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권 5책. 필사본. 서문과 발문이 없기 때문에 편집·간행내력은 자세히 알 수 없다. 이 책의 체재는 원(元)·형(亨)·이(利)·정(貞)의 4책과 윤집(閏集) 건곤(乾坤)의 1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송월만록≫ 권1에는 시 307수, 권2에는 시 271수, 권3에는 시 236수, 권4에는 시 282수, 권5에는 시 17수, 권6에는 시 70수로 도합 1,133수의 시작품을 수록하고 있다.
임득명은 조선 후기 위항시 운동의 가장 대표적인 집단의 하나인 송석원시사(松石園詩社)의 주요 구성원이었다. 이것을 반영하듯이 수록된 시의 내용은 시사에 속한 동료 시인들과 창수(唱酬; 시가나 문장을 지어 서로 주고받고 함)한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임득명이 시를 주고받은 인물들은 송석원시사의 맹주인 천수경(千壽慶)과 최고의 위항시인의 한 사람인 장혼(張混)을 비롯하여, 박윤묵(朴允默)·차좌일(車佐一)·지덕구(池德龜)·김명석(金命錫)·노윤적(盧允迪)·왕태(王太)·김태욱(金泰郁)·신지흠(愼之欽)·오창렬(吳昌烈)·이경묵(李慶默)·노윤필(盧允弼)·지한상(池翰祥)·이운하(李雲夏)·안복겸(安復謙)·김낙서(金洛瑞)·나복윤(羅福潤)·나경림(羅景林)·최충흠(崔忠欽)·박장환(朴章煥) 등의 유명, 무명의 위항시인이 대부분이다.
≪송월만록≫은 아울러 유명, 무명의 위항시인들과 문학적 교유를 중심으로 하여 당시 활발하게 이루어진 시사활동을 대단히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송월만록≫은 작게는 송석원시사의 전모를 파악하고 나아가 조선 후기 위항시운동의 실상을 파악하는 데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신택권(申宅權)이 송월헌의 시를 “진정으로 초사의 뒤를 이었다(依佈焉楚騷遺聲).”라고 평한 대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작품 이면에는 자신의 신분으로 인하여 평생을 규장각서리(奎章閣胥吏)로 지내야만 했던 삶에 대한 절망감과 현실에 대한 원망이 짙게 깔려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정신의 자유를 추구하고자 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송월만록≫의 <독좌송월헌 獨坐松月軒> 등에 나타나는 도교적 지향이나, <야좌사루 夜坐寺樓> 등에 드러나는 불교에 대한 관심은 현실의 실패를 보상하고자 하는 그의 정신적 모색의 방향을 짐작하게 한다. <농상성 農桑盛>·<호구증 戶口增>·<학교흥 學敎興>·<군정수 軍政修>·<사송간 詞訟簡>·<안활식 按猾息> 등의 작품에서는 당대 사회의 여러 모순을 고발하는 그의 현실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임득명은 정선(鄭敾)에게 그림을 배웠고, 서도에도 일가를 이루어 시·서·화 삼절(詩書畵三絶)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래서 서화를 소재로 한 작품도 여러 편 있다. <의원행 意園行>은 그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규장각도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