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인 해인사의 말사이다. 883년(헌강왕 9)에 왕이 승려 결언(決言)에게 남호(南湖)에다 엄천사(嚴川寺)를 창건하고, 현 위치에 법화암을 짓게 함으로써 창건되었다. 그러나 그 뒤의 역사는 자세히 전래되지 않고 있다.
1950년 6·25 때 본당이 소실되었고, 1951년에 다시 공비들에 의하여 전소되었다. 1955년 옛 위치에 절을 중창하는 것이 어려워 현재의 대포마을에 별원(別院)을 짓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산신각과 요사채 등이 있다.
문화유산으로는 마적(馬跡)이 조화를 부렸다는 석장(錫杖)과 탑을 조각한 탑인(塔印)과 용유담에서 살았다는 아홉마리의 용을 그린 구룡병풍 등이 전한다. 이 가운데 탑인은 세로 34.5㎝, 가로 10㎝의 삼각형 동판의 표면에 13층탑을 조각하고 그 뒷면에 명(銘)을 음각하였다. 이 탑인을 삼각탑인이라고도 하는데, 그 유래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지리산 마적사(馬蹟寺)에 살았던 마적이 신도들간의 어음으로 사용하게 하였다는 설과 엄천사의 계단(戒壇)에서 비구계를 설하고 계첩(戒牒)에 이를 날인하여 수계의 증명으로 사용한 신라 때의 유물이라는 설이 있는데, 후자의 설이 신빙성이 있다. 그러나 탑의 양식이나 명문으로 보아 13세기경의 유물로 추정되며 이 탑인은 엄천사에서 옮겨온 것이다. 이밖에도 왕산사종(王山寺鐘)과 「엄천사기(嚴川寺記)」가 함께 보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