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고청 설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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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비문학
작품
조선 중기의 학자 서기(徐起)에 관한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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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선 중기의 학자 서기(徐起)에 관한 설화.
내용

고청은 그의 호이다. 천민 출신으로 학덕이 높았던 서고청에 관한 인물전설로, 『매옹한록(梅翁閑錄)』·『해동이적(海東異蹟)』 등에 수록된 문헌 자료와 충청남도 당진, 전라북도 부안 등에서 채록된 구비설화가 있다. 설화의 내용은 서고청의 출생담이 중심이다.

당진에서 채록된 설화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서고청의 어머니는 이진사 집 하인이었는데, 문둥병에 걸려 주인집에서 쫓겨나 유성 온천 근방의 공암(孔岩)이라는 바윗굴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이 때 마침 그곳을 지나던 한 소금장수가 비를 피해 바윗굴로 들어왔다가 여자를 보고 관계를 맺은 뒤, 성만을 가르쳐 주고 달아났다.

그 뒤 여자는 잉태를 하고 문둥병도 나아 다시 주인집에 들어가서 아들을 낳았는데, 이 아이가 바로 서고청이다. 서고청은 종 노릇을 하며 서당에서 어깨 너머로 공부를 하였다. 후에 그는 재주가 인정되어 주인집에서 공부를 시켰다.

친구들이 아비 없는 놈이라고 욕을 하자 서고청은 어머니에게 자기의 출생 사연을 물어서 듣고는 공암 근처에서 술장사를 시작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공암을 바라보고 웃는 소금장수 영감을 만나 웃는 이유를 물어보고, 그가 바로 자기의 아버지임을 확인하고 부자 상봉을 하였다.

그 뒤 서고청은 서당을 개설하여 많은 학동을 가르쳤는데, 서당이 분벽사창(粉壁紗窓 : 하얗게 꾸민 벽과 비단으로 바른 창이라는 뜻으로 주로 여자가 거처하는, 아름다운 방을 이르는 말)이었다. 어느 날 서고청이 출타한 때 한 사람이 찾아와 서당에 똥칠을 하고 사라졌는데, 서고청이 돌아와서 학동들로부터 지함이 그랬다는 사연을 듣는다.

『매옹한록』에는 서고청이 심씨 집(沈忠謙)의 사노(私奴)로 되어 있다. 대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상(沈相)의 모부인이 과부로 살면서 심상을 키웠는데, 서고청을 한 번 매질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문밖에서 갈도성(喝導聲 : 지체 높은 이의 행차 때, 길 인도하는 下隷가 앞에 서서 소리를 질러 행인을 비키게 하는 소리)이 요란해 물어보니, 사대부들이 서고청이 죄를 받는다는 말을 듣고 방문하는 소리라고 하였다. 이에 부인은 서고청을 불러 문자를 아는지 확인하고 아들을 가르치도록 하였다.

서고청이 늘 고개를 숙인 채 엎드려서 아들을 가르치자 부인은 뒤에 서고청에게 양인이 될 것을 허락하였다. 그러나, 서고청은 분수를 범하는 일이라 하여 이를 사양하였다. 서고청은 송익필(宋翼弼)·정충신(鄭忠信)과 함께 삼노(三奴)의 명인(名人)으로 일컬어지는 인물이다.

서고청의 기구한 출생담과 천민의 신분으로 학문을 성취한 이야기는 유능한 인물이 주어진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자아를 실현하는 과정을 보여 준 것으로,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참고문헌

『매옹한록(梅翁閑錄)』
『해동이적(海東異蹟)』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집필자
서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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