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하여 생신(生辰)이라고 하며, 글로 쓸 때에는 수신(晬辰) 또는 수일(晬日)이라고 하고, 해학적으로 귀빠진 날이라고 한다. 우리 나라에는 해마다 돌아오는 생일날을 개인적 축하일로 삼는 풍습이 전국적으로 오랜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왔다.
자녀의 생일은 부모가, 어른은 당사자나 성장한 자손이 축하하는 소연(小宴)을 베푼다. 마음이 너그러운 집에서는 하인 또는 머슴까지도 생일상을 차려준다. 생일날 당사자나 그 가족들이 새옷으로 갈아입거나 생업을 쉬는 일은 없고, 다만 생일상을 차려 축하한다.
생일상은 아침에 차리는 것이 보통이며, 평소의 밥상과는 달리 고기·생선·전·약식·떡 등 특별 음식을 차리는데, 특히 미역국과 흰밥을 빼놓지 않는다. 그리고 당사자의 기호에 따라 약주나 소주로 반주를 하기도 한다. 외래객이 없을 때는 가족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서 회식한다.
교우 관계가 넓거나 사회적 명성이 높은 사람 중 이웃 사람이나 친지를 초대하여 회식을 하기도 한다. 초대는 대개 아침에 하지만 저녁에 하는 수도 있다. 초대받은 사람이 반드시 축하금이나 축하품을 가지고 가는 일은 없고 회식에 참석함으로써 축하의 뜻을 표시한다.
다만, 지인으로 연하자는 축하금이나 축하품을 가지고 내방하는 것이 상례이다. 연하자의 축하객에게는 따로 상을 차려줌으로써 답례한다. 예전에는 한시를 지어 음송(吟誦)하면서 청유(淸遊)의 시간을 보냈다. 생일 잔치는 자축의 소연이지 타인이 베풀어 주거나 크게 벌이는 잔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