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충청남도 민속문화재(현, 민속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연(輦)은 임금이 타고 다니던 가마를 가리키는 용어로, 아래에 수레를 달아 말이 끌도록 되어 있는 것과 사람이 어깨에 메는 것이 있다. 마곡사에 소장된 세조대왕 연은 보관 상태로 미루어 보아 4명의 사람이 어깨에 멘 형태의 연으로 추정된다.
이 연은 조선전기 제7대 왕인 세조(1417∼1468)가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을 만나기 위해서 마곡사에 타고 갔다가 그대로 두고 떠난 것이다. 현재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에 있는 마곡사에 소장되어 있다.
옥개(屋蓋: 위에 덮는 덮개)는 목재 사각형에 돔(dome) 형으로서, 안부분은 대나무로, 겉부분은 철로 골격을 잡은 후 종이와 천을 대어 만들었다. 쇠로 작은 꽃 형상을 만들어 앞뒤와 옆면에 각각 3개씩, 돔 부분은 한쪽에 각각 3개씩 네 군데를 장식했으나, 그 외의 장식과 문양은 눈에 띄지 않는다. 옥개의 상태가 양호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아랫부분인 난간 역시 상당히 파손된 상태이다.
이와 달리 왕이 앉는 하단은 장식과 문양이 그런 대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전후 좌우 네 면에 해태와 유사한 동물상이 5쌍씩 조각되어 있다. 바로 아래에도 황룡 · 봉황 · 청룡을 한 조로 하여 네 면에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손잡이 네 부분에는 모두 용이 휘감겨 있는 형상이 그려져 있으며, 끝부분에 조각되어 있는 용의 두상(頭狀)과 연결되어 있다. 현재 한 개만이 부착되어 있으며, 나머지 세 개는 떨어져 있다. 세 개 중 하나는 떨어진 상태로 보관되어 있으며, 나머지 두 개는 찾아볼 수 없다.
좌우 측면의 아랫부분은 닫집에서 볼 수 있는 장식이 조각되어 있다. 연에 용과 봉황이 그려져 있거나 새겨져 있는 점으로 보아 왕이 타고 다녔던 것은 분명하다.
앞뒤 전체 길이는 약 360㎝이나, 높이는 난간이 파손되어 있어 정확히 알 수 없다. 이 연의 보존 상태는 전체적으로 양호한 편이 아니지만, 다른 자료를 참고하여 원래의 형태를 파악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듯하다.
세조는 매월당 김시습이 마곡사에 은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를 회유하고자 이곳을 찾았다. 그러나 세조가 행차한다는 소식을 듣자 매월당은 그를 피하기 위해 몰래 마곡사를 떠났다.
세조는 마곡사에 도착하여 매월당이 떠난 사실을 알고 난 후 크게 섭섭함을 못 이겨 영산전(靈山殿)이라는 3자를 손수 써서 사액하였다. 그리고 행차 시 타고 왔던 연을 마곡사에 두고 소를 타고 떠났다는 이야기가 마곡사 사적기에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