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창조적 해설과 유기적 통일성에 입각하여 저술된 책으로서 본격적인 시의 이론서이다. 1953년 산호장(珊瑚莊)에서 간행하였고(B6판, 160면), 그 뒤 증보하여 1959년 신구문화사(新丘文化社)에서 간행하였다(A5판, 238면). 「시의 우주」·「시의 인식」·「시의 가치」·「시의 감상」의 4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정신에 의하여 구체적인 시작품이 이루어진다는 관점에서 시(詩)란 ‘독특한 언어로 구성’되는 언어예술이며 보편적 진실을 구체적 형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제1편의 「시(詩)의 생명(生命)」에서는 무질서한 것에서 질서와 통일과 조화를 지향하는 회남자(淮南子)의 우주관에 입각하여, 시는 무한한 세계에서 유한 작품을 형성하여 “유한을 계기로 이루어지는 무한자의 의욕의 표상(表象)”이라고 언급하였다. 이어 시는 미적 감성에 의하여 창조되는 언어적 표현체라고 인식하며, 정서적 융합으로 오성(悟性)의 세계를 유기적으로 표현한다는 유기론적 시관을 보이고 있다.
제2편의 「시의 인식」에서는 시의 창조적인 여러 요소들을 시작 과정에서 설명하고 있다. 시의 착상은 “생명이 특수하게 고조된 상태”에서 이루어진다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영감에 의한 창작보다는 의식의 집중에 의하여 만들어내는 기능을 말하였다. 아울러 상상력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특성도 말하였다.
또한, 시에 나타나는 미적 효과로서 우아미(優雅美)·소박미(素朴美)·비장미(悲壯美)·감상미(感傷美)·관조미(觀照美)·상징미(象徵美)·골계미(滑稽美) 등이 시의 미적 특성들로 나타남을 예증하였다. 이어 시의 기법으로서, 생략과 부연, 해조와 변조, 과장과 반복을 설명하면서 산문적 특성과 운문적 특질도 비교하고 있다.
시의 가치에 대하여서도 논급하였는데 “우리의 정신이 이제까지 자각하지 못하였던 진실과 선(善)과 미(美)를 깨닫고 그 용해융합(溶解融合)의 정조(情調) 속에서 자아(自我)의 모순을 극복하며 정신의 파괴된 균형(均衡)을 복구(復舊)하고 이해득실(利害得失)의 염(念)을 초월할 수 있다.”는 데에 시의 가치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