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천연기념물 제343호. 지금의 보천군 지역은 원래 함경남도 갑산군에 들어 있었고, 보천은 예전의 보천보(普天堡)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검은돈은 검은담비를 북한에서 일컫는 명칭이다.
검은담비는 흑초(黑貂)라는 이름으로 오랜 옛날부터 알려져 왔다.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초(貂)는 함경도(보천보가 들어 있는 갑산도호부를 포함함)와 평안도의 토산물이었던바, 이것은 대부분 검은담비였으리라고 짐작된다. 1920년대 중반의 조사에 따르면 검은담비의 분포가 한국의 북부와 중부였기 때문이다.
갑산군은 옛날부터 검은담비의 서석지 및 집산지로서 유명하였으나 남획과 서식환경의 인위적 파괴 때문에 근래에는 보천지역에만 희소하게 남아 있을 뿐이라고 한다.
검은담비의 모피는 잘 또는 돈피라고 하여 그 질이 매우 좋은 귀중품이어서 왕실에 진상하여 왔었으며, 그 한 마리의 값은 황소 한 마리의 값이었다고 한다. 이 천연기념물 지대는 전반적으로 해발고도 1,000m를 넘는 높은 산지대이며 침엽수림으로 덮여 있다.
검은담비는 생김새가 족제비와 비슷하며, 크기는 고양이의 작은 종류 정도이나 몸체가 가늘고 길다. 다리는 고양이보다 짧고 꼬리는 푸석하다. 머리는 주둥이 쪽으로 점차 좁아졌고 코는 뾰족하며 귀는 매우 크고 삼각형이다. 털은 길고 촘촘하며 보드랍고, 그 빛깔은 연한 황갈색에서부터 흑색까지 있으며 꼬리 끝은 암색이다.
주로 야행성이고, 봄·여름에는 밤낮 활동한다. 주로 땅 위에서 살며 나무 위로 올라가기도 한다. 겨울이 되면 암컷은 동굴을 찾아 그곳을 근거로 활동하며, 봄이 되면 2∼4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새끼들은 9월경에 독립생활을 시작한다. 식성은 잡식성이며, 여름에는 들쥐·다람쥐·청서·하늘다람쥐·멧토끼 따위를, 가을에는 머루·잣 및 기타 여러 가지 열매를 잘 먹고, 겨울에는 들꿩·멧닭 따위의 야생 조류를 주로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