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6판. 250면. 1947년 서울의 백양당(白楊堂)에서 간행되었고 1948년 재판이 나왔다. 권두에 작자의 서문이 있고 총 34편의 평론이 5부로 나뉘어 수록되었다.
제1부 ‘방법론시론(方法論試論)’에는 <시학(詩學)의 방법>·<시와 언어> 등 4편, 제2부 ‘30년대의 소묘(素描)’에는 <우리 신문학(新文學)과 근대의식>·<모더니즘의 역사적 위치> 등 4편이 실려 있다.
제3부 ‘감상(感傷)에의 반역(叛逆)’에는 <시의 방법>·<시의 모더니티>·<시의 회화성(繪畫性)>·<기교주의비판 技巧主義批判> 등 13편, 제4부 ‘우리 시의 방향’에는 <우리 시의 방향>·<전위시인집(前衛詩人集)에 부침> 등 4편, 제5부 ‘오전(午前)의 시론(詩論)’에는 <현대시의 주위(周圍)>·<시의 시간성> 등 9편이 각각 실려 있다.
제1부는 시학 성립의 토대가 되는 기본적인 명제를 하나씩 검토하면서 시의 일반론을 천착한 부분이다. <시학의 방법>에서는 현대 시학과 고전 시학의 차이, 시학의 접근 방법, 시학의 보조 과학, 시학과 감상, 비평의 차이, 시학의 효용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시와 언어>에서는 언어의 세 가지 기능을 밝혀 시어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규명하고자 하였으며, <과학과 비평과 시>에서는 ‘시의 과학’을 정립하고자 시도하였다.
한편, <비평과 감상>에서는 현대 비평의 특질을 고찰하고 시학과 감상의 차이점을 해명하고자 하였다. 제2부는 주로 1930년대 시단의 문학사적 의의를 탐구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신문학에 있어서 근대의식이 서구 편향적이었다는 점을 지적, 비판한 <우리 신문학과 근대의식>과 같은 논문도 여기 포함되어 있지만, 나머지 세 편의 글은 모두 1930년대 우리 시단을 진단하고 또 그 진단의 기준을 모더니즘의 시론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제3부는 이 저서의 핵심 부분으로서 엘리엇(Eliot,T.S.)·흄(Hulme,T.E.) 등의 서구 모더니즘의 시론을 소개하고, 그에 입각하여 자신의 시론을 정립하고 있다.
<시의 모더니티>에서 그는 새롭게 대두하는 시(모더니즘의 시)는 과거의 시에 대립하여, 독단적인 시로부터 비판적인 시로, 형이상학적인 시로부터 즉물적(卽物的)인 시로, 국부적인 시로부터 전체적인 시로, 순간적인 시로부터 경과적인 시로 이행한다.
또한 감정 편중적인 시로부터 정의(情意)와 지성(知性)이 종합된 시로, 유심적(唯心的)인 시로부터 유물적(唯物的)인 시로, 상상적인 시로부터 구성적인 시로, 자기중심적인 시로부터 객관적인 시로 지향해간다고 정의하였다.
제4부에 실린 글들은 모두 광복 이후에 발표된 것으로, 이 글들을 통하여 모더니스트 김기림이 종래의 문학관에서 전향하여 문학의 사회적 기능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제5부의 글에서도 주조를 이루는 것은 모더니즘의 시론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고전주의와 노만주의(魯漫主義)>·<의미와 주제>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 책은 서구 모더니즘을 이 땅에 소개, 정착시켰을 뿐만 아니라, 1930년대에 꽃핀 한국 모더니즘을 이론적으로 체계화시킨 대표적인 시론집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