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회란 생회에 대비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회를 먹기 시작한 것은 고려말에 몽고인을 통하여 육식을 되찾으면서부터인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시대에 접어들면서는 숭유주의에 따른 공자시대로의 복귀에 따라 아무런 저항감을 가지지 않고 육류·어패류 등을 날로 먹었고, 육류의 내장이나 생선을 살짝 익힌 숙회도 즐겨 먹었다. ≪옹희잡지(饔―雜志)≫에서는 “회는 원칙적으로 어육생자(魚肉生者)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날 것을 삶거나 데치거나 하여 썬 것도 회라 한다.”라고 하며, 처녑·양 등을 뜨거운 물에 약간 데쳐내어 나뭇잎처럼 썬 이른바 숙회를 소개하고 있다.
생선을 데쳐서 가늘게 썬 숙회는 어채(魚菜)라는 이름으로 조리서에 많이 수록되어 있다. ≪규합총서(閨閤叢書)≫·≪시의전서(是議全書)≫ 등 조리서에 의하면 “각종 생선을 회처럼 썰어 녹말을 묻히고, 고기내장·대하·전복·각종 채소도 채쳐서 한가지씩 삶아내어 보기 좋게 담는다.”라고 되어 있다.
이는 일종의 잡숙회(雜熟膾)라 하겠는데, 생선이 주가 되기 때문에 어채라고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파·미나리·두릅·죽순 등 채소를 데친 것도 즐겨 먹었다. 본래 회는 생선이나 육류를 날로 먹는 것인데, 숙회와 같이 익힌 것도 회로 통용되니 채소를 익혀 먹는 것도 회라고 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