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간(禾竿)’이라고도 한다. 이 장대는 안채의 한쪽 귀퉁이나 외양간 옆에 높다랗게 세운다.
곡식이 든 짚단 밑에 목화송이가 주렁주렁 달린 목화를 매달기도 하고, 또 새끼줄을 여러 개 늘어뜨려 놓기도 한다. 볏가릿대는 지방에 따라 다소 모양이 다르며, 산간지방에서는 가지가 많은 나무를 베어다가 크리스마스 츄리에 장식품을 매단 것처럼 여러 가지 곡식의 이삭과 목화송이를 주렁주렁 매달기도 한다.
정월 대보름날이 되면, 아침 일찍이 집안 어린애로 하여금 이 볏가릿대의 주위를 돌면서 풍년을 들게 해 달라는 말을 해가 뜰 때가지 노래로 부르게 한다. 볏가릿대는 음력 이월 초하룻날에는 거두는데, 이 때 짚단 안에 넣었던 곡식이나 나무가지에 매달았던 곡식은 찧어서 떡을 만들어 먹는다.
떡의 크기는 손바닥만 하기도 하고 새알심만 하기도 하며, 떡 안에 콩이나 팥으로 소를 만들어 넣기도 한다. 이런 떡은 집안 식구끼리 먹지만 머슴이나 하인에게도 나누어 먹인다. 그러나 이웃집에는 나누어주지 않는다.
볏가릿대 행사는 한강 이북에서는 볼 수 없고 한강 이남의 호서지방·호남지방·영남지방에서만 볼 수 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이것은 한민족(韓民族)의 고대의 생활풍습이었고, 따라서 한민족 고토 지역에만 전해진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