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어로는 파채(菠菜)·적근채(赤根菜)라고 하며, 학명은 Spinacia oleracea L.이다. 채소로 재배되는 식물로 높이가 50㎝에 달한다. 원줄기는 곧추 자라고 속이 비었으며 연한 녹색이다. 잎은 처음에는 밑에서 몰려 나오지만 원줄기에서는 어긋나며 밑부분에 달린 잎은 긴 삼각형 또는 난형이고 위로 갈수록 작아져서 피침상 창검형이나 피침형이 된다. 꽃은 이가화로 5월에 피며, 열매는 꽃받침 같은 소포로 싸여 있는데 2개의 가시가 있어 마름의 열매와 비슷하다.
원산지는 페르시아지방으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나라는 1577년(선조 10)에 최세진(崔世珍)에 의해서 편찬된 『훈몽자회(訓蒙字會)』에 처음 시금치가 등장하고 있어서 조선 초기부터 재배된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많이 식용하고 있는 채소로 재배면적은 약 5,000㏊에 6만7000t이 생산된다.
시금치의 발아적온은 15∼20℃ 이상이며 25℃에서는 발아가 나빠진다. 시금치는 대표적인 장일식물(長日植物:해가 길어져서 12시간 이상이면 꽃봉우리를 맺는 식물)로 낮의 길이가 길어짐에 따라 추대가 빨라진다. 토양산도는 pH 6.6∼7.5가 알맞고 산성토에서는 생육장해가 심하다. 시금치는 종자의 형태에 따라 각이 있는 유각종과 각이 없는 무각종으로 구분된다.
유각종은 종자에 2,·3개의 돌기가 있고 잎은 가늘고 길며 내한성이 강하여 가을재배에 알맞다. 무각종은 유각종의 돌연변이 현상에 의하여 생긴 것으로 잎이 넓고 옆면은 오글거려 파도형상을 나타내며 주로 봄재배에 이용된다.
또한 이 2종의 잡종도 재배된다. 재배형태는 봄가꾸기·여름가꾸기·가을가꾸기의 세 가지가 있다. 봄가꾸기는 4·5월에 씨를 뿌려 5·6월에 수확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품종으로는 노벨이 있다. 여름가꾸기는 6∼8월에 씨를 뿌려 8∼10월에 수확하는 형태로 재래종이 재배되나 온도가 25℃ 이상 되면 자라지 않으므로 고랭지에서만 재배된다.
가을가꾸기는 9, 10월에 씨를 뿌려 10∼3월에 수확하는 것으로 주로 우성시금치가 재배된다. 파종은 줄뿌림을 주로 하며 시비량은 10a당 질소 20㎏, 칼리 15㎏, 인산 12㎏ 정도이다.
수확은 재배시기에 따라 다르나 파종 뒤 50∼60일에 실시한다. 성분은 단백질 2.6%, 지방 0.7%, 탄수화물 4.2%, 섬유질 0.7%이며, 철분이 100g에 4.2㎎, 비타민 A가 5,000∼8,000I.U., 비타민 C가 30∼60㎎ 들어 있다. 주로 데쳐서 나물을 무쳐 먹으며, 토장국을 끓이는 데 넣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