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은해사(銀海寺)의 산내암자이다. 사기(寺記)에 의하면 이 절은 국사 혜철(惠哲)이 861년(경문왕 1)에 착공하여 873년에 완공하였으며, 절 주위에 잣나무가 많아서 송지사(松旨寺)라 하였다고 한다.
그 뒤 1546년(명종 1)에 백흥암으로 개칭하였고, 1651년(효종 2)에 중건하였으며, 1677년(숙종 3)에 중수하였다. 1730년(영조 6)에는 보화루(普化樓)를 중건하였고, 1858년(철종 9)에는 청봉(靑峰)이 영산전(靈山殿)을 중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절은 한때 수백 명이 수도하였다고 하며, 규모도 암자로서는 매우 큰 편이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극락전(極樂殿)을 중심으로 영산전·명부전(冥府殿)·문루(門樓)·산신각(山神閣)·선실(禪室)·원주실(院主室)·요사채 등이 있다. 이 중 영천 은해사 백흥암 극락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건물로서 1984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극락전 안의 아미타삼존불을 받치고 있는 영천 은해사 백흥암 수미단은 1968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이 수미단은 높이 1.25m, 너비 4.13m에 5단으로 27등분하여 제작한 목조 탁자로서, 각 면마다 안상(眼象)·봉황·공작·학·용·동자·물고기·개구리·코끼리·사자·사슴 등이 조각되어 있으며, 우리나라 조각미술의 원조(元祖)라고 할 만큼 조각사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이 밖에도 이 절에는 1531년(중종 26)에 간행된 법화경판(法華經板)과 이 절을 거쳐 간 24인의 고승들의 영정(影幀)이 봉안되어 있다. 이 절은 현재 비구니의 수도처로서, 안거(安居) 때에는 수십 명의 비구니들이 정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