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는 세정의 목적에 사용되는 약제이다. 주성분인 계면활성제와 세정의 효과를 도와주는 조제로 구성되어 있다. 예전에는 나무를 태운 재를 물에 우려서 얻은 잿물과 삭은 오줌이 세제로 사용되었다. 조선 시대 책 『규합총서』에는 묵은 때를 뺄 때 콩깍지 잿물이 좋다고 되어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세제로서 비누가 시판되기 시작한 것은 1882년 이후이다. 세제는 사람들의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소비량이 증가하고 그 종류도 다양해졌다. 물체의 성질, 오염의 종류, 사용 방법 등을 고려하여 용도에 맞는 세제가 개발되고 있다.
세정이란 물체의 표면에 부착되어 있는 오염을 제거하여 깨끗하게 하는 작업이다. 세제는 주성분인 계면활성제와 세정의 효과를 도와주는 조제로 구성되어 있다.
예전에는 나무를 태운 재를 물에 우려서 얻은 잿물과 삭은 오줌이 주로 사용되었다. 『삼국지(三國志)』 동이전(東夷傳)에 의하면 각 집에 요류(尿溜)를 두고 오줌으로 손도 씻고 세탁도 하였다고 되어 있다.
또한 조선시대 여인들의 생활지식이 수록되어 있는 『규합총서(閨閤叢書)』에 의하면 자주색 옷은 오줌에 빨면 상하지 않고, 쪽빛 옷은 녹두물과 두부순물에 빨면 새롭고, 묵은 때는 콩깍지 잿물에 잘 빠진다고 되어 있다.
잿물의 주성분인 탄산칼륨(K2CO3)과 오줌에 함유되어 있는 암모니아(NH3)는 알칼리로서 세정작용을 도와주는 근거가 된다. 잿물은 지방과 세탁물의 종류에 따라 짚 · 콩깍지 · 뽕나무 · 잡초 등이 다르게 사용되었다.
대체로 면 · 마직물의 세탁에는 잿물이, 귀중한 옷감인 명주에는 콩이나 녹두가루가 사용되었다. 이 가루를 비루(飛陋:더러움을 날아가게 한다는 뜻)라 불렀으며 상류사회에서는 수세(手洗)에도 썼다. 이것이 비누의 어원이 된다.
1926년 2월 25일자 『경성일보』에 의하면 경상남도 김해지방에서는 오줌으로 손을 씻었다고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오줌을 세제로 사용하는 습관은 지방에 따라 오랫동안 이어온 것으로 추측된다. 가성소다(NaOH)가 잿물 대신 쓰이게 된 시기는 조선 말 개항 이후이며, 이를 양잿물이라 불렀다.
비누가 최초로 사용된 때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프랑스 선교사 리델(Ridel,F.C.)의 『서울 옥중기(獄中記)』(1901)에 의하면 1878년(고종 15) 2월 비누로 손을 씻을 때 거품이 이는 것을 보고 옥졸들이 마술이라며 놀랐다고 되어 있는데, 이것이 최초에 들어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비누가 시판되기 시작한 것은 청나라와의 통상조약이 체결된 1882년 이후이고 최초의 생산시기는 확실하지 않다. 태평양전쟁 전후에는 물자부족과 경제적 궁핍 등으로 쌀겨[米糠]로 만든 거칠고 검은 비누가 나오기도 하였으며, 비교적 큰 규모의 비누공장이 가동된 것은 1950년부터이다.
우리 나라에서 비누는 합성세제가 생산된 1966년까지 세제의 주류를 이루었으나 합성세제가 개발되고 세탁기가 널리 보급된 이후 세탁비누의 소비는 현저하게 감소하였다.
합성세제는 석유계 원료에서 얻어지는 계면활성제를 주원료로 하고 세탁을 도와주는 조제를 혼합하여 만든 세제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1966년에 원료인 알킬벤젠을 수입하여 생산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 때의 세제는 생분해가 되지 않아 수질오염이 문제가 되었으며 1980년 8월에 생분해성이 좋은 연성세제로 전환되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세탁기 보급이 확산되면서 손빨래 시 사용되던 비누의 소비가 줄어들고 합성세제의 소비는 급격히 늘어났다.
합성세제가 나오기 이전 1960년대의 1인당 연간 비누 소비량은 1㎏ 미만이었는데 1986년 5.6㎏을 정점으로 감소하여 1995년에는 2.0㎏으로 낮아졌다.
반면 합성세제의 소비량은 생산초기인 1970년에 0.4㎏이던 것이 1990년 6.8㎏으로 급증가하였으나 1990년 이후 농축세제의 보급으로 인하여 소비량이 줄어 1995년 소비량은 6.3㎏으로 나타났다. 1999년 우리 나라의 세제 연간 생산량은 36만 9360톤이며 비누와 합성세제의 생산량 비는 24대 76으로 비누의 생산량이 현저히 감소되어 가고 있다.
세제의 주성분인 계면활성제의 분자구조는 기름과 친화성이 큰 친유기(親油基)와 물과 친화성이 큰 친수기(親水基)로 되어 있다. 이들 친유기와 친수기의 종류와 특성에 따라 계면활성제의 성질이 다르게 나타난다.
친수기가 물에 용해되었을 때 해리되는 이온에 따라 음이온 계면활성제 · 양이온 계면활성제 · 양성(兩性) 계면활성제 · 비이온계면활성제로 분류된다. 세탁시 사용되는 것도 대부분 음이온계 계면활성제이나 최근에는 거품을 적게 일게하는 비이온계 계면활성제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세탁 후 정전기 방지, 섬유의 유연성 향상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섬유 유연제와 병원에서 살균, 소독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세제에는 양이온계 계면활성제가 쓰이고 있다. 세제 속의 계면활성제 함량은 20∼30%이며 나머지는 세정을 도와주는 조제로 배합되어 있다.
그러므로 세탁에 필요한 계면활성제는 양이 적고 반고체여서 계량하여 쓰기가 불편하나 조제를 배합하여 희석하면 사용이 편리하다. 따라서 조제에는 증량의 목적이 있고, 알칼리성의 보충, 경수의 연화, 오염의 분산보완, 형광표백 등의 구실을 하는 약제들이 첨가되었다.
조제성분 가운데에서 알칼리 정도에 따라 중성이 되게 조절(pH 7∼8)한 것을 경질세제, 알칼리성이 강하게 조절(pH 10∼11)한 것을 중질세제라고 한다. 세정원리는 물체 및 오염의 종류에 따라 매우 복잡하나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즉 물체와 오염계면에 계면활성제가 습윤, 침투하여 흡착되고 세정시에 주어지는 기계적 충격의 도움으로 물체에서 오염이 탈락된다. 탈락된 오염입자는 계면활성제의 흡착으로 다시 계면장력이 저하되면서 더욱 작은 입자가 되어 세액 속으로 분산된다. 오염의 성질에 따라 유화, 현탁 또는 가용화상태로 되어 안정화된다.
모든 생활용품이 그러하듯이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면 세제의 소비량도 증가되고 또한 세제의 종류도 다양해진다. 따라서 물체표면의 성질, 오염의 종류, 사용방법 등을 고려하여 용도에 맞는 세제가 개발되고 잇다. 세제의 종류를 용도별로 분류하면 크게 가정용세제와 공업용세제로 나눌 수 있다.
가정용은 다시 의류용(세탁비누 · 분말 및 액상의 합성세제) · 화장용(세안 및 목용비누, 모발용 · 핸드클리너) · 주방용(식기 및 야채용 액상의 합성세제) · 주거용(가스렌지 · 욕탕 · 타일용 합성세제)으로 구분된다. 공업용은 섬유제품을 만들 때 정련, 염색, 가공 등의 공정에 사용된다. 공업용은 양모 · 면 · 합성섬유 등의 원료에서 섬유제품에 이르기까지 정련 · 염색 등의 공정에 사용된다.
합성세제는 비누보다 탈지력이 커서 손바닥의 피부가 얇아지고 심하면 지문까지도 없어지는 진행성지장각피증(進行性指掌角皮症) · 주부습진의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고무강갑을 끼든지 작업 후에 유성크림으로 피부에 유분을 보충하여야 한다.
세제가 그 세정임무를 다한 뒤 배수에 섞여 폐기될 때 자연계의 미생물에 의하여 분해되어 생태계에 무리 없이 수용되어야 하나 생분해가 어려우면 하수의 자연정화와 하수처리장에서의 정화가 방해된다.
또한 하천에 세제가 축적되어 농도가 높아지면 많은 거품이 일어나 산소의 수중침투방해로 수중생물의 생존이 어렵게 되고, 유기물질인 계면활성제가 산화하는데 필요한 산소량인 BOD(biochemical oxygen demand))의 부하가 증가되어 하천이 오염되고 상수도용 식수로 침투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식기나 야채를 씻고 잘 헹구지 아니하였을 때 세제가 잔류하여 체내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게 된다. 체내에 축적되는 계면활성제의 영향에 관한 연구로는 신체 내 축적에 의한 생식 · 최기형(催畸形) · 발암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체내에 들어올 수 있는 계면활성제의 양은 성인이 1인당 7.0∼14.5㎎ 정도로 성인 체중을 50㎏으로 볼 때 0.14∼0.29㎎/㎏이 되어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농업기구(FAO)에서 정한 최대 무작용 수치인 300㎎/㎏의 100∼2000분의 1에 해당하므로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상반된 보고도 있어 앞으로의 연구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