愁城誌)」를 비롯하여 정태제(鄭泰齊)「천군연의(天君演義)」, 임영(林泳)「의승기(義勝記)」, 「정기화(鄭琦和)「천군본기(天君本記)」(일명 心史), 정창익(鄭昌翼)의 천군실록(天君實錄), 이옥(李鈺)「남령전(南靈傳)」, 김우옹(金宇顒)「천군전(天君傳)」이 있다.

마음을 의인화한 천군(天君)과, 충신형과 간신형의 인물유형을 중심으로 천군의 나라를 배경으로 사건이 진행되는 천군소설은 뛰어난 풍자로 소설사에서 주목되는 차원 높은 작품들이다. 소재의 현실성이나 적극적인 시대성의 반영, 소설구성의 요건 구비 등을 갖추게 된 조선시대의 풍자소설은 사물의 의인화에서도 소재를 다양화시켰다.

꽃을 의인화한 남성중(南聖重)의 「화사(花史)」와 이이순의 화왕전, 권필(權韠)의 술을 의인화한 「주사장인전(酒肆丈人傳)」과 게를 의인화한 곽색전(郭索傳), 여인의 화장용구를 의인화한 안정복(安鼎福)「여용국전(女容國傳)」 등이 있으며, 동물을 의인화한 「장끼전」 · 「별주부전(鼈注簿傳)」 · 「두껍전(蟾同知傳)」 · 「쥐전(鼠同知傳)」 등이 있다.

이들은 특히 숙종을 전후로 한 귀족문학에서 평민문학으로의 전환과 관련하여 임진 · 병자 두 난 동안 지배계급의 무능력을 실감하게 된 서민층의 풍자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동물의 의인화는 안국선(安國善)「금수회의록(禽獸會議錄)」과 같은 개화기의 소설에까지 계승된다.

고발이라는 풍자의 노골성을 완화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몽유(夢遊)의 기법은 한국 고전문학에서 간접적인 풍자양상으로 소설의 한 유형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꿈의 형태를 빌려 자신의 불만을 마음껏 토로한 것이 몽유류소설이다.

김시습(金時習)「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를 위시한 임제의 「원생몽유록(元生夢遊錄)」, 심의(沈義)「대관재몽유록(大觀齋夢遊錄)」, 윤계선(尹繼善)「달천몽유록(達川夢遊錄)」 · 「피생몽유록(皮生夢遊錄)」 · 「강도몽유록(江都夢遊錄)」, 「운영전(雲英傳)」 또는 「유영전(柳永傳)」으로도 불리는 「수성궁몽유록(壽聖宮夢遊錄)」, 「금화사몽유록(金華寺夢遊錄)」 · 「사수몽유록(泗水夢遊錄)」이 있다. 이 몽유류는 항시 사적 현실에 밀착되어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며, 따라서 작자의식도 문제시된다.

풍자문학은 기존의 권리나 윤리의 허위를 폭로하고 진실을 깨우치는 것으로부터 권력의 횡포를 비판하고 고발하는 데까지 이르는 생생한 삶의 모습을 표상하는 문학에서는 어느 시대에나 늘 있어온 문학양식이었다. 그렇지만 이들이 어디까지나 제한적으로 나타났던 현상임에 비하여, 사회의 격변기였던 조선 후기에 와서는 사대부 · 위항인 · 하층민들의 여러 계층의 문학에서 두루 나타나는 현상으로 증폭되었다는 특질을 지닌다.

김삿갓으로 알려진 김병연(金炳淵)의 육담풍월(肉談風月)과 언문풍월(諺文風月), 권력의 횡포를 비판하는 「토끼전」이나 「두껍전」과 같은 우화소설을 필두로 「흥부전」이나 「춘향전」 · 「적벽가」 등의 판소리, 「봉산탈춤」의 양반춤과장이나 「양주별산대놀이」의 샌님과장, 유랑광대의 공연물인 인형극 제9장의 평양 감사가 꿩사냥을 나갔다가 개미한테 물려 죽는 장면 등이 모두 풍자에 해당한다.

이는 양반사회의 실상을 야유하고 당대 현실의 허위를 공격함으로써 지배층인 양반계층을 풍자하고 있다. 조선 후기의 박지원(朴趾源)의 소설은 풍자문학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사대부층 주인공이 하향적으로 사회악을 풍자하는 「양반전(兩班傳)」· 「호질(虎叱)」 · 「허생전(許生傳)」 등과 하층민의 주인공을 등장시켜 상향적 풍자를 하는 「예덕선생전(穢德先生傳)」 · 「광문자전(廣文者傳)」· 「마장전(馬駔傳)」 등 두 갈래로 크게 나누어진다.

이들은 모두 봉건사회에서 근대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사회체제 및 가치체계의 붕괴를 풍자를 통하여 다루었다. 자서(自序) 및 그의 아들이 쓴 「과정록(過庭錄)」에는 박지원이 세상의 교우관계가 권세와 이익을 따르는 정태를 증오하여 「방경각외전(放璚閣外傳)」으로 구전(九傳)을 엮어 풍자하였다고 밝혀져 있다.

조선 말기의 풍자소설에서는 계급의식이 무너져 평민들이 변질된 봉건사회의 내막을 투시하게 되면서 골계와 해학이 두드러지게 되고 호색풍자(好色諷刺)와 같은 대담한 소재도 다루어졌다. 「배비장전(裵裨將傳)」 · 「오유란전(烏有蘭傳)」 · 「이춘풍전(李春風傳)」 · 「옹고집전(雍固執傳)」 · 「변강쇠전」 등이 이에 속한다.

개화기에 와서는 이해조(李海朝)「자유종(自由鐘)」에서 명명된 토론체소설이 다수 창작되면서 우화의 형식을 빌린 안국선의 「금수회의록」, 김필수(金弼秀)의 「경세종(警世鐘)」, 몽유록의 형식을 빌린 유원표(劉元杓)의 「몽견제갈량(夢見諸葛亮)」, 박은식(朴殷植)「몽배금태조(夢拜金太祖)」, 이보다 「앞선 소경과 안즘방이 문답」 · 「거부오해(車夫誤解)」 · 「향로방문의생(鄕老訪問醫生)」 등의 작품이 풍자문학이다.

이는 민족적 자각을 촉구하는 계몽적 목표에 풍자와 해학을 가미시켜 시대상을 비판하는 정치토론의 문학으로 당시 크게 유행하였다. 이들은 대화체형식과 극적 요소로 된 현실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으로서의 풍자라는 점에서 소설형식이나 소설미학의 관점에서는 미흡한 점은 있다.

그러나 교술적 성격의 몽유록이나 우화소설의 전통을 계승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외에도 신체시 · 신소설 · 신파극에 이르는 평민 지식인들의 정치비판과 사회풍자를 목적으로 문학형식이 널리 차용되었다.

1930년대에는 식민지체제의 사회 · 경제적 탄압이 빚는 모순과 부조리를 간접적으로 또는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방법으로서 풍자적인 수법이 등장하였다. 김유정(金裕貞)「소낙비」 · 「만무방」 · 「총각과 맹꽁이」 · 「가을」과 같은 일련의 농촌사회의 궁핍화의 고통을 웃음으로 치환시켜 형상화한 현실인식의 작품들이 있다.

그리고 채만식(蔡萬植)「레디메이드 인생(人生)」 · 「인테리와 빈대떡」 · 「치숙(痴叔)」 등 식민지치하의 도시 속에서 경제적 고통과 지적 갈등을 그린 작품들이 대표적인 예들이다. 이 작품들은 지식인이 자기풍자의 자조적인 눈으로 본 현실을 그리고 있다.

비난받아야 할 사람을 칭찬하고 칭찬 받아야 할 사람을 비난하는 가치전도(價値顚倒)는 공격성을 지닌 풍자의 단계를 넘어서는 연민을 유발시키는 비극적 아이러니의 전환으로 이어진다. 현진건(玄鎭健)「빈처(貧妻)」 · 「B사감(舍監)과 러브레터」 · 「운수좋은 날」 등의 작품은 비극적 아이러니로의 전환을 보여준 작품들이다.

이 시대에는 김기림(金起林) 등의 모더니즘 시에서도 시적 자아가 도시사회의 인간소외나 현대문명의 비인간성을 풍자, 비판하는 모습이 드러나기도 한다. 또 최재서(崔載瑞)의 「풍자문학론」과 같은 풍자문학에 대한 이론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이후의 문학에서는 과거에 대한 회고적 성격이나 현실체제에 대한 불만을 관찰자적 수법으로 표출함으로써 새로운 시대 내지 미래에 대한 조망을 예시하는 불씨로서 풍자의 수법이 발전하였다. 인간의 구원 및 존재가치의 문제를 우화적으로 형상화한 일련의 전후 문학작품들에서 풍자적 요소가 나타난다.

이는 도시산업화의 비인간화나 경제발전의 음영, 경직된 사회체제의 모순 등을 비판하고 고발하는 문학이다. 이른바 도시산업화시대의 문학에서의 자아동질성 회복을 다루는 작품들이다. 일률적으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공격을 간접화하는 우회통로로서 우화형식을 빌려오고 풍자의 본령인 웃음이 퇴화되어 있다는 특질을 보여준다.

풍자문학은 웃음의 쾌미가 암시하는 강력한 경계와 고발로 하여 다른 양식의 문학에 비하여 의미 부여가 강하므로 문학사에서는 한 시대의 특질을 표상하는 문학작품으로 평가한다.

참고문헌

『한국문학사』(조윤제, 심구당, 1968)
『한국개화기소설연구』(이재선, 일조각, 1972)
『한국문학사』(김윤식·김현, 민음사, 1973)
『한국고전소설연구』(김기동, 교학사, 1981)
『고소설통론』(소재영, 이우출판사, 1983)
『한국근대소설사론』(최원식, 창작사, 1986)
『한국모더니즘문학연구』(서준섭, 일지사, 1988)
「19세기 한국문학의 성격」(서종문, 『19세기한국전통사회의 변모와 민중의식』,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소,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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